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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구름배 Jan 12. 2023

나 팔년감수했어!

[94일 차] 차나칼레 in 튀르키예(=터키)

한 달 전부터 뚜뚜의 이빨이 흔들거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제 뚜뚜가 이빨이 휜다는 소리에 오늘이 그날이구나 싶어
우리 집 치과슨생님(김기사이자 김맥가이버)을 모시고(?) 이빨뽑기 시전을 펼쳤다.

근데 이 사이비 치과샘이 손으로 살살 뽑으려다, 뽑히지도 않고 피만 줄줄 흐르는 거다 ㅜㅜ
(뚜뚜가 어른이었으면 쌍욕했을 뻔)
"아빠 미워! 아빠 오지 마!"
"미안 미안.. 아빠가 게임시켜줄게! 조금만 더 빼보자"

이빨은 살살 빼면 안 되는 거였는데 ㅜㅜ

결국. 이빨에 실을 걸어 이마를 푹 미는
몸개그를 보인 후에야 거사가 마무리됐다.

다 뽑고 뚜뚜가 심각하게 하는 말이 가관이다.
"엄마! 나 너무 아파서 팔년감수했잖아"
(8살 뚜뚜의 의외의 말에 얼굴근육 아프게 웃었다는^^)

그리고 이 뽑은 기념으로
예스데이를(무엇이든 들어주는 날=게임+영상+간식 3종 세트) 가졌다.
예스데이가 너무 만족스러웠는지
뚜뚜 하는 말
"엄마! 내일 이빨 하나 더 뽑을까?"
ㅋㅋㅋ

한인마트에서 귀한 김치와 고추장을(고추장 해물볶음) 샀더니 서로 먹겠다고 난리다. 한국선 본체만체 하더니만ㅋ
튀르키예 국경을 넘는 순간 이슬람 특유의 아잔소리가 퍼져나오니 실감이 난다. 휴게소 문 앞에 레드카펫이(?) 있어 여배우된 듯 우아하게 걸어서 화장실에 갔다ㅋ
김기사가 손으로 뽑다가 안 뽑혀서 울고불고 난리부르스, 자포자기 상태로 눈에 초점이 흐려진 뚜뚜ㅜㅜ(결국 실로 뽑았다)
콩알같이 귀엽다고, 그동안 이빨 깨끗하게 잘 닦았다고 뚜뚜를 칭찬해줬더니 자랑스러운지 가족단톡에 올려달란다.^^
김남매의 흔한 놀이 "고양아~나한테 와줘~나한테 와줘~" 커피 한잔과 햄버거세트가 62리라(4천원)다. 이제 편하게 외식 할 용기가 생겼다.
길을 가는데 젊은 여인네 셋이 말을 걸어왔다. 한국드라마와 kpop를 좋아한다는 22살 그녀들! 한국인이 신기해서 사진찍고 싶어 다가왔단다. 나는 신종사기단인줄 알고 도망칠 뻔!

♡차에서 가족의 유랑경로♡

한국 출발 -(러시아 횡단 :김기사만)-핀란드(여기부터 다 함께)-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독일-네덜란드-다시 독일-폴란드-체코-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헝가리-루마니아-불가리아-그리스-튀르키예(오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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