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인지
훌륭한 리더와 훌륭한 부모가 가진 공통점 중 하나는 바로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는 능력이다. 직장에서 리더가 후배 직원의 잘못을 꾸짖을 때 비판과 비난은 구분되어야 한다. 부모가 자식을 꾸짖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 구분 능력은 다른 말로 인지 능력이다. 비판과 비난은 분명히 다른데, 왜 우리는 종종 비판과 비난을 섞어 말할까?
우리는 어릴 적 뭔가 잘못했을 때 꾸지람을 들으면서 비판과 비난을 함께 배웠다. 두 개의 낱말은 비빔밥처럼 섞여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이렇게 자란 아이가 성인이 되면 누군가가 잘못했을 때 똑같이 비판과 비난을 섞어서 말하게 된다. 이는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는 인지 능력이 발달되지 못한 상태가 대물림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왜 비판과 비난은 구분되어야 할까? 먼저 사전에 나온 두 낱말의 정의를 살펴보자.
비판 : 현상이나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밝히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함.
비난 : 남의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
비판은 이성적 가치 판단이라면, 비난은 감성(감정과 욕구)의 작용이라 할 수 있다.
비판은 이성적 정보를 담고 있으며, 비난은 화라는 감정을 담고 있다.
비판의 말과 비난의 말이 달리기 시합을 하면 어느 쪽이 빠를까?
비판의 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비난의 말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비난의 말은 상대의 마음에 두려움이나 화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듣는 이의 감성이 불안정해지면 비판이 담고 있는 이성적 정보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따라서 누군가를 진정으로 돕고 싶다면 비판과 비난은 구분되어야 한다.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는 능력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자기 자신에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구분 능력은 명상할 때 혹은 자기성찰 과정에서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바라보는 관찰 태도로 작용한다. 따라서 구분 능력이 부족하면 명상과 자기 성찰은 자기 비판적 태도가 아닌 자기 비난적 태도로 작용하기 쉽다. 그렇게 되면 명상과 자기 성찰은 자기 존중 및 자기 사랑과는 멀어지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참고 : 관찰 태도는 왜 중요한가?
https://brunch.co.kr/@cloudwaveccxy/81
많은 이들이 ‘욕구’라는 낱말을 왠지 어색하게 느끼는듯하다. ’욕구’보다는 ’욕망’이나 ‘욕심’이라는 낱말을 더 자주 사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욕구’는 중성적 낱말이지만, ’욕망’과 ‘욕심’은 ‘나쁘다’라는 가치 판단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욕망’과 ‘욕심’은 가치 판단만이 아닌 비난하는 감정이 뒤에 연결되어 있다. 그 이유는 앞에서 소개한 비판과 비난의 비빔밥을 먹고 자란 것처럼, ‘욕망’이나 ‘욕심’이라는 낱말을 배웠기 때문이다. 우리 자신의 내면을 관찰할 때 자신의 욕구를 비난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으려면, 자신의 언어 습관에 담긴 의미를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역시 고도의 인지 능력이 필요하다.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는 능력은 감성의 안정과 성숙한 이성을 바탕으로 작용하는 힘이다. 이는 곧 인지 발달이 인지 능력만이 아닌 복합적인 능력의 발달이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마음언어 기초 :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kJxgggJj3-a5_veqx32PAYPXEo-dHWpB
마음언어 생활 :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kJxgggJj3-ZkcoQpZahfd9Bn0hFdJD0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