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루틴을 따라 해 봤다.

6월 4일 식단&운동&체중 변화

by 비단구름

◉ 확실하게 빠지고 오래 유지하는 루틴 다이어트

6월 첫째 주(6월 1일~6월 8일) 체중 변화:

67.3kg ---> 66.9kg (0.4kg 감량)

다이어트 시작부터 체중 변화(5월 2일~6월 8일):

69.5kg----> 66.9kg (2.6kg 감량)

※ 6월 30일까지 감량 목표: -3.2kg(순항중!)





◩ 6월 4일 화요일


아침:

삶은 계란,

삶은 감자,

우유+요거트


점심:

밥과 반찬(불고기 등),

참외

*불고기, 치즈 계란말이, 고추장아찌 무침, 참외


간식:

월드콘


저녁(18시 이후):

안 먹음


*월드콘 칼로리: 270kcal/1개(160ml)



삶은 계란, 삶은 감자, 우유+요거트


불고기, 치즈 계란말이, 고추장아찌 무침, 참외






운동 1. 도보 30분

운동 2. 스트레칭






아침 공복 체중.. 67.1kg



"엄마, 아이스크림 사갈까?"

금비가 집에 들어오면서 아이스크림을 사 왔다. 이거 하나 정도는 먹어도 되잖아?

평소에 비해 점심을 소식했다. 점심 생각이 없었지만 저녁 금식을 생각하며 조금 먹어두었다. 식욕이 몹시 저하되는 기간은 한 달 중 고작 이삼일. 이 기간엔 식욕이 잠잠해지는 것을 넘어 음식을 봐도 감흥이 덜하다.


◉ 무라카미 하루키 루틴을 따라 해 봤다.


루틴 형 인간인 아빠를 보고 자란 덕분에 나는 루틴 형 인간이라면 질색하기보다는 루틴 형 인간을 애잔해 하면서도 친근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친근감을 넘어서, 무언가를, 그게 무엇이든 간에, 아주 작고 소소한 습관이라도 꾸준히 해내고 있는 인간들을 보면 경외하는 마음이 든다. 특히 일정한 시간에 반드시 그 일을 하는 완벽한 루틴 형 인간들을 보면 저절로 공손해진다.

루틴 형 인간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사람은 무라카미 하루키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재능보다 규칙과 단련을 믿는다.”라는 과연 루틴 형 인간다운 어록을 남겨 재능 없는 나 같은 인간들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게 만들어버리면서도 한편으론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하면 나도 무라카미 하루카처럼 될지도 몰라, 희망을 버리지도 않게 만들어버렸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무라카미 하루키처럼은 아니더라도 글을 쓰는 습관을 잡고, 글을 쓰는데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한 번쯤 따라 해 볼까, 하며 도전해 볼 만큼 무라카미 하루키 루틴은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유명한데, 개인적으로는 글을 쓰는 사람뿐만 아니라 프리랜서, 자영업, 예술인, 취미활동하는 사람까지, 모든 직업군에게 좋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따라 해보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는 무라카미 하루키 루틴.

따라 할 테면 따라 해 봐.

따라 하기만 하면 정말 누구라도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한 획을 그을지도 모르는 무라카미 하루키 루틴.


◎ 따라 할 테면 따라 해 보라는 무라카미 하루키 루틴


1.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5-6시간 동안 원고지 20매 분량(4천 자 정도)의 글을 쓴다.

글이 잘 써진다고 더 쓰지 않고,

잘 써지지 않는다고 덜 쓰지 않는다.

매일 정해진 대로 20매 분량(막상 해보면 매일 꼬박꼬박 4천 자의 글을 쓰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의 글을 쓴다.


2. 점심 식사


3. 오후엔 10km 달리기 또는 수영을 한다.


4. 저녁엔 독서와 음악 감상을 한다.


5. 9시에 취침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루틴을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지속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산업혁명 시대 런던 공장의 로봇 같은 루틴 형 인간 아빠의 자식인 나도 무라카미 하루키 루틴을 따라 해 봤다. 새벽 4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눈을 떠 봤다. 일어나 물을 마시고 책상에도 앉아 봤으나 잠이 깨지 않아 결국 다시 침대로 돌아갔다. 4시 기상은 실패였다.


루틴 형 인간의 유전자답게 새벽 5시 기상을 일 년 정도 유지해 봤다. 고요한 이른 아침, 혼자 거실에 앉아 있는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하루는 24시간인데 시간을 더 번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하루가 길었으나 길어진 하루에 부작용이 찾아왔다. 오후 3시부터 졸리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나는 식구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9시 취침은 내 일상에선 무리였다.


