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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Oct 26. 2018

52번째 마케팅일기를 정리하면서

마케팅일기 - 2018년 10월 26일 금요일 날씨:가을비처럼 슬퍼

한주의 피로가 누적된 금요일 저녁은 뇌도 심장도 기능이 정지한 듯하다. 오늘의 마케팅일기는 52번의 마케팅일기 정리 버전이다. 오늘을 축하해 주려고 했는지 페북 브런치 페이지에서 오늘 <타다> 이야기를 공유해 주었다. 감사 감사~~

얼마 전에도 잠깐 언급했지만(<브런치 먹을 시간에 브런치 쓰는 남자> https://brunch.co.kr/@clncompany/176) 2018년 8월 24일 여느 날처럼 페북의 탐라를 살펴보다가 배달의민족 이승희 마케터의 목요일 글쓰기 1주년 축하파티 소식을 접했고 참 열심히 하는 배울게 많은 마케터라는 걸 이전에 만났을 때부터 느꼈지만 1주년의 글은 그녀의 마케터 삶에 점을 하나 더 찍는 것처럼 보였다. 그 탐라 한 조각이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언젠가부터 글쓰기가 힘들어졌던 나에게 큰 울림이 있었다. 그래서 매주 쓰는 것은 나에 대한 스스로의 도전처럼 보이지 않아서 매일 글쓰기를 결심했다. 호기롭게 시작했고 오늘이 그 52번째 마케팅 일기다.

주 6일 9주 정도 달려오다 보니 사실 글이란 게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것이고 글은 마음의 배설이라는 분도 있던데 어는 순간부터 변비처럼 막힌 기분이 들었다. 퀄리티 컨트롤도 깊이도 부족함을 스스로 절실히 느끼면서 그냥 쓰는 건 나에게도 이 글을 읽으시분 분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리라 생각하게 되었고 오늘이 그 출구전략을 실행하는 D-Day다. ^^

 

<52번의 마케팅일기를 모아놓으니 그래도 좀 쌓인 느낌이 든다>

먼저 마케팅일기를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잠깐 동안은 뷰수나 공유수가 관심사가 되었지만 어느 순간 소리 소문 없이 꾸준히 읽어주시는 분들이 힘이 되어 주었고 40회를 넘어가면서는 사실 나와의 싸움이었다. 일이 많은 날은 미리 일기를 쓰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고 이번 주처럼 매일 늦어지는 주에는 12시를 넘기지 않기 위해 초치기도 했다. 뒤로 갈수록 고민은 얕아지고 아이템 고민도 많아져서 정리해야겠단 생각을 하면서 오늘을 기다렸다. 52번째 마케팅일기를...

 <마케팅일기>로서는 이 글이 마지막이 된다. 그 간의 기록을 간단히 살펴보았다. 이는 정리의 차원이다. 읽어주시는 분들은 아 이런 데이터가 남았구나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에 내게 글쓰기란 무엇인지 잠시 생각해 보려 한다.

-총 게시기간 : 2018년 8월 24일 금요일 ~ 2018년 10월 26일 금요일 (2개월)

-총 게시량 : 10월 21일 쓴 글(47번째 글)까지 워드로 다운로드 결과 49,728 단어/165,566. 어제 꺼까지 다시 다운로드해 보려고 했더니 브런치 오류ㅜㅜ

-총 게시글 : 52개(이전에 이 콘셉트를 고려했던 프리퀄 3개까지 하면 55개), 아이템은 48개

-총 공유수 : 2,473회

-총뷰수 : 226,740 뷰

-최다 뷰수 마케팅일기 : <배달의민족이 효자손을 배달한 이유> 106,834  (이거는 다음의 힘이지 필력은 아니다)

