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단구름 Jul 04. 2024

대학 가면 저절로 살 빠진다더니.

6월 12일 식단&운동&체중 변화

확실하게 빠지고 오래 유지하는 루틴 다이어트

6월 둘째 주(69~615) 체중 변화:

66.7kg ---> 67kg (0.3kg 증가)     

다이어트 시작부터 체중 변화(52~615):

69.5kg----> 67kg (2.5kg 감량)

630일까지 감량 목표: -3.2kg(순항 중!)          







612일 수요일


아침:

닭죽,

콩물 1컵,

카누 바닐라 라테


점심:

밥과 반찬(고구마순 돼지고기볶음)

*고구마순 돼지고기볶음, 콩자반, 무말랭이, 고추장아찌 무침, 우엉 연근조림


간식:

베트남 커피


저녁(18시 이후):

밥과 반찬(미역국, 새우튀김, 비엔나소시지)


*카누 바닐라 라테 칼로리: 85kcal/1(17.3g)



닭죽, 콩물 1컵


고구마순 돼지고기볶음, 콩자반, 무말랭이, 고추장아찌 무침, 우엉 연근조림






운동 1. 도보 60

운동 2. 모닝 스트레칭







아침 공복 체중.. 66.3kg          





◉ 대학 가면 저절로 살 빠진다더니.     


한때 아빠가 나를 보면 꽃돼지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꽃돼지라고 부르면서도 “그래도 뚱뚱한 것치고는 우리 딸 예쁘다.”라고는 하시며 마지막 자존감을 지켜주시긴 했다.


이상하리만큼 물만 마셔도 물마저 살이 되던 시절이 있었다. 아빠는 뚱뚱하다고 놀렸지만 그때 몸무게는 고작 62-63kg, 지금보다도 덜 나갔다.


복스러웁게 생긴 것을 좋아하는 어른들과 다르게 날씬한 체형을 선호하시는 호리호리한 아빠. 부지런하고 바지런하고 깔끔한 성격 탓에 살찔 일이 없는 단단한 생활 근육형의 호리호리한 아빠와 거대한 아빠에 가려져 있지만 알고 보면 아빠만큼 부지런하고 바지런한 루틴 형 인간 엄마가 꾸린 부지런하고 깔끔, 깔끔, 깔끔한 가정에 목적 없이 나태한 인간이 태어났다. 부모, 형제 모두 호리호리한 집안에 돌연변이같이 많이 먹고, 먹는 대로 살이 찌는 장군감 같은 자식이 태어났는데 그 인간은 바로 나다.


그래서 이 유전자가 어디서 왔나 관찰해 봤더니 아무리 찾아봐도 외가 쪽에서는 통통한 사람 구경도 못해봤어. 어디서 왔나 봤더니 아빠가 추종해마지않는 고모. 체격이 좀 있으시지만 몹시 미인형인 고모의 막내딸이냐는 말을 고모 집 갈 때마다 듣던 나. 그러니까 나는 돌연변이가 아니라 집안의 까르마 대로 태어난 자식인 거였다.


태어나서부터 줄곧 건장한 체격은 아니었다. 이차성징 이후 얼굴형을 비롯해 신체의 모든 골격이 다른 사람이 되는 수준으로 파격적으로 바뀌었다. 고등학교 들어갈 무렵부턴 체질도 바뀌었는지 물만 마셔도 급격하게 살이 올랐는데 식욕도 폭발해서 라면은 당당히 두 개씩 끓여 먹고선 나태한 인간답게 잠도 충분히 잤다.


두 개 끓인 라면 국물에 밥 말아 먹으면서도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가지고 “살찌면 안 되는데.” 입버릇처럼 말하는 많이 통통한 나에게 티 안 나게 일 잘하는 호리호리한 만년 과장 같은 엄마는 대학교 들어가면 살이 쏙 빠진다며 야식으로 고구마튀김을 해주시곤 했다.


나태한 인간답게 나는 정말 대학만 가면 아무것도 안 해도 살이 쪽 빠지는 줄 알았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느 엄마가 딸이 돼지가 되라고 고사를 지내는 것도 아니고, 이미 꽃돼지가 된 딸에게 간식으로 고구마를 튀겨주고 눈만 마주치면 “먹어, 먹어,” 한단 말인가?


대학교 들어가면 저절로 살 빠지기는. 엄마 말과 달리 대학생이 되었는데 살은 단 1kg도 빠지지 않았다. 1학년이 지날 동안에도 살은 단 1킬로그램도 빠지지 않았다. 엄마, 대학 들어가면 살 빠진다며? 예뻐진다며?


“대학 들어가면 살 빠진다‘는 말은 대학 들어가서 멋지고 근사한 사람들을 보면 자극과 충격을 받아서 스스로 살을 빼게 될 거라는, 그래서 결국에는 살이 빠진다는 말이었던 것 같다, 고 결과론적으로 엄마는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고 지금 와서 생각한다.


2024년 5월 2일 목요일에 갑자기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처럼, 대학교 수업을 들으러 가던 어느 날, 또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나오던 어느 좋은 날, 문득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다지게 된다.      


◎ 다이어트 동기는?

- 바지 때문.     


대학교에 가니 예쁘고 날씬하고 근사한 사람들이 많았다. 한껏 꾸밀 줄 아는 3학년, 4학년 언니들은 청춘 드라마의 물오른 주인공들처럼 아름다웠다. 미팅을 하거나 돌아다니면서 마주치게 되는 아름다운 얼굴들. 캠퍼스의 젊음은 근사하다는 말이 아쉬울 정도로 귀했다. 하지만 예쁘고 멋진 사람들을 보면서도 다이어트하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것은 순전히 바지 때문이었다. 20대 여성의 옷은 티셔츠는 손바닥만 하게, 바지는 두 손바닥만 하게 나온다. 옷걸이에 걸려있을 땐 야들야들하게 맵시 났던 바지는 내가 입어보면 허벅지가 터질 것 같았다.


마네킹이 입고 있을 땐 너무 예쁜 바지였는데 내가 입으면 사이즈가 맞지 않는 바지를 걸치고선 ‘옷 가게 거울은 실물보다 날씬해 보인다던데?’ 고개를 갸웃하며 굵은 허벅지가 부각된 거울 속의 튼실한 나를 보고선 고개를 절레절레하다 조심스럽게 바지를 벗어 점원에게 돌려주며 “죄송해요.”라고 하곤 가게를 나오곤 했다. 몇 차례 그런 일이 반복되고선 마침내 다이어트를 결심한다. 쭉 증가만 하던 체중의 증가세를 멈추겠다고 단호하게 결심한 생애 첫 번째 다이어트였다.  

이전 07화 내 라베는 4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