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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Nov 05. 2019

왜 프로스펙스는 과거로 여행하는가?

어떻게 뾰족함을 만들 것인가? - 비즈니스의 본질에서 시작하라(2)

어린 시절 프로스펙스는 지금의 나이키쯤 되었다. 지금처럼 풍요로운 시대가 아니었기에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가 아니었고 그래서 하위 브랜드인 스펙스나 나이키를 떠난 화승이 만든 르까프가 아닌 월드컵을 주로 이용했다. 당시에도 나이키나 아디다스는 소위 말하는 등골 브레이커였는데 프로스펙스는 유일무이하게 이에 대적하는 브랜드였다. 나이키를 만들던 화승이 대대적으로 르까프로 변신했지만 잠시 반짝하고 말았다. 프로스펙스는 국내 운동화의 산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밀레니얼이 신어야 인기상품이라 할 수 있는데 나이키나 아디다스, 뉴발란스나 최근 인기인 필라 등 순위에는 많이 밀려 있다.  

<휠라 디스럽터2는 2018년 미국 미국 신발 전문 매체 ‘풋웨어 뉴스’는 올해의 신발로 선정했다. 이태리 브랜드 휠라를 사온 휠라코리아 실적도 상응한다>

프로스펙스가 내년부터 BI(Brand Identity)를 1981년부터 사용하던 'F'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미 2017년 프로스펙스 오리지널이란 시리즈로 시장에 나와 있었는데 내부에서는 반응이 좋았고 현재 트렌드를 감안하여 리브랜딩을 오리지널로 가기로 결정한 거 같다. <현재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인 Newtro는 베이비부머나 X세대들에게는 추억의 브랜드고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신선한 브랜드로 다가와 소위 복고 열풍이라고도 하지만 이전의 복고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그냥 이전의 것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해석하고 새로운 스토리를 담아야 한다>  프로스펙스는 1980년대 나이키와 리복, 아식, 미즈노, 아디다스 해외 브랜드의 열풍 속에서도 국내 브랜드로서 자존심을 지켜주던 브랜드였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렇고 그런 브랜드로 변해갔다. 


프로스펙스라고 나이키나 아디다스처럼 꾸준히 핫 아이템이지 않고 싶었을까? 그 이전 스토리를 보면 왜 이런 부침을 겪었는지 알 수 있다. 프로스펙스라는 브랜드가 태어난 해는 1981년이다. 1949년 국제화학으로 시작한 국제상사가 1981년 수출만 하다가 토종 브랜드를 론칭한 것이다. 출시되자마자 미국 내 6대 스포츠화로 선정되기도 하고 스포츠지 Runners World에서 5성급의 등급을 수여받기도 했다. 

그러나 1985년 국제그룹이 해체되면서 비운의 운명은 시작되었다. 국제상사는 한일그룹에 인수되었고 지속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했지만 1997년 외환 위기 때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처했고 1998년 국제상사와 모기업 한일합섬은 부도가 났다. 이후 법정관리와 인수를 거듭하다 2007년 LS그룹에 인수되어 2008년 LS 네트웍스라는 회사로 자리 잡았다. 

회사가 안정화된 이후에 워킹화 붐과 2010년 나이키와 계약이 끝난 김연아를 잡아 모델로 쓰면서 연아신발로 대박을 쳤지만 이후 무리한 확장으로 2017년 프로스펙스만 남기고 패션사업을 접는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김연아신발이 대박나면서 프로스펙스의 부활을 알리는 듯 했으나 다른 패션 브랜드들이 따라주지 못했다 출처 : https://www.hankyung.com></div>

그런데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보면 최근에 성장세가 주춤하기도 했고 위기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다시 성장세로 돌아서며 꾸준하게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온 것을 볼 수 있다. 나이키의 신상 운동화 시리즈들은 국내에서도 꾸준히 인기 상품으로 품절이 되기도 하고 직구로도 구하기 힘들 정도다. 

그리고 최근 유행하는 스니커즈테크의 중심에는 나이키가 있다. 요즘은 중고등학생들도 스니커즈테크(스니커즈+재테크)를 하는데 주로 한정판 상품을 줄 세우기를 통해서 판매하고 리셀러(한정판을 되파는 사람)들은 수배에서 수십 배에 이르는 금액으로 수익을 거두기도 한다. 나이키는 한정판을 출시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구매권’을 얻기 위한 응모 기회를 주는데 2019년 5월 출시된 ‘나이키 사카이 와플’(17만 원대)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2시간만 구매 응모를 받았고, 한남동 꼼데가르송 매장에선 1,000여 명이 줄을 서기도 했다. 