-최소 뷰수 마케팅일기 : <네거티브 전략이 쉽지만 파지티브를 택하겠어~> 38 뷰

<매일 꾸준히 봐주시는 분들이 힘이었다>

마케팅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기였다. 16년간의 직장을 정리하고 독립 3년째 그간에도 크고 작은 고비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가장 큰 슬럼프와 위기가 이어졌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알 수 없었고 일을 접고 다시 조직으로 들어가야 하는 생각까지 했다. 그래서 우선 내가 지금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고 거기서 다시 시작해보자 시작한 것이 사실 마케팅일기다. 어제도 푸념처럼 마케팅의 위기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나이 먹어 가는 마케터는 세상이 그리 반기질 않는다. 거기다 아무리 노력해도 뇌와 신체의 노화는 막을 수 없었다. ^^ 하지만 내가 그동안 마케팅을 생각하고 애정 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해 주었고 내 기준에서 제일 잘하고 아는 것도 마케팅이란 걸 깨달았다. 마케팅일기는 사실 나를 위한 글이었음을 고백한다. 읽어주신 분들이 감사하게도 재밌게 읽었다 해주실때마다 힘이되었고 글이란게 그리 쉽지 않음을 아시는 분들의 그 시간과 고민에 대한 위로가 더욱 고마웠다.


글이란 무엇일까? 글 쓰는 사람은 많은데 왜 읽는 사람은 줄어들까? 자연스러운 현상 같다. 빠른 세상에서 글로 읽는 거보다 눈으로 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다. 당연히 동영상이 그마저도 점점 짧은 영상이 선택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글이란 읽거나 쓰거나 머리를 고민하게 하는 자극제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꼭 필요한 일로 보인다. 사람들은 마케팅을 글로 배웠어요라는 걸 무시하기도 하고 어떤 학원들은 책으로 배운 마케팅 쓸모도 없다고 말하지만 책을 쓰는 사람은 자신이 겪은 배운 마케팅 경험을 정리하여주고 이는 몸으로 배운 마케팅과 다른 결을 가진 공부법이지 구식이거나 쓸모없는 일은 아니라 생각한다.


문학적 글에는 소질이 없을지 몰라도 그래도 몸과 마음이 배운 마케팅 이야기를 쓰는 것은 글솜씨와는 상관없지 않을까 생각하며 시작했고 최소한 마케팅이란 단어와 조금이라도 연관되신 분들은 이해해줄 거라 믿고 시작했다. 마케팅은 특수한 분야나 학문은 아니다. 사실 기술이라고 하기도 어렵고 면허도 필요 없다. 왜냐면 마케팅은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마케터로서 세상을 살고 있고 사는 방법이 조직에서도 그대로 좀 더 체계화해서 실행될 뿐이지 특수한 기술들은 상품을 만들거나 딜리버리 할 때만 필요하고 나머지 과정에서는 사람대 사람으로 만나는 활동이 마케팅이다.

<21일 마케팅에는 직접 그린 그림들이 삽화로 들어가 있다. 그 중에 하나가 가져와 보았다^^>

글 자체는 매우 인기 얻기 어려운 미디어로 더욱 가겠지만 그래도 꼭 필요하다는 사실은 변치 않으리라 믿어보면서 앞으로도 마케팅이나 트렌드와 관련된 이야기는 계속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계획을 세우진 않았지만 지금 목전에 있는 몇 개의 프로젝트들을 좀 정리하고 그리고 이번처럼 즉흥적으로 부딪혀 쓰기보다는 더 정제해서 아날로그 형태까지 고려하려 쓰고자 한다. 막 쓰는 글도 비정기적이지만 정기적으로 쓰려고 한다. 콘셉트는 <마케팅 천자문>, <마케팅 뉴스데스크> 정도 생각하고 있다. 마케팅적 이슈에 대해서 꾸준히 이야기는 해볼 생각이다.

아무도 축하해 주지 않는데 혼자 자뻑이다^^

암튼 다시 한번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52개의 글을 남긴 나에게도 위로와 축하를 건네며 마케팅일기를 마무리한다. 쌩유베리 감사 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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