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의 씨앗을 퍼트려 만물(萬物)을 움트게 하라(19)
어느 불량배의 참회(12), 묘법 스님의 법문 중 일부이다.
1996년 어느 날 오대산 모 절의 접견실에서 대략 29여 명이 묘법 스님의 가르침을 받고자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들 돌아가면서 전국 각 지방의 사투리로 물었다. 스님께서는 충만한 지혜로 복잡한 문제를 간단히 처리하듯 각자에게 해결의 방안을 주셨다.
스님의 법문 한 말씀 한 말씀이 사람들을 무섭게 각성시켰으며 듣는 이들로 하여금 醍醐灌頂(제호관정:정신이 맑고 시원함)하듯 법의 기쁨으로 충만하게 하였다.
“사부님, 저는 대만에서 대륙으로 병을 진찰하러 왔습니다. 3년 전에 병을 얻었는데, 처음에는 투통이 생기더니 그다음에는 온몸이 아프기 시작하여 지금은 어는 부위가 아픈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아픕니다.
밥을 먹어도 맛이 없고 잠을 자도 잠이 잘 안 오며, 사지가 힘이 없어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대만의 큰 병원에서 진찰을 해도 병명이 무엇인지 알지를 못하며 단지 식물성 신경기능의 교란이라고 합니다.
주사를 맞고 약을 먹어도 전혀 효과가 없고, 약을 많이 먹어 부작용만 더 생기니 치료할수록 더욱 악화되기만 합니다. 이번에 북경에 와서 진찰해 봐도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 실망이 이만 저만 아닙니다.
돌아가기 전에 오대산 문수보살(文殊菩薩)을 참배하러 왔는데, 공교롭게도 제가 탄 버스에 같이 타신 나이 드신 선생 한 분이 사부님을 찬탄하시길래 보러 왔습니다. 사부님이 저를 치료해 주신다면 돈은 얼마든 지 드리겠습니다.”
말을 마친 이 사람은 서른 살을 갓 넘긴 듯했다. 몸집이 매우 수척하며 안색이 어두운 회색빛으로 온몸에서 말할 수 없는 사기(邪氣:요사스럽고 나쁜 기운)가 퍼져 나왔다. 방에 있는 사람들마다 그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스님은 음성은 높지 않았으나 매우 엄숙하게 말문을 열었다.
“당신은 나의 제자도 아니니 나를 사부라고 부르지 마세요. 나는 의사가 아니니 병을 진찰할 줄 모르며, 더욱이 당신의 돈을 원하지 않으니 당신은 다른 고명한 분을 찾아가십시오.”
스님께서 이처럼 손님을 쫓아내니 같이 앉아있던 사람들 모두 매우 놀랐다. 스님은 지금까지 이렇게 손님을 대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 대만 사람은 난처해하였다. 얼굴이 붉어진 채 그는 약간 화가 난 듯이 말하였다.
“당신들 불가(佛家)에서는 자비를 중시하지 않습니까? 다른 사람들의 병은 봐주시면서 왜 저는 안 봐주십니까? 저보고 가라고 하시는데 저는 당신의 기분을 상하게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갑자기 표정을 엄하게 하면서 말하였다. “당신은 길러주신 부모님도 때리고 욕하는데, 어찌 내 기분 상하는 것을 겁내겠습니까?”
이 말에 그 사람은 갑자기 바람 빠진 공처럼 힘없이 의자에 앉았다. 그는 놀라 두려워하면서 얼굴색이 창백해지고 벙어리 모양 말을 하지 못하였다. 접견실의 모든 사람들은 시선을 그 사람에게로 집중하였으며 방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하였다.
일 분 정도 흐른 후 그는 겸손하게 묻기를 “당신은 어떻게 저의 일을 아십니까? 이곳에서 저를 아는 사람은 한 분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알려줄 필요 없이 당신의 가슴에 명료하게 ‘불효자식’이라는 네 자가 쓰여 있군요.”
그는 놀라 멍해져서 무의식 중에 고개를 숙여 자기 가슴을 살펴보았다. 방안의 다른 사람들도 그의 가슴을 쳐다보았으나 아무런 글자도 보이지 않았다. 돌연 그는 일어서더니 앞으로 나아가 스님의 발아래 꿇어 엎드려 절하면서 떨리는 목소리도 스님께 자기를 구해줄 것을 간청하였다.