<줄세우기의 달인 나이키가 내놓은 사카이 와플과 나이키의 매출과 성장 흐름, 출처 : 나이키, https://www.macrotrends.net></div>


프로스펙스가 그리고 국내 브랜드들이 수많은 어려움을 거치면서 꾸준한 성장을 하지 못하는 동안 나이키는 왜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정인 사랑을 받고 성장을 이어가고 있을까? 나이키의 이야기를 몇 줄로 정리하기에는 불가능하다.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1957년 미국 오리건 대학교에서 만난 운동선수 필 나이트(Phil Knight)와 코치 빌 바우어만(Bill Bowerman)이 만났고 의기투합하여 1964년 블루 리본 스포츠 (Blue Ribbon Sports, BRS)를 설립하였다. 아식스로부터 브랜드 중 하나인 오니츠카 타이거 신발 200켤레를 수입하면서 사업은 시작되었고 트럭으로 대학 운동장을 다니며 신발을 팔며 그 해 8천 달러의 판매하고 250달러의 수익밖에 올리지 못했지만 성적에 영향을 주는 좋은 운동화 연구를 통해 1969년도에 30만 달러를 벌어 들였다. 1971년 더 이상 오니츠카 타이거를 팔지 않고 신발 생산을 시작하고 나이키란 이름이 탄생하게 된다.

이후 미국에 조깅 붐이 일자 신속하게 대응하고 마이클 조던을 내세운 캠페인으로 아디다스를 물리친다. 

나이키의 산 역사가 궁금하다면 <슈독>을 읽어보시길 권한다. 


물론 최근에 안 좋은 뉴스도 등장했다. 하지만 나이키란 거대한 제국이 쉽게 무너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14년 동안 미국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를 이끌어온 최고경영자(CEO) 마크 파커(64)가 내년 1월 사임한다고 최근 밝혔다. 후임은 나이키 이사회 멤버이자 이베이 최고경영자를 지낸 존 도나호(59)가 내정됐다. 파커의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에 외신은 '최근 나이키가 육상 선수들에게 조직적으로 도핑을 했다는 스캔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분석한다. 출처 :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27/2019102701336.html


2019년 디지털 마케팅 서밋에 19년 동안 나이키 스포츠와 나이키 Digital Innovation 조직에서 디지털 혁신을 이끌었던 Stefan Olander가 연사로 나섰는데 왜 나이키가 제국을 이뤘는지 간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세계 최대 달리기 대회인 ‘나이키+ Race 대회’의 기획하고 800,000명이 10킬로 뛰게 했다. 2012년에는 ‘나이키+ Fuel Band’를 출시시키고 나이키를 제조사에서 디지털 컴퍼니로 변신시키는데 기여하였다. 

그는 이날 몇 가지 인사이트를 들려주었는데 


(1) 기술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이냐? 테크 센트릭 휴먼 센트릭을 조화시켜라.

현재는 고객 기대를 맞추기 어렵다 말하며 하지만 그것도 기회라면서 속도에 집중해야 한다. 1955년 500대 기업 87% 기업이 사라졌고 현재의 S&P  50%도 10년 내 사라질 것이다. Disruption(혼란 파괴 붕괴)의 시대지만 그래서 기회다. 그리고 발전하는 기술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이냐를 찾아라. 


(2) 지금은 경험을 통해 새로운 것을 주어야 한다. 

베이징에서 나이키 휴먼레이스를 열었는데 80만 명이 모이는데 온라인이 절반 오프라인이 절반이 모였다. 백만 명이 동시에 빨간 셔츠를 입고 만리장성에서 뛴다면 달에서 보일까? 새로운 경험이 필요하다. 그리고 제품을 통해서 고객과의 관계 형성을 시작해야 한다. 과거엔 광고 등을 통해서였지만 지금은 제품 자체에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제품에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라. 마케팅의 본질이 바뀌고 있다.  


(3) 정체성이 분명해야 존재한다. 

안경을 하러 가면 렌즈를 끼고 잘 보이는지 안 보이는지 물어본다. 나중에 잘 보인다. 브랜드도 똑같다. 좋은지 안 좋은지 계속 물어보고 나중에 잘 보이게 될 때가 올 것이다. 그때 우리 브랜드가 왜 존재하는지 알 것이다.

