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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o Nov 14. 2020

청춘이여, 질문하라!

신학을 전공했다고 하면, 다들 하나같이 진학 이유를 물어본다. 내 대답은 항상 똑같다. ‘내 질문에 답을 해 준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중학교 1학년 때 어머니에게 했던 질문이 아직도 기억난다. ‘선악과는 아담이 먹었는데 왜 내가 죄인이야?’ 어머니는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답을 듣지 못한 질문은 많았다. ‘하나님을 알 기회도 없던 사람들은 구원의 기회 자체가 없는가?’ ‘죽어서 천국 가기 위해 교회를 다니는 거라면, 지금 내 삶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가?’ 아쉽게도 그 누구도 내 질문에 답을 해주지 않았다. 때로는 믿음 없는 놈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내 질문에 직접 답하기 위해 신학교에 진학했다.

신학교에 갔다고 해도 당장 답을 찾지는 못했다. 일반적인 신학생들이 느끼기에 나는 믿음이 없었다. 때때로 예수를 믿긴 하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신앙이 납득이 안 가긴 이쪽도 마찬가지였다. 예수를 역사적으로 기록하고 있는 문서는 ‘성경’ 뿐이다. 그마저도 예수의 추종자들에 의해 쓰여진 만큼, 객관적 자료라고 하기는 어렵다. 교회에서는 성경을 역사적 기록이라고 가르치지만, 조금만 공부해 보니 그게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그에 대한 마땅한 해답 없이 어떻게 신앙을 지속할 수 있는가?

질문이 허락되지 않는 건 비단 교회의 문제만은 아니다. 학창시절에 질문이 있다고 손을 들면, 다른 학생들의 야유가 쏟아진다. 괜히 수업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세상은 질문거리 투성이다. 아이는 제대로 된 납득 없이 학교에 간다. 원치 않는 수업을 듣고, 그저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공부를 강요받는다. 왜 공부를 해야 하냐고 물으면, 그 시간에 공부나 하라는 책망을 듣는다. 세상은 분명 엉뚱한 질문들을 통해서 발전되어 왔는데, 세상은 여전히 튀지 않고 조용히 살기를 요구한다.

신학교를 다닐 때 세계적인 신학자의 세미나에 참가했었다. 단 한명의 질문만 받는다고 하였고, 쪽지에 질문을 적었다. 감격스럽게도 내 질문이 선정되었다. ‘동물의 구원에 대해 말씀하였는데,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구원을 받는가? 동물이 기도를 하는 모습은 상상이 되질 않는다.’ 교수가 해당 질문을 읽었을 때 세미나실에는 웃음이 가득 찼다. 어떤 이유에서든 그들에게는 낯선 질문이었다. 하지만 그 질문을 통해 우리는 동물의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인류를 발전시키는 건 언제나 발칙한 질문이다.

나의 신학은 언제나 발칙하며 건방지다. 태어나마자 죽을 병에 걸린 아이를 보면, 도저히 선한 하나님을 떠올릴 수 없다. 아니, 신이라는 존재 자체를 상상하기 어렵다. 나의 질문은 언제나 답을 찾는다. 발칙한 질문에서 나온 답은 때때로 믿음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너는 하나님을 믿긴 하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나의 신학이며, 내가 주장하는 진리다. 사람들이 그저 믿기를 강요하는 명제를 ‘옳다’고 말할 순 없다. 세상에는 수많은 상황이 존재한다. 그때마다 자신이 진리이니 무조건 믿으라고 한다면, 그만큼 폭력적인 상황이 또 있을까?

세상을 바꾼 건 위대한 질문들이다. ‘왜 여성에게는 참정권이 없지?’ ‘인간이 하늘을 날 순 없을까?’ 하지만 사람들은 질문을 반기지 않는다. 괴짜처럼 보며 튀는 행동처럼 여긴다. 지금은 어머니가 내게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라고 한 게 이해가 된다. 누구나 평범한 삶을 꿈꾼다. 괜히 특이한 상황에 놓이기보다야, 무난하게 중간만 가는 걸 선호한다. 하지만 남들처럼 사는 게 마냥 좋지는 않다. 사실 남들과 똑같이 살 수는 없다. 엄연히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는데, 남들처럼 살기란 불가능하다.

나는 이제 질문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 모든 글감과 모든 성취는 질문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내 글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순 없을까?’라는 질문이 브런치 작가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나는 당신에게 감히 질문을 권한다. 질문은 때때로 유치하고, 말장난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당당하게 질문해야 한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만으로, 그대는 분명 남들에게는 없는 무기를 얻게 된다. 청춘이며, 안주하지 말고 질문하라! 작은 질문 하나가 분명 그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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