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클로토 Jan 22. 2024

교호호흡으로 불안을 해소하다

오랜만에 대학원 동기들과 해외여행을 떠났다

코로나 때 묶인 해외여행을 가려고 보니 여권도 만료기간이 지나 있어 복수여권으로 다시 만들었다

요즘은 여권재발급도 훨씬 쉬워졌다

정부 24에서 여권 재발급을 받으려면 사진관에서 얼마 지불하고 메일로 받은 여권 원본 파일을 업로드하고 가까운 수령기관까지 입력하면 쉽게 빠른 시일내에 여권을 찾을 수 있다

들뜨는 마음으로 여권만들고 여행지에서 어떻게 글을 쓰고 업로드할 지 방법을 강구하고 노트북을 챙기며 계획을 짜 나갔다

동남아의 선선한 바람에 취하여 요가할 생각으로 요가복도 한 벌 짐 속에 넣었다

한국의 차가운 겨울바람을 뒤로하고 따뜻한 나라 동남아에 도착하여 가벼운 옷차림으로 갈아입으면서부터 여행은 한껏 부풀기 시작했다

도착 즉시부터 대접받으며 가이드받고 밤에는 오성급 호텔에서 편안한 잠을 자고 다섯명의 여자동기들이 첫날 현지에서 구입한 단체원피스를 입고 다음날 아침 호텔 조식을 먹는 세계는 평상시에는 누려보지 못한 럭셔리한 삶이었다

두명의 전임교수와 세명의 겸임교수 다섯명의 모임은 몇년째 이어져오는 모임이다

가족들이 있고 하는 업무가 다들 바쁜터라 해외여행을 엄두도 못내다 코로나도 풀리고 오랜만에 가는 것에 더 들뜬 마음이 가미되었다

그래서였을까?

다음날 여행을 하면서 다들 몸보다 마음이 먼저 방방 뛰어가고 있었다

그 마음을 따라잡으려는 몸은 이미 나이가 먹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였다

사진 명소에 도착하여 40센티 높이와 40여 센티의 폭에 올라가 사진을 찍고 분위기에 들떠 또다른 인증샷을 위해 다섯명중 누군가가 "뛰어"를 외쳤다

올라갈 때는 분명히 계단식으로 높은 계단이라는 것을 인지하였는데 네댓번 정신없이 뛰고나니 가파른 계단식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내려오기 위해 앞으로 한 발을 내딛는 순간 허공으로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머리가 바닥을 향하여 내리 꽂히는 순간이었다

헛발질을 하는 것을 느끼는 순간 슬로우모션으로 눈앞에 가파른 비탈길로 구르지말라고 둘러놓은 쇠체인이 보였다

왼손으로 체인을 잡으면서 쏟아지는 속도에 본래 체중의 두배의 중량을 왼쪽 어깨로 고스란히 받아냈다

그런 순발력으로 과중함을 이기고 어떻게 다른 곳은 하나도 바닥에 닿지 않고 어깨하나로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문제는 거기서부터였다

여행 24시간도 안되어 과부하를 받은 어깨는 꼼짝도 할 수가 없게 되었고 다들 의료인이라 진통소염제를 가지고 온 교수님, 한방병원에서 근무한 경력으로 이침을 준비해 오신 교수님, 테이핑 테잎을 준비해 오신 교수님들 덕분에 하룻밤을 무사히 보냈다

다음날 손이 붓기 시작하여 어깨 보조기를 해야 할 것같아 한국가이드와 함께 병원진료를 받았다

한참 한국인들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그런지 한국말은 못해도 의사가 번역기를 돌려서 "왜그래?"하고 묻는다

어깨 보조기와 진료비를 여행자보험으로 해결하였다

한 손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한 손을 못쓰니 노트북은 이미 존재 가치를 잃었지만 챙겨간 요가복은 여행지에서 입고 벗기 쉬운 여행복으로 둔갑했다

지퍼는 올리는데 단추는 누군가가 잠궈줘야 했고 신축성있는 요가복이라 해도 윗옷을 벗는데 다각도로 몸부림을 치며 벗어야했다

가장 힘든것은 머리 말리는 것과 드라이를 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든 고난이도 코스였다


이틀 더 여행을 무사히 소화하고 귀국하였다

여행을 다녀온 후 예정된 모임일정들도 취소하고 딸이 요가매트에 설치해 준 드라이 거치대를 이용해 어찌어찌 겨우 머리를 말리는 과정에서 하루에 딱 10퍼센트씩 팔이 움직여지기 시작했다

여행자 보험으로 처리하기로 하고 병원진료를 받는데 인대까지 보려면 MRI찍어야 한다는데 도저히 시간을 못내어 엑스레이 촬영만하고 약만 타왔다

근무를 마치고 오면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온몸의 근육이 아프다

한쪽 어깨와 근육의 문제로 운동을 못하니 온몸의 근육이 뭉친다

이럴때 내가 할 수 있는 요가 수련은 뭐가 있을까?

책은 읽지만 블로그 업로드도 못하고 어깨 통증으로 글쓰기를 못한지 10여일이다

너무 긴장된 근육과 불안한 마음과 심란하고 스트레스 쌓이는 환경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호흡법을 하기로 맘 먹었다

금강좌를 통해 자세를 바르게 하고 앉아 호흡을 가다듬었다

몸이 아프니 마음도 집중이 안되는 흐트러져버린 일상을 뒤로하고 호흡에 집중하였다

책을 읽어도 산만해지고 인대가 끊어졌다면 어떡하나하는 불안감에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기가 불안했다

다른 일을 안하니 시간도 많아 더 많은 책을 읽을것 같은데 사람의 몸과 마음은 한곳으로 흐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흐트러진 몸과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기위해 교호호흡으로 뇌의 상념을 잠재울 필요가 있었다

가만히 눈을 감은 상태에서 심호흡을 하며 심란한 마음이 잦아드니 교호호흡을 시작하였다

검지와 중지를 손바닥쪽으로 접고 오른손 엄지로 오른쪽 코를 막은 상태에서 왼쪽 코를 통해 숨을 내쉬었다 들이 마신다. 오른손 약지로 왼쪽코를 막고 숨을 멈춘다. 오른쪽 콧구멍으로 숨을 내쉬고 다시 숨을 들이마신다. 양쪽 콧구멍을 막은 후 숨을 참았다 왼쪽콧구멍으로 숨을 길게 뱉어낸다.

교호호흡을 10여차례하고나니 심란한 마음이 조금은 안정이 되었다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이것이 바로 요가수련이라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는 단계였고 훌륭한 선택이었다

그동안에는 마음이 몸을 아프게해 요가를 시작했다면 지금은 몸이 마음을 힘들게해 수련을 하게 된 경우다

다시 원활한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 호흡을 통해 수련을 지속하여 불안한 마음을 단련할 필요를 느낀다 

 





이전 04화 사바아사나를 통해 집착을 덜어내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