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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토 Jan 08. 2024

글쓰기할 때 갖추어서 좋은 것


그 많은 세월동안 아침 일찍 일어나 본 사례가 없었다

중학생 고등학생 때부터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시험공부 해야지'하고 좀 일찍 자는 날은 시험 망하는 날이었다

그런 일의 반복이 대학생때까지 이어지다가 '아 나는 새벽형 인간이 아니구나'라고 생각을 굳혔다

아침마다 7시20분이면 직장에 도착해야 하는데 7시되면 겨우 일어나 씻고 출근한다

다들 나이를 먹어갈수록 잠이 없어진다는데 나는 예외인가보다 하며

어느날은 그나마도 못 일어나 머리는 이틀에 한 번 감는 것이 당연시 되었다

 

이토록 잠에 취해 힘들어 했던 내가 아침 5시에 일어나는 기염을 토하게하는 계기가 된 책이 있었다

바로 할 엘로드의 '미라클 모닝'이었다

도서 블로거 생활을 시작하기 전부터 미라클 모닝이라는 용어는 무수히 들어봤는데 나와는 상관없는 딴 세상의 이야기였으므로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여러 블로그 친구들의 도서리뷰가 반복되길래 도서관까지 직접 가서 빌려 읽었다

말로만 전해 듣고 상상하고 어리짐작 하는 것과 내가 직접 읽고 체험하는 것의 반향은 많이 달랐다

쇳불도 단김에 빼랬다고 미라클 모닝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맘 먹으니까 처음 며칠만 빼고 성공이다 

응? 되네. 뭔일이야? 나이 먹어서 그런가?


그러나 새벽 5시 기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평소보다 2시간이나 빨리일어나려니 6시간을 채 못자는 경우가 흔해졌다

그러니 머리가 어지럽고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며 일하는 낮에 피로가 더 몰려왔다

미라클 모닝을 한다면서 수면시간을 줄인 것이 문제였다

수면시간을 네이버 검색창에서 조회해 보니 최소한 6~8시간이라고 나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이래 저래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고 또 내 몸의 증상들을 보고 깨달았다

잠을 너무 줄이며 몸을 혹사하면 안되겠구나

그러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

수면시간을 최소 6시간으로 늘리기로 결정하고 밤11시 이전에는 취침에 들기로 맘 먹는다


그 오랜세월 길들여진 늦은 밤시간의 활동을 줄인다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미라클모닝은 자연스럽게 6시로 굳어졌다

아무리 늦어도 12시 안에 자려고 노력하고 아침 6시되면 반드시 일어난다는 원칙은 잘 지켜지고 있다

행복한 니콜님이 독립출판한 '나목석, 카프카를 꿈꾸다'를 읽으면서 저자도 그러한 경험을 하며 아침 기상시간을 늦췄다고 했다

나랑 거의 비슷한 경험치인 것 같아 글을 읽으면서 웃었다

내 몸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한 걸 하루 아침에 두어 시간을 당긴다는 것은 몸에 너무 무리를 준다는 것이다

이제는 아침 6시도 몸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으니 5시 30분으로 당겨보아도 됨직한 시기가 되었다 

대부분의 글쓰는 이들에게 새벽시간 확보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 확보는 필수불가결한 것일 수도 있다


글쓰기에서 꼭 갖추어야 할 1순위가 미라클 모닝이라면 2순위는 반드시는 아니지만 글쓰는 장소 선정이다

여러분들이 글쓰는 장소로 카페를 많이 선택하신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나는 그런 백색소음 정도가 아닌 대화소리가 들리는 카페에서는 전혀 집중이 안되기 때문이다

유독 귀가 예민해서 아이들 어렸을 때부터 집안에 TV가 없다

아이들 교육 목적으로 TV를 없애고 거실에 책장을 놓아 독서문화를 조성한 것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내 귀가 예민해서 큰 소리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나 추정해 본다

누가 큰 소리치는 것에 깜짝깜짝 놀라고 심장이 뛰어 스스로 판단한 것이다

학생 때도 주변의 소리에 민감해 옆에서 대화소리가 들리면 집중을 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희한한 것은 잠은 머리만 눕히면 기가 막히게 잘 잔다는 건데 심리적인 것일까 싶기도 하다


다행인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하나님의 계시인지 집안에는 나 혼자 있다

남편은 2주말 부부이고 아이들은 직장으로 학업으로 분가해서 살고있다

내맘대로 거실이든 방이든 다 차지해도 문제가 없다

그래서 한 방을 서재로 꾸미고 책장을 들이고 나만의 공간을 만들었다

조용한 방에서 글쓰기하고 책보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집중해서 할 수 있다는 이 조건들이 너무 기분을 좋게 한다

식탁에서 해도 되지만 사람은 자기만의 리츄얼이 형성된다

아침에 일어나면 화장실 가고 양치하고 가볍게 세수한다. 가볍게 물 한 잔하면서 꼭 먹어야할 약을 복용한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 블로그 글을 쓰거나 브런치 글을 쓴다

식탁에서 한다면 노트북을 옮기고 하는 과정이 소요될 것이고 식사할 때는 또 치워야하니 이 또한 번거롭다

나의 집중력을 높여주는 천혜의 장소는 집에서 가장 작은 방 나의 최애 장소 서재이다

오후에 퇴근후에도 저녁에 운동하고 와서도 자연스럽게 앉게되는 편안한 장소가 있다는 것은 이 서재로 인해 글쓰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3순위로 갈수록 반드시라는 말은 적용안 될 수도 있지만 있다면 좋은 아이템이다

바로 독서대인데 나는 세 개나 가지고 있다

하나는 거실 책상에 두고 있는데 요즘은 잘 앉지 않는다

처음에 독서를 시작할 때는 사각 밥상을 거실에 두고 바닥에 앉아서 독서를 시작했다

몇 달을지속하다 보니 목에 주름도 생기고 목도 아파서 독서대를 한 개 구입한 것이다

이도 한참 지나니 허리가 아팠고 운동으로 풀어도 반복되어 스스로 진단해 보니 바닥에 장시간 앉아서 독서한 것이 원인이라는 판단하에 나만의 공간 글쓸 때만 이용하였던 서재로 옮겼더니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

독서대를 들고 왔다갔다 하기 번거로워서 사 놨던 독서대 이외에 하나를 더 샀다

도서리뷰를 할 때 하나는 필사 종이를 얹고 하나는 책을 얹기 위함이다

노트북 양쪽에 독서대를 놓으니 고개를 깊이 안 숙여도 되고 편리하다


글쓰기할 때 갖추어서 좋은것 1순위 미라클 모닝은 필수불가결한 것이 되었고 2순위 서재는 나만의 리츄얼이 장착된 미라클 모닝의 효과를 받쳐주는 장소이다. 3순위 독서대는 불편함을 해소해 주는 아이템이다

이 세가지는 내게 있어서 너무나 흐뭇함과 즐거움으로 장착된 최애 조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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