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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oudocloud Nov 14. 2018

방앗간 미식회, 그 두 번째 | 유기농 한우와 참기름

서울거닐다 | 참기름의 색다른 맛의 경험 @181112, 연남방앗간

어느덧 한 달이 흘렀다. 연남방앗간 이호진 매니저로부터 반가운 메시지가 하나 왔다.  


드디어 소고기 굽는 날이 돌아옵니다.


방앗간 미식회는 11월부터 연남방앗간 그리고 좋은 식문화에 기여하는 창작자 혹은 브랜드와 공동 호스트가 되어 함께 진행한다. 11월의 공동 호스트는 저지방 친환경 축산물을 시장을 만들어가는 네이처오다의 변동훈 대표님이다. 네이처오다는 농식품 분야에서 사회혁신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친환경제품을 판매하는 회사로, '안티마블링'을 모토로 저지방 친환경 축산물 시장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앗간 미식회에서는 한국의 축산방식과 쌀 소비에 대한 이슈를 나누고, 주메뉴 안티마블링 유기농한우 구이와 참기름을 곁들여 함께 제대로 즐겨 보기로 했다.  


한 달 사이에 부쩍 쌀쌀해진 연남동 경의선숲길 공원을 지나 자연스럽게 7시쯤 도착했다. 이번에도 열혈 바룬티어 두 분이 일찍 오셔서 에피타이저 세팅에 수고해주고 계셨다. 

멤버가 살짝 바뀌었지만, 역시나 든든한 헬퍼 두 분!


10월 방앗간 미식회보다 2배 정도로 인원이 늘어 2층 '누군가의 작업실'에서 1층 라운지로 장소를 옮겻다. 

규모가 커져서 일층에 테이블 세팅을 했다.


고기 구울 준비를 마치고, 고기냄새 제거를 위해 선풍기 세팅도 완료



_한우와 등급의 모든 것 by 네이처오다 변동훈 대표님 특강


소고기 등급제는 어떤 배경에서 시작되었을까요? 

재배된 옥수수 많이 남게 되어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우선은 사람들이 먹어서 없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남아 있어 콘시럽(액상과당) 만들고, 다음에는 버번위스키 만들었다. 

그러다가 동물들에게 사료를 주어서 수량을 소진하기 시작했다. 옥수수를 배불리 먹은 소들이 살이 찌게 되고, 이를 보상하고자 등급제를 지방의 양을 가지고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등급제가 시작되었다. 미국에서 처음 만든 등급제는 일본으로 넘어가 15개 단계, 1970-80년대부터 연구를 시작한 한국은 1995년부터 등급제 제정(1-3등급)하여 시행하고 있다. 1997년 1+등급이 추가되었고, 2004년 1++등급이 새로이 생겨나 2018년 현재 소고기 등급제는 5개의 등급으로 분류된다.  


통상 도축은 두 가지 방법을 쓰는데, 전기봉으로 이마 때리기와 이산화탄소를 뿜어내 질식사 시키는 방법이 있는데, 비용상의 문제로 전자를 주로 사용한다. 도축하고 난 뒤, 지방의 양을 기준으로 등급을 판명하는데, 이는 매우 과학적이다. 축산물 품질 평가원에서 나와 등급기준이 표시된 종이판을 소고기 실물에 대어 지방의 양으로 판명한다. 소가 어떤 환경에서 무엇을 먹고 자랐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지방의 양으로 판명된다.  

(참고로 1++등급이 1kg당 대략 17000원으로 판매된다.) 


소고기 등급 판정 기준표, 자료 : 축산물 품질평가원


이번에 가져온 소고기는 3등급이에요.


위에서 알아본 것과 같이 소고기의 등급은 오로지 지방의 양으로 판정된다. 안티마블링을 이야기하는 네이처오다에서 준비하신 소고기는 유기농 한우이다. 유기농 한우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소 한 마리당 200평의 초지가 있어야 하고, 우사도 한 마리당 3.3평 이상의 공간이 주어져야 한다. 옛날 방식으로 건초를 스팀에 쪄서 여물로 만들어 먹이며, 고급 짚단을 사육장에도 설치되어야한다. 사료 또한 유기농이기 때문에 보통 사료 값의 2배정도이라고 한다. 좋은 환경에서 자란 소는 18~22개월 되었을 때 도축된다. 


네이처오다에서 판매하고 있는 유기농 한우 3등급(진공포장)을 들고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계신 변동훈 대표


_소고기 맛있게 먹는 법 TIP


포장은 꼭 진공으로 해달라고 이야기하라. 소고기는 도축하고 바로 신선한 고기를 먹는게 맛있는 것이 아니다. 무조건 숙성시켜라! 숙성에는 웨잇 에이징과 드라이에이징이 있는데, 후자의 경우 고급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방법으로, 정육점에서 고기를 살 때 진공 포장을 하면 웨잇 에이징 방식으로 숙성이 가능하다. 가능한한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김치냉장고 깊숙이 한 달정도 넣어 두었다가 먹으라! 