그는 말하였다. “저는 어릴 때부터 불량소년으로 닭을 훔치고 개를 잡고 싸움질하고 욕하는 등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다 하고 다녔습니다. 부모가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았습니다.
그 후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사회에 유랑하면서 깡패 조직에 들어가 장사하는 사람들을 괴롭혀 돈을 뜯어내고, 외지인에게 강도 짓을 하고 계집애들을 괴롭히는 등 나쁜 짓만 하고 다녔습니다.
장성한 뒤로는 부친의 훈계를 두려워하지 않고 부친이 저를 때리려고 하면 주먹과 발길질로 늙은 아버지를 넘어뜨리고 말리는 모친을 욕하며 밀쳐 넘어뜨리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다시 한번 더 나를 막는다면 집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부친은 화병으로 드러누었으며, 모친은 저를 보면 무서워서 대하기를 겁내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분 노부모님은 잇달아 세상을 떠났으며, 다시는 저를 꾸짖고 이끌어 줄 사람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는 꿇어앉아 자기의 지나온 이력을 이야기하면서 부모님이 돌아가신 대목에 이르자 대성통곡을 하였다. 그렇게 조복 하기 어려운 완고한 녀석이 의외로 스님의 위덕에 감화되어 항복한 것이다.
나는 마음속으로 감탄하면서 보아하니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은 정말로 자기 몸에 나타나는구나, 스님은 정말로 모든 것을 통찰할 수 있는 혜안을 가지셨구나 하고 생각하였다(제자 과경 거사).
“좋아요, 일어나세요.”하고 스님이 그에게 말하였다.
“기왕 당신이 나를 사부라고 부르니 내 말을 듣고 행할 수 있겠습니까?”
그는 기쁜 듯이 말하였다. “할 수 있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능히 행할 수 있습니다. 저는 반드시 과거의 잘못을 고쳐 다시 새로운 사람이 되겠습니다.”
“좋습니다. 나는 당신을 제자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는 기뻐서 다시 머리를 조아리며 절하였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일어나 합장하며 이렇게 감동적인 모습을 만나게 된 것을 기뻐하였다.
묘법 스님은 젊은 비구스님에게 말하기를 “그를 대웅전으로 데리고 가서 예배하고 참회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그에게 절 일천 배를 하게 할 것이며, 다 마치면 다시 이곳으로 모시고 오게.”라고 하셨다.
두 시간 후 접견은 끝났다. 그 대만사람이 다시 스님께 왔을 때는 마음이 한결 상쾌해진 듯 이미 표정이 밝은 것이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 그는 불전에서 이미 불교에 귀의하며 개과천선하겠다고 발원하였다.
아울러 발원 후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상쾌함을 느꼈으며, 마치 병이 이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하였다. 눈앞에서 발생한 이 모든 것을 보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찬탄하여 마지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였다. “모든 중생은 모두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으며 다 부처가 될 수 있다. 단지 망상 집착으로 인하여 증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해가 끝이 없으나 마음을 돌리면 바로 피안이다.”
“도살하는 칼을 놓으면 바로 선 자리에서 성불한다.”
눈앞에서 이전의 불량 청년이 패역 불효한 천벌을 받고 악한 과보가 현전 하여 치료하기 힘든 병이 몸을 덮쳤으나, 다행히 눈 밝은 스승을 만나 교화를 받고 철저히 회개할 줄 아니, 실제로 불경에서 말한 바를 검증한 셈이다. 부처님은 진정한 대의왕(大醫王)이며, 불법은 팔만사천가지의 병을 고칠 수 있는 것이다.
실천은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표준으로 나는 다시 불법의 무궁한 매력을 체험하게 되었다(제자 과경거사).
“불법은 세간에 있으며, 세간의 깨달음을 떠나지 않는다.”라는 말씀처럼 우리들이 일상생활 중에서 조금도 소홀히 하지 않고 불법을 실천 궁행하면 기적 같은 일이 수시로 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