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의 씨앗을 퍼트려 萬物(만물)을 움트게 하라(17)
노예(奴隷)를 학대했던 주인의 과보(10), 어둠 공포증(11)
묘법 노스님의 법문 사례 중 일부이다.
몇 년 전 나는(묘법 노스님의 제자인 과경 거사를 칭함) 미국에 있는 친구를 방문하였다. 친구가 특별히 초청하여 그곳에서 유명한 디즈니랜드 관광을 하게 되었다. 입구에 들어서서 멀리 가지 않아 고전식의 호화마차가 우리들 앞에 멈춰 섰다.
나는 순백색의 체형이 건장하고 아름다운 한 마리의 큰 말에 매료되었다. 그 말은 광채가 나는 털과 설산의 영양과 같이 우뚝 선 말갈기를 가졌으며, 온몸에 금빛 찬란한 안장을 걸치고 있어 캘리포니아의 맑고 아름다운 햇빛 아래 범상치 않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는 고정노선에 여행객을 태우고 한편으론 매혹적인 풍광을 유람하게 하고 한편으론 귀족의 멋을 누리게 하였다. 우리들은 마차에 탈 생각은 없이 그냥 그 준마가 마차를 끌고 멀리 가는 모습을 보기만 하였다.
어느덧 날이 어두워지자 우리들 일행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걸어 나오다가 입구에 다다르니 여전히 여행객을 실어 나르는 그 말을 또 보게 되었다. 그러나 저녁 무렵의 그 말은 이미 아침의 그런 힘찬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머리를 늘어뜨리고 잔걸음으로 가고 있는데 매우 피곤한 모습이 역력하였다.
시계를 보니 아침부터 그때까지 최소 12시간이 흘렀으니 그럴 만하였다. 말의 고단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나도 모르게 저 말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저렇게 아름답게 생긴 것이 하루 종일 마차를 끄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얼마나 많은 여행객이 그를 힘들게 했으며, 일 년이면 얼마나 될까? 설마 그가 전생에 많은 사람에게 빚을 졌다는 것인가?
나는 귀국 후 특별히 이 일에 대하여 묘법 노스님에게 가르침을 청하니 생각지도 않게 스님은 정말 멋진 법문을 해주셨다.
“그 말은 과거생에 백인 노예의 주인이었네, 그의 농장에는 백여 명의 흑인 노예가 일하고 있었지. 노예들은 주인의 무자비한 착취와 능멸에 고통을 당하였다네. 노예주는 죽은 후 지옥에 떨어져 과보를 받게 되었으며, 과보가 다한 후 현재 축생에 떨어져 지금의 말이 되었다.
준수한 외모, 강건한 체형은 오히려 그를 돈 버는 도구를 만들어 노역의 고통을 실컷 받게 하였다. 비록 전생에 그에게 억압받은 노예는 단지 일백여 명이였지만 그는 잔인하게 흑인들을 학대하고 노역을 시켰기 때문에, 이것은 노예에 대한 치욕을 범한 죄를 저질렀을 뿐만 아니라 더욱이 인간성에 대한 유린이며 전 인류에 대하여 죄를 지은 것이네.
따라서 지금 그는 사람들에게 부림을 받아 매를 맞아가며 수레를 끌고 하면서 매일매일 쉬는 날이 없는 것이네. 이것은 그가 마땅히 받아야 할 과보라네. 그는 죄업이 매우 중하여 이후 얼마나 많은 세월 동안 소가 되고 말이 돼야 할지 모르네. 미래에 다시 인간이 되어도 빈궁하고 하천 할 것이며 그 고통은 말할 수 없을 지경일 것이네.”
나는 법문을 듣고 난 후 입맛이 싹 떨어지고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귀엽고 가여운 말이 그렇게 좋지 못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몹시 안타까웠다. 나는 그 말을 위하여 지장경을 독송해 조속이 죄업을 청산하고 고해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동시에 노예들이 제도되어 그들의 원한을 잠재우기 위하여 염불을 해주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이때 줄곧 옆에서 법문을 듣고 있던 말레이시아 거사가 갑자기 물었다.
“스님, 저희가 홍콩에서 살 때 ‘원니’라 불리는 작은 개를 기른 적이 있었는데, 그는 어릴 때부터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우리 전 가족이 불교에 귀의하여 채식을 하고 난 후 이 개 또한 영성(靈性)이 있어 얼마 지나지 않아 고기를 먹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들 온 가족은 매우 기쁘게 생각하였습니다.
저희 가족이 말레이시아로 이사를 온 지 2년 만에 ‘원리’는 늙어서 죽었는데, 저희들은 매우 슬퍼하였으며, 어머니는 특별히 절에 그의 왕생위패를 세우고 천도법회를 해주기도 하였습니다.
