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은 독을, 나무는 열매를
불치병에 걸린 자식에 대한 간절한 사랑이
로렌조 오일을 만들어 냈고
전쟁터에서 다수의 적에게
포위되어 사망한 남편에 대한 사랑,
그 깊은 사랑 만큼이나
커다란 원망을 품은 부인은
크레모아라는 다인 살상 무기를 탄생시켰다.
이렇듯 사랑과 미움은
모두가 무언가를 창조해 낸다.
사랑해야 할 것을 사랑함으로써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
우리는 한순간의 경솔함으로
미움의 창조물들을 만들어 내곤 한다.
나의 마음속에 깊은 곳을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본다.
행여 사랑을 받지 못하여
애타하는 그 무엇이 있는지
행여 나의 미움으로 인해
마음속에 추함으로써
자리잡고 있는 것이 없는지
같은 물을 마신다 해도
뱀은 독을 만들고,
나무는 열매를 맺는다.
가슴속에 있는 생각들으로
과연 나는 어떠한 것을 만들어 내고 있을까.
사랑이라는 이름위에 무엇이 자라나고 있을까.
오늘은 어떤 창조물을 만들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