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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Nov 08. 2019

하늘 아래 새로운 것 같은 것들이 있다.

어떻게 뾰족함을 만들 것인가? - 마케팅(Product 편)

<타다>가 처음 한국에 등장하고 트렌드리더들은 타다 이용후기를 앞 다퉈서 포스팅하기 시작했다. 이동 수단으로의 타다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정말 환상적인 새로운 상품도 아닌데 말이다.

2019년 11월 현재 타다는 어려운 형국이다. 전국 택시 관련 단체들은 타다를 성토하는 데모를 이어가고 있고 검찰은 쏘카의 이재웅 대표와 타다를 운영하는 브이씨엔씨(VCNC) 박재욱 대표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여러 뉴스에 의하면 검찰의 기소이유는  <타다>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11인승 카니발과 운전기사를 이용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을 운영(4조 1항)하고, 자동차 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여객 운송을 (34조 3항)”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타다의 주장은 다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렌터카 사업자가 빌려준 차량에 대한 운전자 알선을 금지하지만 일부 예외조항이 있는데 외국인과 장애인, 11인승 이상 승합차 등을 빌린 이에게는 알선을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설명을 다 거두고 핵심만 남긴다면 여객을 운송하는데 면허가 없이 해도 되는 것이냐의 문제다.

한쪽은 기득권을 지키겠다고 하고 다른 한쪽은 기존 기득권들이 소비자의 권리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기 때문에 소비자의 Needs를 충족하는 새로운 상품을 법의 테두리 내에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구글링을 통해 타다 기소 관련 소식을 찾아보았다>

타다를 엄밀히 말하면 이동수단으로써 세상에 전혀 없던 상품이라 할 순 없다. 그리고 공유경제라는 옷을 입었지만 딱히 공유하는 상품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우버의 초창기 모델은 잠자는 내 차를 필요한 사람들에게 내가 가능한 시간에 제공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버도 이젠 이런 초기 모델은 아니다. 이미 전문 운전자들이 우버라는 플랫폼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시도되다가 좌초된 카풀 상품들은 공유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타다는 기업(VCNC)이 차를 렌트하고 거기에 운전기사를 연계해주는 신개념 상품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타다가 기존 운송 사업자들의 Pain Point를 건드렸고 이는 반대로 소비자들이 열광하게 만들었다.

 

깔끔한 세차, 담배냄새 없는 실내(거기다 향까지), 휴대폰 충전 서비스와 매뉴얼대로 행동하는 운전자까지...

사실 운송사업자라면 이 정도는 기본으로 제공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지금까지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런 상품을 원하는 것이다.


있는 상품인데 상품의 퀄리티 컨트롤이 안되어 이를 다시 정형화하고 상향평준화시킨 운송 서비스가 타다라면 없던 상품을 만들어 시장을 개척해가는 상품도 있다. 바로 LG <스타일러>다. 스타일러 시장이라고 하면 삼성이나 후발주자들은 싫어하겠다. 하지만 포스트잇이나 구글링처럼 특정회사의 상품이 보통명사가 된것처럼 스타일러라는 브랜드가 보통명사로 일부 진행된 경우라 하겠다. 삼성은 에어드레서라는 상품을 들고 나왔고, 코웨이는 의류청정기 더블케어를 내놓았다.

LG 스타일러가 시장을 만들었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은 스타일러가 아닌 의류관리기라는 보통명사도 알려야 하고 자기 회사의 상품명도 알려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의류관리기의 스펙 비교, 출처 : https://m.sedaily.com/NewsVIew/1S3HY8H323#_enliple>

스타일러 시장은 전혀 없던 개념에서 출발했다고 보진 않는다. 고급진 식당에 가면 코트 보관을 해주는 서비스가 있다. 편의를 위한 것도 있지만 음식 냄새가 옷에 베지 않게 하기 위한 배려도 깔려 있다. 물론 값싼 식당에서는 큰 비닐봉지를 주거나 의자 밑을 보관함으로 만드는 아이디어 상품을 구매해서 보관하게 한다.

이렇게 냄새를 제거하고자 하는 필요를 분리라는 서비스로 보완해주거나 페브리즈 같은 탈취 상품들이 등장하면서 일부 해결해주었지만 여전히 부족했다. 이런 필요에 더해 미세먼지의 역습은 스타일러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런 여러 가지 필요와 배경을 바탕으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비즈니스에서 뾰족함을 바로 가질 수 있다. 물론 이 뾰족함이 시장에서 통하느냐는 또 다르다. 니즈가 상품의 수용으로 바로 전이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LG의 스타일러가 지금은 시장의 선두이자 파이를 대부분 차지하고 있으나 초기 출시 때는 과연 저 가전제품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냐 우려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를 타개한 것은 B2C보다는 신축 아파트를 공략하는 B2B 전략을 이어가면서 시장을 만들어 갔고 지금은 식당이나 사무실 등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어 시장 세분화도 이뤄지고 있다.


시장이 확장되면서 상품으로써의 뾰족함은 초기 새로운 상품으로써 등장했던 때와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LG는 스타일러는 스타일러라는 원조 콘셉트로 대장주임을 각인시키고 있고, 삼성이나 코웨이는 자기들만의 새로운 뾰족함을 만들기 위해 기능을 추가하고, 이미지를 새로 만들어 가고 있다.


