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잘못인가?
세상을 살다보면
칼로 무를 싹뚝 자르듯 자를 수 없는 일들이 참 많다.
흔하디 흔한,
'보이스 피싱'과 '다단계'
그리고 '도를 아십니까?'
지금은 쉽게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는 사기 수법이지만,
알려지지 않았을 당시에는
회복할 수 없는 경제적 피해로 파탄에 이른 사람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22년 전,
재수생 시절, '도를 아십니까'를 만나 제사를 지내면 조상님이 잘 보살펴주셔서
수능을 잘보게 해준다는 말을 믿고 소중한 현금 10만원 정도를 바치면서 제사를 지냈다.
20년 전,
보이스 피싱에 속아 헐레벌떡 통장에 있는 돈을 다 현금화 한 적이 있었다.
(타 계좌로 송금하라고 했지만, 내가 현금으로 보관하겠다고 해서 피해를 보지는 않았다.)
19년 전,
오랜만에 연락이 온 친구의 소개로 방문한 곳이 다단계 회사.
심지어 그 친구는 명문대에 다니고 있는 바르고 건실한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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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국민들이 더이상 이러한 사기 수법에 속지 않는다.
심지어,
'속는 놈이 바보'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그런데,
조금은 다르지만 비슷한 화두를 던져보겠다.
내 최애 프로그램
- 나는솔로
- 이혼숙려캠프
일반인의 사생활을 자극적으로 포장하여 공개하고
바이럴을 만드는 이런 프로그램은 사실 사라져야 하는게 맞다고 본다.
하지만, 불량식품처럼 맛있다. 중독성이 높다. 도파민이 터진다.
왜냐면,
일반인 출연자들에게 평생 매우 심각하고 치명적인 트라우마와 상처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코푸는 일회용 휴지처럼 일반인들의 사생활과 신원정보 등이 만천하에 공개되고 각종 악플을 얻는데 반한 이익은 출연료 몇백만원에 불과하다.
출연자들도 뻔히 알 것이다.
출연하면 각종 무지성 악플과 소문에 시달릴 것이라는 것.
그리고 진짜 인생의 반려자를 찾으러 왔다는데,
기존 커플 매칭과 결혼 성공률을 보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ㅎ
명문대를 나오고 사회생활을 10년이상 한 성인남녀 모두가
이런 이야기로 출연한다는 것이 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
- 출연자들의 모습을 더욱 자극적으로 편집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제작진
- 각종 억측과 악플은 삼가달라는 일반인 출연자들
- 그 모습들을 물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시청자들
자기 방어 수단과 협상 방법이 없는 일반인 참가자들.
마치 보호기구 없이 '야차룰'로 싸움을 하는 영상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한편, 안쓰럽지만 너무 재밌게 즐기는 내 모습의 모순됨을 보고 쓴 웃음을 짓게 된다. 난 모순덩어리다!
<불량식품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누구의 잘못일까?
알고도 사먹는 사람은 잘못이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