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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루 clou Sep 27. 2021

16화. 대리 퇴직금 50억과 또 그 놈.

다시 한번 한국식 플리바겐?

원래는 추석때 '현타' 온 이야기를 쓰려고 했었다.

그러나 클루의 본 챕터 공약(?)대로 더 재밌는 이야기를 먼저 하겠다.


'화천대유'. 왠지 이름부터 구리다. 무슨 무협지 속 인물이나 필살기 이름 같다.

거기 직원 1호인 곽대리가 고작(?) 7년 근무하고 받은 퇴직금 50억이 화제가 되고 있다.

클루는 다른 회사에서 그보다 높은 직급에 10년 가까이 근무하고 있으면서 가늠해보는 퇴직금이 4천만원쯤 되나 안되나 생각씨름중이다. 사실, 확정도 안된 것에 별 관심은 없다.     

아무튼 월급 200~300 정도 직장인이 7년 근무하고 근로기준법대로(?) 퇴직금을 받는다면, 많이 쳐줘봐야 3,000 안쪽일게다.


본 챕터 7화. <한국식 플리바겐>에서 언급했던 친구가 반갑게 다시 돌아왔다. <7화. 한국식 플리바겐> 참조.

'우리나라 참 재밌는 나라'라는 촌평으로 클루의 선택을 받았던 <고등래퍼> 출신 노군 말이다. 이젠 정감어린 표현으로 '또그놈'이라고 해야겠다. 이번에 밝혀진 또그놈의 혐의로는 무면허운전, 음주측정불응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다. 이럴때 쓰는 표현이다. 참~ 가지가지 한다. 게다가 예전 음주운전 사고로 여전히 집행유예 중이시다. 지난번 폭행 사건은 불기소 처분 되었지만, 이번엔 과연 어떨까.   

일단 경찰은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인 추석 연휴인 점을 감안하여, 간단히 조사후 일단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한다. 엥?


두 케이스 모두 아버지가 정치인이자, 유명인이다. 그러나 클루가 보는 두 케이스의 관점은 완전히 다르다.

우선 전자는 그러고보니, 조국 저격수 곽상도 의원이 아니었던가. 최근까지도 조 전 장관의 자녀들 가방끈을 기어코 줄이기 위해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각고의 노력을 쏟아붓던 곽의원. 클루는 이 양반이 입시비리에 관해서 만큼은 정말 판관 포청천과 같구나 생각했다. 그로 인해 인지도를 올린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다 난데없이 감히 국회의원님의 아들께서 '화천대유'라는 듣도보도 못한 회사에 다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나서는 조국 사태처럼 '내로남불'이라는 단어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그리고는 이내 '퇴직금 50억' 잭팟을 펑하고 터뜨렸다.

내 아들은 적어도 입시비리가 아니니까 나는 입시비리를 파헤칠 자격이 있다고 여겼을까. 사실상 사회 경험 없는 20대 중반 아들 녀석을 듣도보도 못한 무림(?) 회사에 꽂아넣고, 그것도 모자라 50억 (아니, 세후 28억이 통장에 찍혔다고 한다. 풉.)을 한방에 땡겼는데, 그건 국회의원으로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걸까. 곽의원이 조국의 자녀들을 파헤칠 때, 문준용에 시비걸 때, 늘 그 아버지들을 걸고 넘어졌는데, 본인은 정작 어떤 해명을 할지 난 정말 몹시 궁금하다. 설마 탈당으로 진짜 끝? 아들도 다 큰 성인인데, 아들이 그렇게 받은것까진 모른다고 하기에도 변명이 궁핍한게, 결혼도 안한 아들이 28억 정도 수입이 찍혀도 눈하나 깜짝 안할려면 적어도 그 부모의 재산이 1,000억 이상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 아들. 그동안 고생했구나. 퇴직금 정도는 너 용돈으로 쓰거라.'

흠.. 그래도 수십억 단위를 모른체 하기엔 쉽지 않을 것 같긴 하다. 칼끝은 뭣모르고 수십억 받은 아들이 아니라, 바로 곽의원을 향해 있다.


이 지점에서 이상한 현상이 발생한다. 국정농단 때 우린 정유라에 분노했다. 그리고 조국사태가 터졌을땐 그래도 정유라는 양호하다고 했다, 금메달까지 땄다고. 확실히 그깟 학력이나 전문직 타이틀보다 돈이 더 좋긴 한가부다. 이젠 조 전 장관과 정교수의 눈물 겨운 노력들이 양호해 보일 지경이다. 거 참..


후자인 장제원 의원은 나름 윤캠프 총괄실장으로 자기 역할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옛적 인연(?)도 있는 홍준표 의원한테 가는게 도리가 아닌가 싶었는데, 뭐 정치판이 다 그런가부지. <7화. 한국식 플리바겐> 참조.

어쨌든 장의원 본인이 또그놈 사건 관련하여 총괄실장 사의 표명을 했고, 반려가 됐고, 이젠 국민청원 게시판에 국회의원직 박탈해달라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국회의원으로서 이번 아들과 관련된 사건에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아버지로서 참담한 심정이지만 사법당국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해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는데,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마치 결기에 찬듯 비장하게 해서 웃음이 나온다. 그럼 그동안에는 어떤 조그마한 영향력이라도 행사했다는 건지, 사법당국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를 안했다는 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장의원이 총괄실장직을 사퇴하든, 의원직을 사퇴하든 그건 오롯이 장의원 자신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그놈의 음주운전, 운전자 바꿔치기, 무면허운전, 음주측정 불응 및 공무집행방해에 이르는 일련의 모든 행위는 미성년자도 아닌 또그놈 자신의 범죄행위이지, 아버지인 장의원이 교육했다거나 사주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하여 자격을 강제로 박탈하는 것은 연좌제이기 때문이다.

흠.. 그래도 이미지 반전을 위해서는 아버지 스스로 아들을 구속수사 해달라고 하는게 나을 것 같긴 하다.

또그놈은 그냥 헐리웃 망나니 이미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 같으니.


신물이 난다고 해야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다. 정치인들, 정치판이 그야말로 영화 <아수라>처럼, 개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여야 경선 유력 후보들에 낙인 찍힌 의혹들과 사실들 수십가지를 열거하면 진짜 가관이다.

영화 <살인의 추억> 속 송강호 배우의 대사 비슷하게 '여기가 정말 범죄의 왕국'인지 이단 옆차기 한번 날리고 싶다. 어떤 내용을 어떻게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도 혼란스럽고, 투표 자체를 해야 하는 건지도 회의적인 생각이 가끔씩 든다.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이 그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의 악수에서 호기롭게 웃으며 놓아주지 않던 그 장면이 생각난다. 시작이 참 멋지다고 생각한 마크롱은 친기업적이면서도 복지면에서는 좌파적인 입장을 취하여 중도를 자처했고, 스스로 정당을 창당하여 기존 거대 세력인 극우파 상대 후보를 압도적으로 제치고 프랑스 제5공화국 8번째 대통령에 최연소로 당선됐다. 완전히 새로운 인물에 기대를 건 것처럼 보였지만, 프랑스 국민들의 선택이 최선이었다기보다는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했다는 비판도 많다. 왠지 균형감을 이루고 있을것만 같은 그런 중도를 표방해도 그만큼 완벽한 정치와 정치인을 만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럼 우리도 이번 대선판에서 결국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아예 새로운 인물에 모험을 걸만큼 준비가 되어 있을까.


젊은 세대를 주목해야 한다. 젊은 세대는 단순히 이념만으로 표를 던지진 않는다. 위 두 사례에 그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클루 역시 분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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