소고기는 무조건 숙성시켜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숙성된 고기를 먹을 때가 되면, 진공포장된 고기를 꺼내 약 5분정도 두었다가 굽도록 한다. 

참고로, 고기는 본래 검붉은 색이다. 우리가 흔히 선홍색으로 알고 있는 이유는 산소를 만나게 되면 마이오글로빈을 통해 색이 변하기 때문이다. 자아~ 이제 맛있게 먹을 차례만 남았다. 


1주일 숙성된 검붉은 빛의 유기농 한우, 이제 굽습니다. 참가자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오늘의 메뉴 구성 

_식전. 달칩 (토핑 : 크림치즈, 감귤쨈, 땡귤쨈)

_메인. 유기농 한우(3등급) with 소금, 참기름, 버터 



_식전 | Appetizer : 달칩 on 크림치즈 & 감귤잼 or 땡귤잼

베이스는 네이처오다에서 유기농 쌀을 이용해서 개발하신 달칩(MOON CHIP)!
크림치즈를 올리고 감귤쨈과 땡귤쨈을 각각 토핑했다. 
달칩은 그야말로 한번 손이 가면 쉬지 않고 손이 가는 중독성이 강하다. 맛있다. 


_메인 | Dish : 유기농 한우 (3등급, 네이처 오다) 

유기농 한우 x 3등급 조합은 다소 생소했다. 그러나 환상적인 맛! 안티마블링을 외치며 좋은 환경에서 자란 한우를 공급받아 판매하시는 네이처오다 변동훈 대표님의 꿀팁을 듣고 먹은 소고기는 더욱 꿀맛!
4단계에 걸쳐 맛을 비교해 보았다. 
1단계 : 호주산 소고기와의 비교 
2단계 : 유기농 한우 구이 (+소금 + 참기름)
3단계 : 유기농 한우 x 소금구이 (+소금 + 참기름) 
4단계 : 유기농 한우 x 버터구이 (+소금 + 참기름)


비교대상, 호주산 소고기 등판! 특수 부위가 아니라 맛이 많이 차이날 수 밖에 없지만, 분명 깊이가 달랐다. 


연남참기름도 빠짐없이 준비되었다. 


무르익고 있는 방앗간 미식회, 참가자들이 어느새 화기애애하게 이야기 꽃을 피우며 고기를 나누고 있다.


_기념품 | Present : 유기농쌀로 만든 과자 '달칩' + 참깨 조청으로 만든 카라멜 '당당'

남은 유기농 쌀로 만든 달칩과 참기름을 짜고 남은 참깨와 조청으로 만든 캬라멜 당당에게 기념품으로 하나씩 나눠주셨다. 


친환경 유기농 한우는 물론이요, 소고기 구입과 보관에 대한 꿀팁 뿐만 아니라, 맛있는 간식 선물까지!! 정말 풍성하고 집중도 있는 2시간이었다. 마블링이 많은 고기를 먹을 때에 살살 녹는다고 표현한다면, 저지방 한우는 식감도 풍성하고 지방이 적당(?)해서 느끼하지 않아 그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소고기 등급제에 대한 사실을 통해 충격도 받았다. 제대로 알고 식품을 선택하는 눈을 기를 수 있는 시간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행복한 시간을 뒤로 하고 다음 방앗간 미식회를 기대하며 일상으로 향했다.¶



_호스트 | Host : 네이처오다 변동훈 대표

변동훈 대표 : '안티마블링'을 모토로 하는 친환경 축산물과 농식품을 판매하는 네이처오다의 대표, 서울 토박이이나 현재 충남 아산에서 농부지으며 유기농 쌀을 재배 판매하고, 소고기의 등급판정 기준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며 3등급이지만 좋은 환경에서 자란 유기농 한우의 확산을 위해 노력하시고 있다.


_호스트 | Host : 연남방앗간 이호진 매니저, 이희준 디렉터  

이호진 매니저 : 방앗간 미식회 메인 호스트이자 연남방앗간의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전에는 방물단으로 영등포 달시장을 비롯한 다양한 기획작업들을 해왔고, 어반플레이로 옮겨와 연남방앗간의 운영관리부터 콘텐츠들이 잘 자리잡도록 하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


이희준 디렉터 : 전통시장 도슨트, 참기름 소뮬리에로 활약하며 사라져 가는 전통시장을 아카이빙한 '전통시장 두근두근'이라는 책을 집필했다. 진지하고 깊은 연구를 통해 영조임금 시대의 참기름을 되살리는 데에 열중하고 있으며, 어반플레이 콘텐츠 디렉터로써 로컬콘텐츠들의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  방앗간 미식회 1회 - 육회와 참기름 


(커버 사진 : 네이처오다 변동훈 대표님이 구워주신 유기농 한우 구이, @181112, cloudocloud)


cloudocloud ⓒ 2018

written by 최성우 | cloud.o.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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