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ngolian Way 더 몽골리안 웨이.
14.
2015년 8월 13~16일
13일-지난밤 별과 냉기의 축복을 받아서 인가 진정 머리가 멍하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오프로드, 보통 도로를 달리는 속도의 30%인 30~40킬로, 자전거보다 느린 속도로 달리다 보니 연비도 엉망이다. 거기에 어쩌면 또다시 캠핑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약간의 공포, 중간에 점심을 먹으러 도착한 도시에서 결국 크루들의 반발! 이런 식으론 더 이상 가는 건 위험하고 8월 말까지 도착할지도 알 수 없다는 강력한 주장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러다 9월이 넘어서나 도착할듯하다. 결국 다시 러시아 방향으로 루트 변경! 목적지는 가장 가까운 “악퇴베’ 카자흐스탄이다. 러시아를 한방에 들어가기에는 우리가 너무나 지쳐 있기에 일단 가장 가까운 도시에서 쉬기로 했다. 언제나 국경 통과라는 두려움이 앞서기에 일단 휴식이다. 그래서 “악퇴베”로.
크다! 깨끗하다! 비싸다! 난 카자흐는 그냥 못 살고 황량하고 뭐 그런 느낌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토의 10배는 될듯한 나라답게 도시마다 마을마다. 다 다른 모습을 보인다.
14일-일찍 일어나 달린다 그냥 무조건 달린다! 의외로 쉽게 통과한 러시아 국경, 벌써 러시아 이미그레이션만 두 번째 앞으로 몽골 들렸다가 한 번 더 해야 한다. 다시는 오기 싫다고 생각했던 러시아를 계속 오게 되니 정이 드려한다. 러시아 “오르스크” 도착, 역시 어딜 가나 커다란 러시아 도시들, 그래서 미리 알아본 약간 외곽 쪽 낡은 그 문제의 호텔로.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처럼 약 100년의 된듯한 모습과 커다란 크기, 생각보다 훌륭한 객실과 묘한 분위기 그러나 이상한 직원들 왜? 여권을 한참 확인하는 것이며 왜? 여권을 앞뒤로 전부 복사하는 것이며 왜? KGB 분위기의 “세르게이”라는 남자 직원을 불러서 우리들 얼굴과 여권을 일일이 확인하는지? 입국 용지는 왜? 확인하는 거고 그걸 왜? 복사하는지 마지막으로 꼭 12시 전에는 체크아웃을 하라고 신신당부.... 뭐냐고 이 호텔? 결국 1시간여 끝에 간신히 객실에 침을 풀고 허기진 배를 채우고자 1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갔다. 그리고 또 시작이다. 기묘한 레스토랑 직원, 왜? 병맥주는 사람당 1병씩만 판매하고 넓은 레스토랑에 왜? 우리 팀만 있는 거고 거기다 나중에 들어온 손님들은 그냥 가란다. 이거 내일 아침 해을 보지 못하는 거 아닌가 싶다. 반전은 음식이다! 맛있다 물론 배가 고파서도 있지만 러시아 와서 처음으로 전통음식을 먹어본다. 한국의 내장탕 느낌, 뜨거운 국물이 오랜만이라 행복했다. 혹 약 이라도 탄 거 아니야...?
*여기서 잠깐! 카자흐를 떠나며 총평 - 길이 욕 나온다. 내 생각엔 전체 도로의 50% 는 비포장 아니면 보수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순박하다. 다만 경찰과 공문원들은 문제가 있다. 음식은 닭요리와 쌀, 빵 등 동서양의 만남이다. 맛은 내 입맛에 맞으나 양이 적다. 문화와 역사가 있을듯한 건축물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냥 척박한 환경. 밤에는 별의 축복이 넘친다!
14일-아무런 일도 없이 멀쩡히 일어난 아침, 비상이다! 이메일을 확인하니 “울란우데” 피니쉬 라인이 8월 말이면 끝이고 파티도 8/28 일이 마무리다. 어제의 크루들의 반발이 고마울 지경이다. 오늘부터 무조건 하루에 600km는 가야 한다. 그래야 어느 정도 시간이 맞는다. 물론 “몽골”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가 없다는 게 함정이다. 그러나 우리는 가야 한다. 지난밤의 기묘한 직원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새로운 직원들이 보인다. 아무튼 아침 인사하고 부지런히 출발이다. 오늘은 “쿠르간” 약 850km 10시간, 그 험한 카자흐를 견디고 오늘도 열심히 달려주는 우리의 돈독이 가 정말 자랑스럽다.