5시에 일어나 오전 내내 5-6시간씩 글을 쓰는 것도 무리가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에겐 우렁 각시가 있지만 나에겐 우렁 각시가 없었다. 빨래도 내가, 장 보는 것도 내가, 아침밥 차리는 것도 내가, 저녁밥 차리는 것도 내가, 청소도 내가, 설거지도 내가 집안일은 전적으로 도맡아 하는 내가 우리 집의 우렁 각시였다.


무라카미 하루키 루틴을 따라도 해보고, 실패도 해보고, 노려보기도 하다가, 무라카미 하루키 루틴에서 중요한 것은 새벽 4시에 일어나고 몇 시간 동안 글을 쓰는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일정한 시간에 글을 쓰고, 일정한 분량의 글을 쓰는 것, 너무 무리하지 않는다는 점, 시간을 분절해 놓은 것 같이 빡빡해 보이지만 마라톤을 달리는 것처럼 삶을 길게 보고 개인의 컨디션을 조절하는 여유로운 루틴이라는 점이었다.


개인의 처지가 모두 다르다 보니 무작정 무라카미 하루키 루틴을 따라 하려다가는 좌절감과 열패감만 경험할 수 있는데 이런 주객이 전도된 희한한 상황은 정작 무라카미 하루키도 원치 않을 것 같다.


개인에게 맞는 루틴을 찾아 꾸준히 하면 누구라도 무라카미 하루키가 될 수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루틴이 유명한 이유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대단하다고 여겨지는 까닭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새벽 4시에 일어나고, 5-6시간씩 글을 쓰기 때문이 아니라, 단 하루도 지치지 않고 매일, 꾸준히, 하고 있어서이다. 심지어 위대한 작가가 된 이후에도.



◎ 결국 6시 20분에 일어나는 최적의 루틴을 찾았다.


6시 20분: 기상. 케이 아침 준비

6시 50분: 동네 산책 20-30분

7시 30분: 금비, 효자 아들, 나, 아침 식사

아침 방송 보며 모닝 스트레칭

9시: 볼일

11시 30분: 점심 준비 및 점심 식사

설거지, 청소

14시 30분: 운동, 장보기

17시: 효자 아들 저녁 챙기기

18시~: 한 명씩 집으로 돌아오는 식구들을 맞아주기,

저녁 차려주기,

집안일 마무리

식구들과 놀기

22시-23시: (식구들이 들어오는 대로 귀가 확인하고) 취침



루틴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책임감이고, 나에 대한 책임감이고, 내 주변 사람들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이면 비몽사몽일지언정 출근하는 케이를 존경하고, 공장의 기계부품처럼 일했던 아빠를 존경하고, 집안일을 도맡아 했던 엄마를 존경하고, 버스 기사님을 존경하고, 아침마다 단지를 쓰시는 경비님들을 존경하고, 11시가 되면 오픈하는 단골 식당 사장님을 존경하고, 시간 맞춰 운동 가는 루틴 형 인간들을 존경할 수밖에 없다.


나도 모르게 형성된 무의식적인 행동인 습관과 다르게 루틴은 의식적으로 해야 하는 행동이다. ‘의식적으로’라는 것은 루틴을 완성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타고난 루틴 형 사람에겐 어려울 것이 없겠지만 자꾸 미루고, 계획쯤이야 언제든 사정이 생기면 무를 수 있는 불규칙한 성향이 있다고 생각되면, 처음 루틴을 시도할 땐 들쑥날쑥하게 행동하기보단 특정 시간이 되면 몸이 자동 반응하도록 일정한 시간에 특정 행동을 꾸준히 행하는 것이 루틴을 완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너무 복잡하고, 도달하기 어려운 루틴이 아니어도 약간의 루틴은 시도해 볼 만하다. 자고 일어나서 물 한잔 마시기, 일어나자마자 팔을 쭉 뻗어 기지개 펴기, 5분이라도 명상하기, 10분이라도 동네 산책하기, 해 질 녘이 되면 노을 바라보며 감탄하기와 같은 사소한 루틴이라도 좋다.


아주 작은 루틴이라도 나를 긍정으로 안내하는 나를 위한 의식적인 습관은 나는 누구이고, 나는 지금 어디 서 있고, 길을 잃은 것 같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을 때,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이 작은 루틴이 길을 잃고 방향을 잃은 나를 길로 인도하는 화살표가 되어줄 것이다. 심지어 이 세상에 나 혼자인 거 같을 때 루틴은 나를 외롭지 않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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