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인지
아마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할 것이다. 인간은 몸과 마음을 지닌 존재이니 몸과 마음 둘 다 행복할 때 행복하지 않을까? 몸이 행복하려면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 지나친 노동을 피하고 적절한 여유를 가지며,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서이다. 행복을 위한 몸의 조건은 그렇다 치고, 마음이 행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마음이 행복하려면 적어도 자신이 자기를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우리 가운데 자기를 사랑하는 이는 얼마나 있을까? 그리고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 중에, 혹시 자기 사랑과 이기심을 혼동하고 있는 이는 있지 않을까? 지금부터 자기 사랑과 이기심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자기 사랑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살펴본다.
자기 사랑과 이기심
이기심은 도덕 윤리적 관점에서 비난받는 마음이다. 왜냐하면, 오직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기심은 자기 자신을 위한다는 점에서 자기를 사랑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기적인 이들이 어느 정도 행복한 것도 사실이다. 이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행복의 아주 작은 부분이다. 왜냐하면, 이기심은 ‘가치 인지 발달이 덜 된 성숙하지 못한 마음’이기 때문이다.
가치 인지 발달이 덜 된 미성숙한 마음인 이기심은 자신만을 본다. 그리고 이기심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타자와 자연환경을 도구와 물질의 관점으로만 본다. 그렇기에 타인에게 받은 배려에 대해서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고 당연하게 생각한다. 이기심은 자신의 감정만을 중요시하고, 타인의 슬픔에 대해 공감하지 못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기심은 나름대로 행복한 면을 지닌듯하다.
이기심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자신이다
그런데 이기심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자신이다. 왜냐하면, 이기심은 인지 능력이 떨어지기에 자기 내면조차도 일부분만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기심이 지배하는 마음속에는 소외된 존재가 있다. 이기심은 자신의 어두운 면, 결핍, 상처, 부족한 점을 바라보지 못한다. 그렇기에 이기심의 마음은 늘 불안정하며, 일부 욕구와 감정에만 골몰한다.
그렇다면 자기 사랑은 이기심과 어떻게 다를까? 자기 사랑은 이기심과 달리 자신의 마음 전부를 바라본다. 자신의 마음 전부를 바라보기에, 자신의 어두운 면, 결핍, 상처, 부족한 점 등을 수용하고 돌볼 수 있다. 그리고 타자를 자신과 같은 존재로 바라보며, 자연환경을 단순한 물질로 여기지 않고, 감사함의 눈으로 바라본다. 이처럼 자기 사랑은 가치 인지가 발달된 성숙한 마음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는 자기 인지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는 마음속의 다양한 감정, 욕구, 생각, 양심을, 마음속의 소외된 혹은 억압된 감정, 욕구, 생각, 양심을 인지할 수 있을 때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자기 인지 능력을 바탕으로 자기를 돌보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런데 자기를 돌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돌봄’이라는 낱말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돌봄의 ‘봄’은 관찰을 의미한다. 그 관찰은 몸의 눈만이 아니라 마음의 눈도 포함한다. 왜냐하면, 돌봄의 ‘돌’이라는 글자가 크게 두 가지 뜻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하나는 대상의 주변을 돌면서 볼 때, 몸의 눈이 작용하는 공간적 관찰을 의미하며, 또 하나는 대상과 관련된 과거 일을 돌이켜 볼 때, 마음의 눈이 작용하는 시간적 관찰을 의미한다. 이처럼 돌봄은 대상을 시공간적으로 몸과 마음의 눈을 다 동원하여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돌봄의 가장 대표적 사례인 어머니가 어린 아기를 돌보는 경우를 살펴보자. 아기는 말을 못 하기에 엄마는 세심하게 아기를 돌본다. 아기가 즐거운지, 슬픈지, 불편한지, 배가 고픈지, 아픈지를 늘 살핀다. 그리고 아기가 무엇을 언제 얼마나 먹었는지를 기억한다. 만약 건강하던 아기가 갑자기 아플 경우, 엄마는 아기가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환경에 있었는지를 돌이켜 본다. 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머니는 공간적 관점과 시간적 관점에서 아기와 관련된 모든 요소를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신의 마음에 이러한 돌봄이 적용될 때 자기 돌봄이 된다. 그리고 자기 돌봄의 대상은 자기 마음만이 아니라 몸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즉 몸의 미세한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 무리하지 않을 수 있으며 몸을 돌볼 수 있다. 이처럼 자기 돌봄은 자기 사랑의 구체적 모습이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가치 인지 발달을 통해 자기 인지 능력과 자기 돌봄 능력을 기를 때만이 자기 사랑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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