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ngolian Way 더 몽골리안 웨이.
10.
2015년 8월 2.3일
2일-지옥 같은 아침이다. 빈대의 공격과 약간의 몸살 기운에 수면 부족... 결국 뒷자리에서 기절.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하고 핸들을 잡는다. 오후쯤인가? 갑자기 계기판에 들어오는 엔진오일 체크 등! 무섭다. 차에 문제가 생기는 건 두려움이다. 중간에 보이는 모든 주유소에 들려서 정비소를 찾아본다. 다행히 정비소 발견! 별문제가 아니고 그냥 오일 부족, 아무래도 장거리 운행이다 보니 오일이 조금씩 소모되는 듯하다. 그래서 오일 보충.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괴레메 카파도키아” 스타워즈 촬영지로 유명하다. 과거에 오스만 튀르크 제국을 피해 이곳으로 모여든 기독교 신자들이 산을 깎아서 만든 거대한 도시가 있다. 지금은 사람이 안 사는 유령도시, 터키에선 드물게 훌륭한 와인 생산지, 그리고 지난 여행 중 친구가 된 “이보”가 있는 곳, 2012년에는 호스텔 직원이었던 그는 지금 “stay in peace”라는 호스텔의 사장이 되어있다. 오랜만의 만남에 내가 좋아라 하는 터키 술인 락크를 마신다. 꾀나 독한 독주이다 약 48도, 사자의 눈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특이한 점은 독특한 향과 맛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맛을 보고 나면 죽을 때까지 절대 잊을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짜이" 그러니까 터키식 홍차이다. 저렴하다! 그래서 이곳만 오면 종일 마신다. 그러면서 정리한다. 기억의 파편들을, 그리고 이곳 호스텔에서 만난 친구들.
3일-공기가 좋다는 건 언제나 정답이다. 숙취 없는 아침, “짜이”를 한잔 하며 어제 밤새 달린 크루들을 깨운다. 생각보단 멀쩡한 모습에 다행이다 싶다. 오늘은 편하게 먹고 마시며 여독을 풀어본다. 옆 호텔에서 은은한 악기 연주 소리가 들린다.
*밑은 사진은 나의 절친이자 우리의 절친인 카파도키아의 "이보"이다.
늦은 밤 어디선가 들리는 모슬렘 특유의 멜로디, 건너편 숙소 베란다에서 악사가 은은하게 연주 중.
정신없이 먹고 마시고 이제 떠난다 그래 여행자는 언제나 떠난다.
*유럽의 끝자락이라고 말할 수 있는 터키가 거의 마무리되어간다. 이제 약간의 두려워진다... 이 모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