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효율적인 학습 방법은 내가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편이 아니라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공부하면 확실히 실패한다는 알 것 같아 몇 자 적는다. 아주 쉽게 체득하거나 아주 어렵게 체득한 것들이 있는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돌이켜보니 이 이유가 컸다.
나는 완벽하게 이해한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었다.
꽤 오래 전에 캔디 크러쉬가 유행할 때, 친구들이 어느 스테이지까지 올라갔는지를 소셜에서 보고 경쟁심을 불태울 수 있었다. 나도 캔디 크러쉬를 플레이 했다. 그런데 내가 플레이 한 방식은 조금 달랐다. 스테이지를 통과했냐 통과하지 못했냐가 아니라 별 세 개로 만점을 받았냐 받지 못했냐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다른 이유는 없었고 별 세 개를 채운 게 예뻐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플레이한 결과 나는 게임을 오래 하지 못했다. 게임 자체가 피곤해졌기 때문이다. 반면 별 개수에 신경 쓰지 않고 플레이 했던 사람은 적어도 나보다는 게임을 오래 즐겼을 것이다. 물론 타고난 끈기가 좋아서 끝까지 별 세 개로 밀고 나갈 수 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처음에는 스테이지를 나아가는 데 의미를 두고 나중에 별 세 개를 채우는 데 주력했다면 그 편이 더 빨랐을지도 모른다.
다른 게임도 비슷하다. 처음 시작하는 튜토리얼은 어렵지만 계속 본인 경험치보다 약간 어려운 스테이지를 반복하면 나중에는 처음에 플레이했던 구간이 쉬워진다. 우리에게 시간이 무한정 주어져 있다면 내가 시도했던 방법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현재로서는 무조건 죽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쓸 지 고민해야 한다.
이 생각이 좀 더 분명하게 정리된 것은 미치지 않고서야를 읽고 나서이다. 일본의 천재 편집자(책 소개에 그렇게 나온다) 미노와 고스케가 쓴 책인데 나는 이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중요한 것은 일단 타석에 서는 것이다. 가능한 한 많이 도전하고 실패하며 능숙해져야 한다.
즉, 좋은 조직이란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는 조직이다. 대기업이어도 공을 줍는 일밖에 시켜주지 않는다면 조급함을 느끼는 것이 좋다.
세간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수십 배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은 모두 24시간밖에 갖고 있지 않다. 잠도 안 자고 쉬지도 않은 채 일한다고 해도 시간으로 환산하면 다른 사람의 최대 2배 정도밖에 노력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차이를 만들어야 할까? 그것은 ‘어제까지 하지 못했던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경험’을 쌓아나가는 것이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복사만 해서는 성장할 수 없다.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 순간도 있다. 하지만 타석에 서는 일이 아니라 공을 줍는 일이라면 공은 손으로 주워도 되고 발(?)로 주워도 된다. 하지만 타석에 서서 공을 발로 치는 건 힘들다. 공을 치는 순간에는 어떻게 해야 공을 제일 잘 칠 수 있는지를 배워야 한다. 일을 하다 보면 하고 있는 작업 자체에 매몰되어 내가 공을 줍고 있는지 타석에 서 있는지조차 분간가지 않을 때가 많다. 노동을 하다보면 육체는 피로해지기 마련인지라 나는 매일 이걸 잊었다가, 다시 떠올렸다가 한다. 잊을 때도 있지만 기억할 때도 있다면 잊고 있을 때와는 분명 다를 거라고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