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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구름배 Feb 05. 2023

하늘에 대한 예의

기레순 in  튀르키예(터키)

나는 파란 하늘과

순도 100% 흰 백 구름의

꿀조합을 애정한다.

어찌 보면 극심하게 편애하는 뇨자다.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하늘부터 쳐다보고

마음에 드는 하늘을 만나면,
무슨 큰 일 난 것처럼


"얘들아 얘들아~ 일어나 봐 오늘 하늘 장난 아니야"


하며 호들갑을 떨고, 애들은 반쯤 뜨다만 눈꺼풀로 영혼 없게 "아.. 좋다.." 해주고는 다시 고꾸라진다.

특히 황금 날씨를 만나면
엉덩이부터(?) 반응한다.
어찌할 줄 몰라 들썩들썩!


그리고는 주변 아무나 붙들고
"이런 날 안 나가는 건 범죄야! 그지? 하늘에 대한 예의 지키러 밖으로 나가자아~!" 라며 끌어낸다.

특히, 햇살을 등진 '느린 산책'을 극진하게 사랑한다.
등 뒤를 뜨듯하게 덥혀주는 봄햇살이란!
뭐 상상만 해도 황홀하다.

그런데 문제는 구름 잔뜩 낀 날이다.
이런 날은 영~산책할 맛이 안 난다.
오히려 비 오는 날을 더 좋아한다.
(비가 땅이나 차 천장에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웅크리고 있으면 자궁 안처럼 편안해진다.)

그러나
오늘은 구름 낀 하늘마저
사랑해 보기로 결심했다.

(마치 내 홍조얼굴와 한 두 개씩 피어나는 새치를 사랑하기로 결심한 것처럼!)

하늘이 흐려 보이는 건 너무 많은 구름이 있어서다. 파란 하늘은 여전히 구름 뒤에 늘 있는데 말이다.

나태주 시인과 최재천 교수님 말처럼
"자세히
그리고
오래 보아야
사랑하게 된다."

나는 오늘부터 흐린 하늘도
열심히 기다릴 것이다.


왜냐면
자세히 오래 보아야 하니까!

모사사우루스 전기총을 제작중인 뚜뚜 장인/  쏜 곳 또 쏘는 잔인무도한 뚜뚜요원
음악은 신나는 60년대 스윙재즈가 나오는데 몸짓은 얼큰한 봉산탈춤 삘!
비를 가득 머금은 너! 너를 사랑하겠다는 말이지!/ 몸뚱이 하나 들어갈 좁은 틈새에 걸터 앉아 비오는거 보면서 막걸리 한사발 하면 딱! 좋겠다.

 차에서 사는 4 가족의 유랑경로 

한국 출발(22.08.19) -러시아 횡단(김기사만)-핀란드(여기부터 네 가족 다 함께)-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독일-네덜란드-다시 독일-폴란드-체코-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헝가리-루마니아-불가리아-그리스-튀르키예(23.02.04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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