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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구름배 Feb 07. 2023

순응하는 자 vs 저항하는 자

리제 in 튀르키예/터키(현재는 조지아로 넘어옴)

나와 김기사는 7년 연애하고, 13년째 살았으니 도합 20년을 보냈다.

20년을 보내도 6개월 이상 24시간 함께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서로가 은근(?) 새롭다.


<사건 1 : 인터넷이 안될 때>

국경 넘어 유심가게가 문 닫혔을 때 하루, 이틀은 인터넷 없이 보낸다.

주변 와이파이에 아무비번 넣어보는 김기사/ 비오는 날 장화대신 양말 위에 비닐씌어 막아보는 김기사에 가족모두 빵 터짐

이럴 때 김기사 반응은

 

어떻게든 되게 하려고 발버둥 친다.

와이파이 증폭기계를 사서 멀리 위치한 곳의 와이파이를 잡는다든가, 주변에 잡히는 와이파이 비번을 랜덤으로 아무거나 마구 눌러본다든가!

(참말로 귀엽다.)


이럴 때 나의 반응은


인터넷이 안 될 때의 가족들 반응을 살핀다. 심심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가족들 반응이 그렇게 재미있다.

다 같창밖을 멍 때리거나, 광란의 댄스파티를 하거나 가족올림픽을 하자고 한다.

하지만 브런치를 못하는 건 나도 견디기 힘들다(브런 앓이 중)


<사건 2 : 킥보드 분실사건>

노르웨이에서 아끼는 전동 킥보드를(한국에서 100만 원 주고 구입) 도둑맞았었다.


그때 김기사 반응은

새것은 비싸니 노르웨이 중고앱을(우리나라로 치면 중고나라나 당근앱 같은 1:1 거래) 깔아 중고로 싸게 사려는 김기사다. 우린 일개 여행자인데 말이다.

나 같 사람은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나라면?

킥보드는 나의 손을 떠난 물건이구나 단념하고 걸어 다닐 채비를 할 것이다.


김기사는 사회적 성공에 대한 야심은 없지만 본인이 원하는 생활환경을 이루고자 애쓴다. 그래서  신경쓸 일이 많고 바쁘다.  주변사람들에게는 해결사로 불린다. 아이보고 "아빠는 어떤 사람인 거 같아?" 물으면 "아인슈타인, 슈퍼맨" 이란 답변이 첫 번째로 나오는 이유다.


불편한 세상을 편하게 바꾸는 사람은 김기사에 가깝다.

불편한 세상을 편하게 지내는 사람은 나에 가깝다.  점점 '뭘 해도 괜찮아'진다.

진심이다.

 "불편해도 괜찮아, 맛없어도 괜찮아 추워도 괜찮아, 시끄러워도 괜찮아"  


춥다고 난리 치는 김기사에게

"겨울에 추운 건 당연한 거 아닌가~오히려 따듯한 게 이상한 거 같은데~~ 그냥 추운 대로 다니자."

라고 말하면 "EBS방송 시작한다" 말하는 김기사다.


<순응하는 자와 저항하는 자>

당신은 어느 쪽인가?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한 걸까?

폭풍성장에 콧수염 난거니?(feat.초코우유)/ 비닐씌어 이발중인 뚜뚜와 이발사 귀순

<터키 지진에 대해> : 저희는 어제 국경을 통해 조지아로 안전하게 넘어왔고요. 터키에 있던 여행자의 눈으로 본 튀르키예 현지 상황은요..어느 식당에 가든 현지사람들이 지진방송 보며 안타까워하는 분위기였어요. 식당이며 거리며 매우 한산하고요..

오늘 뉴스보니 피해가 더 심각하네요ㅜㅜ

피해가 줄어드길.. 온 몸으로 빕니다.

너무 많이 안타깝네요...ㅜㅜ


 차에서 사는 4 가족의 유랑경로

한국 출발(22.08.19) -러시아 횡단(김기사만)-핀란드(여기부터 네 가족 다 함께)-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독일-네덜란드-다시 독일-폴란드-체코-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헝가리-루마니아-불가리아-그리스-튀르키예 -조지아(23.02.07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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