나이키는 나이키가 존재 이유를 안다. 필 나이트는 운동선수를 기억하라 했다. 정체성이 분명해진다. 정확하게 존재 이유를 알지 못한다면 클리어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다. 몸만 있다면 운동을 한다. 그래서 혁신과 영감을 준다. 


나이키도 여러 외도를 당연히 했을 것이다. 하지만 스테판 올랜더의 의하면 는 한 번도 운동화라는 본질에서 벗어난 적이 없어 보인다. 왜일까? 운동선수가 나이키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모든 사람은 운동선수라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확장이 가능한 것이다.) 

예전에는 정장에 운동화를 신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인 시대가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 어색하지 않다. 그게 단지 연예인이 정장에 운동화를 신어 패션으로 승화시켜서만 일까? 운동화가 해야 할 일이 확장된 개념으로 생각된다. 이를 확장시키는 일은 마케팅과 브랜딩이 할 일이지만 운동화의 본질은 변화하지 않아야 한다. 

나이키가 운동화라는 본질에서 벗어나는 순간 나이키도 그저 그런 브랜드로 전락하고 말 거다. 왜냐면 본인들의 존재 이유를 벗어나고 스스로 자멸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이키의 뾰족함은 기술의 접목도, 장르의 확장도, 패션의 완성도, 기업의 합병도 아니다. 필 나이츠의 말처럼 운동선수에 계속 집중하면서 성장하고 발전해 왔다. 

마이클 조던에 집중하고 타이거 우즈에 집중하고 르브론 제임스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집중하였다. 최근에 NFL(미식축구) 콜린 캐퍼닉에 집중한다. 콜린 캐퍼닉이 반대하는 인종차별주의라는 화두를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의 운동선수로서의 용기를 더 높이 산 것이 아닐까?


2019년을 뜨겁게 달군 스포츠 선수들이 많이 있지만 그중에 한 명을 꼽자면 타이거 우즈다. 2019년 마스터스 대회 우승으로 재기를 알린 우즈는 최근에 조조 챔피언십도 우승하면서 역대 최다 82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타이거 우즈 재기에 가장 수혜자는 나이키가 되었다. 나이키는 우즈가 방황하던 지난 10년 변함없이 황제를 지원했다. 로리 맥길로이 등 새 골퍼를 후원하면서도 재계약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에 타이거 우즈도 화답했다. 마스터스 내내 큼직한 나이키 로고가 박힌 의상을 입었다. 그의 전매특허 색깔인 검은색 모자와 바지, 붉은 셔츠는 모두 나이키 제품이었다. 대회 동안 나이키의 미디어 노출 효과는 약 2250만 달러(약 255억 원)로 알려졌고 주가도 올랐으니 선수에 집중하니 비즈니스가 뾰족해졌다.  


나이키는 제조업이지만 지금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한 회사로 불리고 있다. 2019년 인공지능 수요 예측 및 구매관리 회사인 셀렉트를 인수했고, 2018년에는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조디악을 인수했고, 3D 러닝머신을 활용 맞춤신발을 제작하는 인버텍스를 인수했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돈 좀 벌면 본질의 업을 키우기보다 본질에서 벗어난 사업들을 문어발 식으로 확장하는 것과 다르다. 물론 최근의 경계가 사라진 시대기 때문에 어쩌면 다른 비즈니스를 하며 시너지를 내도 될 수 있다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확장도 본질에 집중할 때 살아나가는 것이다. 


프로스펙스가 신발에 꾸준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지금의 나이키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신발은 나이키보다 국제상사가 더 잘 만들었기 때문이다. 나이키가 마케팅과 브랜딩을 잘한다고들 말한다. 당연하다. 많은 돈과 인재와 자원들의 투입은 지금의 나이키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우리 브랜드의 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 본질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계속 되묻고 성장했다는 점이다. 프로스펙스가 과거로 회귀하는 이유가 본질에 집중하여 다시 정체성을 뾰족하게 만들어 나이키와 겨루는 상상을 해본다. 

나이키의 Breaking Two에서 나이키의 정체성을 느껴보자.

https://www.youtube.com/watch?v=Iwq9GgOBQt0

<나이키가 마라톤 2시간 벽을 깨 보자며 벌인 캠페인의 영상>

자연광을 좋아하지만 이름은 조명광 / 씨엘앤코 대표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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