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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구름배 Apr 08. 2023

지상낙원의 조건

보스니아 네움에서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

불편해도 주변환경에 순응하는 편

vs
불편하면 주변환경을 바꾸는 편

나는 전자
김기사는 후자다.
 
사라예보에 가자 눈과 함께 칼바람이 불어 겨울점퍼를 다시 꺼냈었다.
추위에 취약한 김기사가(사실 더위도 취약함ㅋ) 원래일정인 북쪽과 내륙으로 가길 꺼려했다.
어르고 달래도 김기사의 여행 1순위는 날씨다.

그래서 일정을 확 바뀠다. 사라예보에서 북쪽으로 가려던 일정을 남쪽 해안으로 급선회~
아드리아해를 온몸으로 감싸 안은 크로아티아로 가즈아~

영국 극작가 버나드 쇼가 '진정한 지상낙원을 찾는다면 두브로브니크로 가라'던 말에 혹해서 드브로부터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한국사람들에겐 왕좌의 게임 촬영지로 더 유명해졌다.)

그리고
 다시 쉥겐국가 시작이다.
(쉥겐국가란? 유럽 내 쉥겐국가끼리 90일 동안 입출국 심사 없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
올해부터 크로아티아도 쉥겐국가로 편입돼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다.

! 근데 웬걸!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크로아티아로 넘는 입국장에서
여권도장도 안 찍어 주고 아무런 질문 없이 30초 만에 문을 열어준다.

 혹시 우리가 크로아티아인으로 보였나? ㅋㅋ
다른 나라 국경선에선 차 안을 들여다보거나 어느 도시에서 얼마나 있다 가는지 등을 물어봤는데 질문 1도 없다.
(심사관이 여권을 보며 컴퓨터 키보드로 20초가량 타닥타닥하고 끝!)


그렇게 쉥겐나라의 여행이 황당하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전 나라의 두 배 물가인 두브로브니크에 좌절 중이다. 버나드 쇼에겐 세계최고의 지상낙원이겠지만 1일 10만 원 예산을(식비, 입장료, 주유비 등) 잡은 여행자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이제 점심은 도시락인가ㅋㅋ(관광지 근처 주차비가 1시간에 14,000원라니 먼 곳에 대고 뚜벅이로 변신~ )


결론 : 지상낙원의 조건에 착한 물가도 포함시켜달라 말씀!

줄넘기의 힘을 빌어 한껏 새가 되고픈 나 vs 커플 줄넘기에 한개하다 걸리고 빵터진 김남매(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하나뿐인 해변가 네움의 한가함이 나에겐 천국이다.)
앰보싱 매트타고 벌룬처럼 날아갈 기세다 / 바람과 볕이 너무 강해서 매트이불 덮고 낮잠자는 노숙 남매
뚜뚜가 입을 앙 다문채 작업에 몰두중이길래 뭐하냐 물으니 "누나가 배아파서 나으라고 편지쓰는거야" (초코과자 선물은 A4지에 야무지게 포장) 누나 생리통이라 매달 배 아플텐데. .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아래를 내려다봐야하는데 반대로 돌려서 하늘을 보는 요상한 녀석이다. / 우리 애국가에 나오는 석양의 한 장면을 그대로 복붙한 이 느낌~
두브로브니크 스르지산 전망대 앞 카페에 가려다(커피7~8천원, 코카콜라 9천원)차로 되돌아가 땅맥을(땅콩+맥주) 들고 나왔다ㅋㅋ사악한 가격에 부적응중이다.

♡ 차에서 사는 4 가족의 유랑 경로 ♡

한국 출발(22.08.19) -러시아 횡단(김기사만)-핀란드(여기부터 네 가족 다 함께)-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독일-네덜란드-다시 독일-폴란드-체코-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헝가리-루마니아-불가리아-그리스-튀르키예 -조지아-튀르키예-불가리아-북마케도니아-알바니아-몬테네그로-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크로아티아(20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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