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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제영 Sep 12. 2018

언어는 무엇인가?

마음언어

가족 여행 때 아내와 꽃의 색깔을 두고 의견을 달리 한 적이 있었다.

아내는 진노랑이라 하고 필자는 주황색이라 했다.

서로의 주장이 팽팽하여 결국 딸아이에게 물어보았다.

딸아이 역시 필자와 같은 생각이었다.


왜 하나의 꽃 색깔을 두고 의견이 달랐을까?


필자의 초등학교 시절 어느 날, 여섯 살 동생이 배가 아프다며 울고불고한 적이 있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나는 동생이 매우 아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동생은 배가 아픈 게 아니라 배가 고픈 거였다. 

어머니는 자식 셋을 기르다 보니 동생의 말을 곧이곧대로 해석하지 않고 밥을 차려 주었다. 

당연히 동생의 배 아픔(?)은 해결되었다.


어머니는 어린 필자와 달리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앞의 두 질문에 답하려면 언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래서 언어의 구조를 먼저 살펴본다.


언어는 크게 두 개의 기억 정보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언어적 기억 정보, 또 하나는 비언어적 기억 정보이다.


한국어의 언어적 기억 정보는 말의 경우 소리로, 글의 경우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40대 이후 노안이 오고 청력이 떨어지면 글이 잘 보이지 않고 말이 잘 들리지 않는다. 

이는 언어적 기억 정보인 모양과 소리를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비언어적 기억 정보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을까? 

감각 인지 정보와 마음의 반응과 작용의 결과로 이루어져 있다. 

아기는 말을 배우기 전까지 다섯 가지 감각을 통해 외부 세계의 비언어적 정보를 인지하며 그 의미를 배운다. 

이는 아기의 뇌에 비언어적 기억 정보가 저장되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하나의 꽃 색깔을 두고 나와 아내의 의견이 달랐던 이유는 

비언어적 기억 정보와 언어적 기억 정보의 연결이 달랐기 때문이다.


꽃 색깔은 우리 뇌에 비언어적 기억 정보로 저장되어 있다. 

그리고 이와 연결된 말소리인 언어적 기억 정보 역시 뇌에 저장되어 있다. 

우리는 무언가를 보고 그 대상의 이름을 말할 때는 매우 짧은 순간이지만 이 두 정보를 연결하여 말하게 된다. 너무나 짧은 순간에 이 과정이 진행되기에 이를 자각(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사실상 언어적 기억 정보와 비언어적 기억 정보가 한 덩어리로 뭉쳐있다고 할 수 있다.


참고 : https://brunch.co.kr/@cloudwaveccxy/45


최면 전문가는 최면에 걸린 이에게 양파를 주고 사과라고 말하며 먹게 할 수 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비언어적 기억 정보 때문이다. 

최면에 걸린 이는 실제의 양파가 아닌 뇌에 저장된 사과의 비언어적 기억 정보를 인지하기 때문에 양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참고 : https://brunch.co.kr/@cloudwaveccxy/40


나의 어머니가 필자와 달리 어린 동생의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비언어적 기억 정보가 다르게 연결될 수 있음을 경험을 통해 알고 계셨기 때문이다.


이제 정리를 해 보자.


언어는 언어적 기억 정보비언어적 기억 정보의 한 쌍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맹률은 언어적 기억 정보의 인지 능력을 말하며, 

문해력은 언어적 기억 정보와 비언어적 기억 정보 모두를 인지하는 능력이다.

비언어적 기억 정보는 비언어적 인지의 결과로 뇌에 저장된 물질이다.

그리고 비언어적 인지는 비언어적 관찰의 결과로 생겨난다.


비언어적 관찰 능력이 문해력을 키우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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