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일시 : 2019.06.11
2017년에 알라딘에 대한 감상을 남긴 적 있는데 2019년 알라딘이라니! 별로 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시대에 맞게 스토리가 각색이 되었다고 해서 봤다. 고전 작품의 재생산은 사실 이제 좀 지겹다. 미녀와 야수니 라이언 킹이니. 21세기에 굳이 되풀이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는 이유는 여전히 엘리트주의적이고, 혈통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주인공들은 아름다워야한다(비록 주제는 외면만 보고 평가하지 말라고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알라딘은 미녀와 야수보다는 현대적으로 스토리를 각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자스민은 보조인물에 그치지 않고 본인의 야망을 갖고 있는 캐릭터로 변화하였고, 알라딘이나 자파의 욕망의 계급적인 것으로 좀 더 어른의 현실을 반영하게 되었다.
담고 있는 핵심 주제는 변화하지 않았다. 지위나 겉모습은 그 사람의 가치를 말해줄 수 없으며, 자신의 자유 의지로 신념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진흙 속의 보석' 이다. 자유는 너무나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알라딘 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신의 자유를 확장하고 지켜주는 존재와 사랑에 빠진다(자스민, 지니).
자스민이 자유롭지 못했던 이유는 자스민이 다칠까봐 걱정하는 아버지(술탄) 때문인데 이 부분은 버지니아 울프의 말이 떠올랐다.
"1백년 뒤 여성은 보호 받는 존재가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요. 필연적으로 여성은 한때 여성을 거부하던 모든 활동과 직무에서 제 몫을 담당하게 될 거예요."
사회적 약자는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하지만 특정 성별, 혹은 장애 여부로 그 사람을 약자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전자와 후자는 완벽하게 다른 말이다.
마지막으로.. 디즈니는 왜 이렇게 엘리트주의를 벗어나지 못할까? 자스민이 내 백성 운운할 때 '와 21세기에 이런 게 먹히더니 인간들은 참 황야에서 온 구원자가 갖고 싶은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라이온킹에서 심바가 정당한 후계자인 이유도 무파사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고전을 배경으로 하면 이런 것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물론 다 돈 벌려고 하는 거지만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