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아이 젖 준다
무슨 일에 있어서나 자기가 요구하여야 쉽게 구할 수 있음을 이르는 속담(표준국어대사전)
이 뜻을 전하는 데 하필 왜 저 표현을 썼을까
아기를 키워 보니 갓난아이 우는 걸 감당하기 힘들었다
목숨을 다해 울었다
사력을 다해 울었다
요구하는 모든 것을 오직 울음 하나에 담아 울었다
장을 쥐어짜는 배고픔
불쾌하기 짝이 없는 배변
기절할 것만 같은 지독한 피로
낯선 세계와 사물들에 대한 공포
우리가 듣기에 우는 소리지만
아기에게는 절규이고 마지막 요청이다
생존이 달린 문제고 외마디 비명이다
살려줘
살려줘
제발 살려줘
우는 아기에게 젖을 줄 수밖에 없다
너무 애처로워 젖을 줄 수밖에 없다
같이 울면서 젖을 줄 수밖에 없다
그런 아기가 자라 아이가 되면
전처럼 그렇게 지독히 울지 않는다
말로 대신할 수 있으니
다행이야
우리 아가
참 고생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