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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마리 Nov 27. 2021

프러포즈 후기

항의와 반전

항의 전화


그날 그렇게 저의 깜짝 프러포즈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있던 어떤 분들은 남편에게 전화 걸어 당신은 왜 이렇게 안 했냐며 따지기도. 토요일 저녁 이게 웬 날벼락이냐며 그 남자 좀 바꾸라고. 이래저래 한바탕 크게 웃었습니다.


축하에 묻힌 축하


사실 그날은 공교롭게 또 다른 축하의 자리기도 했습니다. 멤버 중 두 사람이 대학 전임이 된 겁니다. 그들도 기쁜 소식을 깜짝 발표하려 했는데 그만 제 깜짝 프러포즈 덕분에 다 묻히고 말았어요. 결국, 술값은 그 두 사람이 내고 주인공은 저희 둘이었죠. 두고두고 미안했습니다.


반전


집에 바래다주는 길에 아내는, 실은 두 사람만 있는 자리에서 프러포즈를 받고 싶었다고. 저는 잔치처럼 떠들썩하게, 아내는 조용하고 오붓하게 둘만의 시간으로. 한국식과 서양식의 차이였는지, 개인 차이였는지. 다행히 아내도 싫지는 않았다고 웃음 지었습니다. 그렇게 평생의 기억으로 남게 된 청혼이었습니다.  


그렇게 이루어진 청혼은 결국 색다른 결혼식으로 이어지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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