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어느 행사에서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과 자폐의 연관성을 언급하는 바람에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FDA(미국 식품의약국)가 곧장, 자폐와 타이레놀의 상관관계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의 경솔한 발언은 임신부들이 고열로 힘들어하면서도, 안전성이 확인된 타이레놀 복용을 주저하게 할 수 있다.
임신 중 발열은 태아에게 그보다 더 치명적인 결함을 발생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의사협회 역시 ‘타이레놀의 복용을 중단하지 말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트럼프가 그 같은 발언을 한 배경에는 정치적 연대, 표심 전략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성 기사도 보인다.
그의 발언은 자폐를 가진 아이들의 부모들에게 엄청난 반발을 불러왔다. 그가 부모들의 오래된 상처를 건드리고 만 것이다.
내가 구독 중인 엔젤만신드롬, 자폐증 아이를 키우고 있는 미국엄마의 유튜브에 트럼프의 발언에 거세게 반발하며 울분을 토해내는 쇼츠가 올라왔다.
그녀의 분노와 눈물이 화면을 뚫고 그대로 전해졌다.
“This is not anyone’s fault!”
그녀의 마지막 절규는 지금까지 아이를 키우면서 수도 없이 받아왔을 사람들의 드러나지 않은 편견에 대한 분노와 서러움이 담겨있다.
나는 그것이 어떤 마음인지 잘 안다.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에게 나타나는 가장 절망적인 첫 반응은 ‘자책’이다.
내가 무얼 잘못했나, 내가 임신인 줄 모르고 혹시 감기약을 복용했었나, 임신이 되기 훨씬 전에 치과에서 받았던 X-ray 방사선이 문제였던 것일까.
희미해진 기억을 굳이 뒤져가며, 혹시 모를 가능성을 끝내 찾아내려 하는 것이다.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이제와 하등 중요하지 않은데도 부모들은 자신의 과거를 되짚으며 수도 없이 후회를 거듭한다.
사람들 중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은연중에 ‘장애는 부모의 탓’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이들이 있다.
대화 중 불쑥 튀어나오는 그들의 확신에 그들 스스로도 놀라며 수습하려 들 때가 왕왕 있는데 나는 그럴 때면 못 들은 척 그 말을 흘려보낸다.
내가 그 말에 닻을 내리고 정박하는 순간, 끝도 없는 우울 속으로 끌려들어 가기 때문이다.
수년 전, 어느 방송인이 장애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부의 다큐 영상을 보다가, 지저분한 성관계가 장애아이를 생산하게 만든다고 근거 없는 주장을 하는 바람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그는 이후로, 방송에서 다시는 얼굴을 볼 수 없게 되었지만 그 당시 장애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그런 편견이 비단, 현시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시대는 차라리 대놓고 말할 수 없으니 나은 편일지도 모른다.
예수님의 시대에도 그 같은 편견이 존재했다.
… 이 사람이 소경으로 난 것이 뉘 죄로 인함이오니이까, 자기오니이까 그 부모오니이까. 요한복음 9:2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죄 때문이라는 굳은 확신에 대해 예수님은 기가 막힌 답을 하셨다.
이 사람이나 그 부모가 죄를 범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 요한복음 9:3
창조세계를 운행하시는 주체자는 우리가 아니라 하나님이시다.
이미 세상에 태어난 생명을 두고 이것이 누구의 잘못 때문인지를 왈가왈부하는 것은 한낱 피조물에 불가한 우리의 하찮은 월권이 아니겠는가.
예수님의 현답처럼, 우리가 집중할 것은 하나님이 하실 일에 대한 기대와 기다림이다.
하나님은 이미 화음이를 통해, 나를 변화시키셨다.
그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앞으로 그가 하실 더 크고 놀라우신 일들을 나는, 소망할 것이다.
물론, 때때로 트럼프와 같은 경솔한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표할 때도 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