‘원니’가 현재 좋은 세계에 왕생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스님께서 한번 관찰해 주십시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스님께서 답하기를 “그 개는 생전에 당신 집에서 경을 듣고 채식을 하였으며, 또 죽은 후 당신들이 천도를 하였기 때문에 이미 인간으로 태어났습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서 살고 있으며 17세의 예쁜 여자애입니다.”
묘법 노스님의 말을 듣고 난 후 그 거사는 잠시 사색에 잠긴 듯하더니 갑자기 놀라며 소리쳤다. “원니가 죽은 지 마침 17년이 되었습니다. 스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에게 알려 주십시오. 그 여자애는 지금 어디에 살고 있으며 이름은 무엇인지? 저는 정말로 그녀를 만나고 싶습니다.”
스님과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웃었다. 내가 거사에게 묻기를 “만약 당신이 그녀를 찾아간다면 어떻게 말할 것입니까? 그녀에게 말하기를 너는 우리 집에서 기르던 개라고 할 것입니까? 그러면 그녀가 당신을 때리지 않으면 이상할 것입니다.”
그 거사도 쑥스러운 듯이 웃었다. 스님께서 자상하게 말하기를 “인연이 있으면 천리라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아마 그녀가 당신들을 만날 날이 있을 것입니다. 예전과 같이, 아울러 당신들에게 몇 배로 보답할 것입니다. 속담에 100년을 수행하여 한배로 물을 건넌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우리들은 오늘날의 동료, 이웃, 친구, 친척 심지어 원수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들이 다생 이래의 인연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우리들은 널리 선한 인연을 맺고 악한 인연을 풀어야 비로소 천지간에 오래도록 화기(和氣)를 간직하며 길상스러움을 보유할 수 있습니다⋯⋯.”
스님은 이와 같이 자비스러우며 기회를 보아 가르침을 내려주시는 데 능하시다. 이번의 법문에서도 얻은 이익이 적지 않았다.
어둠 공포증(11)
하루는 마흔이 넘은 여신도 한 분이 그녀의 남편과 함께 묘법 스님을 뵈러 왔다. 그녀가 말하기를 자신은 어릴 때부터 날이 어두워지면 무서워지며, 등불을 켜지 않은 방에는 감히 들어가질 못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집안의 모든 방에 등불을 켠다고 한다.
날이 어두워진 뒤엔 방의 등불조차도 켤 용기가 나질 않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또한 어떤 물건이 침상이나 가구 아래로 떨어지거나 하면 컴컴한 곳으로 손을 넣어 집 질 못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어두운 곳을 보면 모골이 송연해지고 무섭기 때문이란다.
여려서부터 지금까지 여러 곳의 병원에 가서 많은 전문가들에게 진찰을 받아보았지만 모두 돈만 쓰게 되고 병의 원인조차도 듣지 못하였으니, 치료할 방법이 없어 매우 고민스럽다고 하였다.
스님께서 말씀하시길 그녀는 전생에 남자였으며, 집이 가난하여 등을 켤 기름조차 살 수 없었다. 그가 사는 마을 입구에 착한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달빛이 없는 저녁에는 등불을 문 밖에 걸어두고 밤길을 다니는 사람들에게 길을 비춰주어 행인들이 길을 잘 다닐 수 있도록 하였다.
동시에 캄캄한 밤에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마을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표시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그녀의 전생인 남자는 가난하여 등을 켤 수 없게 되자, 훔칠 마음을 일으켜, 마을 입구에 살고 있는 사람이 행인들을 위해 항상 심야에 밝혀둔 등의 기름을 훔쳐가곤 하였다.
그래서 등불이 꺼지게 되었고, 밤에 다니는 사람들은 공포심이 생기고 방향을 잘 구별하기가 어려웠다. 이러한 원인으로 과보가 생긴 것이니, 금생에 그녀는 어둠을 무서워하는 ‘어둠 공포증’에 걸리게 된 것이다.
이 여신도는 노스님의 말씀을 듣고 난 후 깊이 믿어 의심치 않았으며 단지 전생에 심은 원인이라 현재 치료할 수 없을지를 걱정하였다. 스님께서 그녀에게 이르기를, 이러한 인과는 숨김없이 다 말하고 나면 곧 끝난다면서 이것은 당신이 금생에 불경을 읽고 염불 한 감응이라고 하였다.
마치 종기가 생기면 그 종기가 커져 익기를 기다려서 꽉 눌러서 터뜨리면 곧 낫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묘법 노스님의 그녀에게 당부하기를 <양황보참(梁皇寶懺)> 일곱 번을 참회하라고 하였다. 그 여신도는 진심으로 감동되어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