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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oud Windwalker 이한결 Apr 19. 2016

우리의 낡은 자동차는 9000마일의 꿈을 꾸다.

The Mongolian Way 더 몽골리안 웨이.

7.


2015년 7월 24~27일



24일-슬로베니아 블레드 호수에서 일박을 할까 하다가, 빨리 "두브로브니크"로 가는 게 답인 듯 싶어서 포기하고 달리기로 했다. 이유는 수없이 많지만 우리 차에는 에어컨이 없다! 다들 힘들어하는 모습에 본의 아니게 마음이 불편하다.


계속되는 강행군에 좋은 사진과 글이 안 나온다. 이것도 다 나의 부족함이고 핑계일 뿐, 강렬한 태양이 나의 뇌와 몸을 느슨하게 만든다. 그나마 이곳 특유의 저알코올 맥주인 레몬맥주가 중간중간 시원한 청량감을 준다.                              

할슈타트에서 아침에 출발하기 전 찍은 사진이다. 사진 속 로고는 이번 여행을 지원해준 친구 형일 군의 식당 조박집 로고.
드브로부니크 가기 전 크로아티아 최고의 관광지중 하나인 자다르에서 한컷.


25일-드디어 도착한 동유럽 최고의 여행지중 하나인 마케도니아 드브로브니크 도착, 수천 년 전부터 유럽 왕족들의 휴양지였다. 지금도 세계 10대 여행지, 역시 인기와 준하는 엄청난 인파와 물가! 그래서 이 훌륭한 여행지를 일박만 하기로 하고 숙소에 짐을 풀고 팀원과 비싼(?) 식사와 석양을 바라보며 오늘 흘려버린 수분을 보충하고자 맥주를 마시러 지난번 와서 기억에 남은 아이리쉬펍으로 향했다.


*이곳은 벌써 세 번째 방문이다. 루트를 결정함에 어쩔 수 없이 경험에서 나오는 익숙함에 치중된다. 과연 좋은 결정인가 의문이 들지만 초반부터 부침 없는 신속한 루트 결정, 실수 등을 줄이고자 하는 마음에서 어쩔 수 없다고 마음속으로 핑계를 댄다. 그래도 이곳은 올 때마다 마음에 작은 떨림을 준다. 특히 미로 같은 이곳 골목길 모퉁이에서의 조용한 사색은 영혼의 빈 곳을 채우는 무엇인가 있다. 


"드브로 부니크"아이리쉬 펍에서. 근혁이가 찍어준 나의 포트레이트. 
이곳 밤길은 아름답다를 초월한 신비로움이 있다.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의 발길에 바닥이 유리처럼 반짝인다.



26일-역시 뜨거운 지중해의 태양을 우리의 막둥이 돈독이(별명을 지었습니다)는 온몸으로 받으며 달린다. 물론 우리도 죽을 맛, 오늘은 마케도니아 가기 전 "울치니"라는 몬테네그로의 작은 휴양지로 향한다. 신기한 일이다 벌써 1주일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처음 출발했던 230여 몽고 랠리 팀 중 한 팀도 만날 수 없었다. 아마도 북동유럽 루트로 돌아 불가리아로 넘어갈 듯싶다. 우리도 결국 불가리아 소피아 경유 부르가스 쪽으로 갈 예정이니 결국 만나리라, 이곳은 동유럽 한 복판이면서 특이하게 모슬렘 국가이다. 멀리서 들려오는 코란을 읽어주는 소리 흡사 이스탄불의 느낌.  


가정집 비슷한 숙소에서 멀리 보이는 지중해의 바람을 느낀다. 한낮의 열기를 식혀주는 이 청량함이란, 잠시 고민을 내려두고 그냥 눈을 감는다. 잠시만 이러고 싶다. 역시 이곳의 네트워크는 답답하다. 일단 원고를 정리하고 사진도 손본다. 가 는 곳마다 신경 쓰고 생각을 집중하지 않으면 너무나 빨리 흘러가는 시간에 먹혀버릴 듯 무섭다. 그래도 이 청량한 바람은 좋다!


"울치니"의 무료 주차장.


27일-슬슬 국경 통과에 짜증이 밀려온다. EU존과는 다르게 동유럽부터는 국경 통과에 많은 시간과 고통이 따른다. 특히 터키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는 소문에 미리부터 걱정이 밀려온다. 작년 봄 고모님과 방문한 이곳 오흐리드, 역시! 내가 생각하는 배낭여행자의 무덤이랄까 저렴한 물가와 역시 저렴한 숙소비용 그래서 이곳에서 2박 이상을 하면서 짐 정리와 중간 휴식을 하기로 결정! 작년에도 묵었던 써니 레이크 호스텔에 주차를 하고 마켓에서 사 온 삼겹살로 신나는 파티.


이제 시작이랄 수 있는 이번 여행에 벌써부터 지쳐가는 크루들, 물론 나도 정신적으로 피곤함이 몰려온다. 그래서 선택한 일종의 하프타임 지역으로 이곳을 결정했다. 부족한 잠과 글, 깊은 생각도 필요한다. 


유쾌한 독일 친구들.
오흐리드는 바다와 같은 호수의 마을이다.


처음 기획단계부터 정확한 방향성이 부족했다. 어쩌면 이 랠리가 가지고 있는 한계이며, 이 랠리에 대한 경험의 부제에서 오는 당연한 결과이다. 그래서 중간중간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자 국도로 지도 없이 가보기도 하고 엉뚱한 위치의 숙소에서 묵기도 했지만 쓸모없는 사족이라 생각된다. 좀 더 많은 고민과 집중이 필요한 문제이다. 어쩌면 진짜 이 랠리의 모습은 몽골에서 발견될지도 모른다. 처음 이 랠리를 기획할 때는 혼자만의 자유로운 방황을 꿈꾸었다. 이제는 일과 여행의 중간쯤이 되어버린 느낌이라 기분이 않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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