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지려 할 때 나를 다독이는 방법

by 고운

원체 에너지레벨도 높고 안 좋은 생각 오래 안 하는 스타일이다. 스트레스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게 별로 없다. 그래서 주변에서 '스트레스 많이 받겠다'고 말해줄 때까지도 어떤 일에 대해 '아 스트레스 받는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편이다. 이건 대부분의 경우 장점이기도 하지만, 때때로 단점도 될 수 있다.


어제 같은 날이 그렇다. 동료들과 즐겁게 일하고 헤어져서 다시 일하러 카페로 향하는데, 살짝 선선한 바람이 부는 거리 위에 서 있는 내가 문득 외로웠다. 그리고 태어나서 거의 처음으로 '아, 나 스트레스 받고 있나보다'하는 생각이 들자 눈물까지 찔끔 나는 것이었다. 지난 몇 달간 살짝 서글픈 몇 번의 밤을 외면한 탓에, 물씬 영글어 훅 다가온 쓸쓸함이 버거웠다.


내 주변엔 웬만해선 징징거리지 않는 친구들이 많다. 난 그게 좋다. 같이 있을 때 그 강인함을 수혈받고 더 기운내게 되기 때문이다. 그 친구들이라면, 이런 순간의 감정이 그 '웬만해선' 안에 들 일이었을 것이므로 나도 웬만한 일로 만들고 싶었다. 먹혀들었던, 괜찮은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1. 나를 지켜주는 것들을 생각한다.

저혼자 잘났다고 사람 만나고 일하고 놀 때는 밀어두었던 가족이 제일 먼저 시야에 들어온다. 그래, 나에게는 가족이 있다. 같이 걷는 동료도 있고, 뭘 하든 전심으로 응원해주는 친구도 있다. 심지어 이제는 나를 잘 모르는 사람도 내게 반갑다고 고맙다고 힘내라고 한다. 가끔은 말들이 나를 끌어안는다. 말들이 나를 지탱케 한다. 그런 말과 마음을 가만히 떠올린다.

가끔 안쓰러울 정도로, ‘만나자’ 대신 ‘기다린다’ 하는 엄마


2. 나보다 더 약한 것들을 떠올린다

이건 좀 치사한 방법이다. 내가 얼마나 기똥차게 좋은 환경에 있는지 다른 상황과 비교한다. 내가 돈을 안 버나 밥을 못 먹나 잠잘 곳이 없나. 정말 레알 이 세상 나 혼자 뿐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뭐가 그렇게 못 견딜 일인가. 기분이 그저 조금 그런 건 여가생활에 가깝다고 생각하게 된다. 가진 게 너무 많다.


3. 1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지 묻는다

No! never ever.

그렇다면 이쯤에서 이런 질문을 던져 나의 현재를 다시금 확인하게 된 건 차라리 고마운 일이렷다.


4. 쉰다

이건 무조건 좋을 수밖에 없을 거 같은데, 이번 주말쯤에 한 번 해 보려고 한다.

좋지 않기가 힘들 것 같은 비주얼

5. 나만을 위한 글을 쓴다

많지도 않았지만, 최근 쓴 것들은 남들한테 들어달라고 쓰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오프라인으로 모여 나누는 대화도 그랬다. 그러니까 지금 나는 나를 위로하는 중이다. 음, 조금 효과가 있는 것 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트레바리 왜 하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