도로가 좋아도 이런 게 문제다. 사진을 찍은 게 없다. 사람도 건물도 없다. 그냥 간혹 보이는 숲 정도, 여행할 때면 언제나 배고프다. 거기다 난 대식가다 아 지금도 배고프다. 멀리 주유소와 함께 보이는 “서브웨이” 저거다! 한국에서는 둘이 먹는 사이즈를 혼자서 순식간에 폭식했다. 오랜만의 포만감에 행복하다. 맞다 주유소를 들어왔으니 돈독이 에게도 밥을 주어야 한다. 아직 생각보다 많이 남은 기름통, 그래서 비상용으로 채워둔 말통의 기름을 간식이다 생각하고 돈독이 에게 먹인다 잘 먹어라 독아.
“쿠르간” 도착, 태훈이가 구글맵으로 찾아낸 주소로 정확히 아주 편하게 도착한 숙소, 물론 외곽 쪽 그나마 저렴한 숙소이다. 1층에는 당구장과 세차장 있다! 그래 내일 아침에는 돈독이 를 씻어주자, 카자흐에서 온통 먼지를 뒤집어쓴 우리의 막내 돈독이 를 위하여, 우리는 그나마 샤워라도 하지 이 아이는 그런 것도 없다. 불쌍 한 놈, 주인을 잘못 만나서, 오늘의 디너는 언제나처럼 캔맥주 몇 병과 사발면.... 이제는 지겹다. 호텔은 주방이 없다. 우리가 선택할 식사는 너무나 제한 적이다. 레스토랑 음식도 늦은 시간이어서 어디서 먹을지 알 수도 없고 간혹 있다고 해도 야간에는 펍으로 변하는 게 러시아의 특징이다. 거기다 유명 관광지가 아니다 보니 호스텔도 없다. 그래서 도시락(카자흐에서 많이 사 왔던 도시락) 내일은 “옴스크”로.
15일-아침에 일어나 자는 크루들을 깨우고 난 막네인 돈독이 를 씻어주러 세차장으로~
날개를 펼치듯 훨훨~날아라 우리의 독아 깨끗해진 돈독이 출발이다.
“옴스크” 도착. 오늘은 대략 550km 약 8시간 소요, 중간중간 도로를 보수하는 곳이 많아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그래도 카자흐에 비하면 러시아의 도로는 천국이다. 토요일 밤이다 나이트와 커다란 레스토랑 사이의 어두운 골목 속의 음산한 호텔... 추측하건대 여기는 연인용이다.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큰 더블침대 하나랑 소파용 침대 하나, 그래 이제는 익숙한 이런 객실... 한국 돈으로 약 46000원 대실도 아니고 이 정도면 좋은 거다. 보통 러시아 호텔이 트리플 기준으로 약 6만 원이 넘어간다. 아 카자흐는 약 8~9 만원 정도 한다. 짐을 풀고 오다가 확인한 KFC로~ 오랜만에 치킨을 먹어본다. 닭님에게 축복이 있으라!
16일-오늘의 목적지는 “노보시비르스크” 약 654km.
약 7시간 반 주행 후 도착! 오랜만의 호스텔이다. 난 배낭족이 많은 호스텔을 좋아한다. 드물게도 호스텔이 많은 도시 이곳! 러시아에서 가장 큰 도시중 하나라는 이곳!! 배낭족이 넘처나는 이곳!!! 주방에서 음식을 먹으며 친해진 친구들을 찍어본다. 통통한 줄리아, 날씬한 이리나, 깜치 루카스, 중국 친구 장췐, 역시 중국녀 엠버, 마지막으로 직원인 다니엘, 체크인할 때부터 마트 가서 장 보는 것도 도와준 니키타는 안 보인다. 내일 아침에 꼭 사진을 찍어 두리라... 했지만 실패.
*걱정했던 랠리가 이제는 종반을 향해서 달리고 있다. 역시 생각과는 다른 부분이 존재했다. 물론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 본편인 몽골이 기다리고 있다. 여태 달리면서 느낀 점은 생각과 달리 황무지가 적었다는 것, 물론 카자흐스탄에서는 꾀나 당황스러운 상황이 발생했지만 처음 생각한 이번 랠리의 모습은 여행이 아닌 모험 그 이상으로 망가지는 테마이기에 그것과는 거리가 틀림없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