상품을 통해서 뾰족함을 만드는 방법은 위에 언급한 대로 존재하는 상품에서 뾰족함을 만들어가는 경우와 세상에 없던 상품을 만드는 것으로 크게 나눌 수 있지만 방법론으로 치자면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상품의 크기나 색깔, 무게 등 외형적인 모습을 바꾸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성능을 향상하거나 친환경적 공법으로 생산을 하거나 상품의 재료를 바꾸거나 등등등...

이런 물성을 바꾸는 방법들을 고민하기 전에 상품으로 시장에서 통하게 하고 비즈니스를 뾰족하게 하려면 몇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1) 상품에 대한 존재 이유를 잊지 말자.

세상에 이유 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다.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이 살아가는 이유가 있듯이 시장에 나와있는 모든 상품들도 초반에는 존재 이유가 있었거나 존재 이유를 만들어서 나왔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공급과잉의 시대와 기술발전의 시대에는 존재 이유를 얻지 못하거나 존재 이유가 자연도태되가나, 존재 이유가 변형되는 상품들도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면 돈이 되는 상품이 나왔으니 이를 카피했을 때 원상품의 회사만 돈을 벌거나 반대로 카피 상품만 살아남는 경우가 있다. 두 경우 모두 존재 이유가 있었지만 어떤 존재 이유는 사라지게 된다. 어떤 상품들은(주로 아이디어 상품으로 알려진) 존재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만들어졌으나 그 존재 이유는 허상인 경우도 있다.

<치약치솔을 하나로~아이디어가 좋다고 상품으로서 존재 이유를 계속 가져잘 수 있지는 않다. 카피캣이 존재하는 이유도 있다>

상품으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뾰족함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존재의 이유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콘셉트를 만든다라고 말할 수도 있고 기획을 한다거나 개발을 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들 모두 상품이 소비자에게 선택받고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라 하겠다. 이를 한 마디로 다시 정리해 보면 일상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 정의하라고 말할 수 있겠다. 


(2) 상품만으로 존재 이유를 만들어 줄 순 없다.

자동차를 최초로 만든 회사가 포드는 아니다. 하지만 자동차의 존재 이유를 만들어 준 것은 포드라 할 수 있다. 칼 벤츠가 자동차를 만들어 자동차라는 상품을 만들었지만 포드 시스템이란 생산 방식을 만들어 자동차라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접근성을 높여주었다. 검은색 자동차만을 만드는 등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물량을 늘렸다. 가격이 낮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살 수는 없다. 파는 곳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상품이 있다고 알려야 한다.

<칼 벤츠가 자동차를 만들었지만 대중화는 포드가 이루었다>

이를 정리하면 마케팅 4P믹스인데 이런 당연한 과정을 고려하지 않고 상품 개발만 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이런 모든 과정을 고려하고 상품을 개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사전에 마케팅 전반에 대한 고민이 없을 때 훨씬 험난한 과정을 겪을 것이란 것은 자명하다.

좁은 의미의 상품만 생각하지 말고 넓은 의미의 상품까지 고려하자. 제품과 상품을 크게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물건이 만들어진다는 제품의 개념보다는 유통되는 물건이라는 상품의 개념을 고려한다면 상품으로써 뾰족함을 만드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


(3) 상품으로 뾰족함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세상에 없던 상품을 만들면 이미 뾰족함을 만들고 탄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류 역사와 함께 존재하는 상품들은 뾰족함이 무뎌지고 다시 세우는 과정의 반복이다.

가방을 예로 들어보자. 가방으로 뾰족함을 만드는 전통적인 방법들이 있다. 튼튼하게 만든다거나 기능을 새로 추가하거나, 새로운 재료를 사용한다든가... 하지만 어느 시점 이후 이런 방법들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되었다. 그런데 여기에 샤넬이라는 이름이 붙거나 에르메스, 투미, 리모와 같은 이름들이 붙으면 달라진다. 크게 보면 마케팅적 활동이만 좀 더 이름을 붙여보자면 브랜딩이란 일이다. 가방이라는 보통명사에 샤넬이라는 이름표를 붙이면 전혀 다른 가방으로 뾰족함을 갖게 된다.

현대의 상품들은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만들어진다.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주는 존재 이유가 공장에서 주어지던 존재 이유보다 영향력이 커졌다. 시장에서 상품이 가지는 존재 이유가 변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디즈니라는 큰 바다에서 태풍을 만들어내는 마블이란 회사가 있다. 아이언 맨이나 헐크, 스파이더맨, 어벤저스 등으로 만화를 만들어 내는 일을 했으나 이 컨텐츠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 빅히트를 쳤고 지금은 라이프스타일 회사를 표방하고 소비재 상품들도 유통시키고 있다. 이미 뾰족함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뾰족함을 영화를 만드는데만 활용하지 않고 손에 잡히는 상품으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선택받으면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고 있다. 상품에 이야기가 입혀지면 더욱 뾰족해짐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물성을 가진 상품은 이제 물성만으로 존재 이유를 찾지 않는다. 손에 잡히지 않는 스토리가 상품에 더해지기도 하고 인플루언서라는 영향력이 더해지기도 한다. 과거에 없던 존재 이유들이다. 물론 아예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 조선시대 방물장수는 외국에서 건너온 물건이라는 스토리를 더하기도 하고 윗마을 대감댁 마님이 샀다는 영향력을 더했다. 시대마다 이런 개념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품들만큼 다양한 존재 이유를 갖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금의 마케팅이 어려운 것은 존재 이유가 너무나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존재 이유를 명확히 하는 것이 상품으로써 뾰족함을 가져갈 수 있는 시작점이다.


자연광을 좋아하지만 이름은 조명광 / 씨엘앤코 대표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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