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광진 Jan 26. 2019

공자, 노자에게 배우다

인(仁), 인간관계속의 실천적 개념

공자는 자신의 뜻을 세우고, 일정한 학문을 이루었을 때 주나라의 노자를 찾아갑니다. 그로부터 가르침을 얻고자 했습니다. 그 만남이 공자를 더 위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총명하여 사리를 깊이 살필 줄 아는 데도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이유는 남을 비판하기 좋아하기 때문이오. 언변이 뛰어나고 지식이 많은데도 자신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남의 허물을 들추길 좋아하기 때문이오."《사기》< 공자세가>


노자는 공자에게 전진하기 위해서는 후퇴하는 법을 알아야 하고, 용감함은 두려워하는 태도와 함께 익혀야 한다고 일깨워주었습니다. 똑바로 나아가기 위해선 우회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의지를 굳건히 하기 위해서 시세에 적응하는 방법을 숙지해야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이런 노자의 가르침은 공자의 사상을 더욱 풍부하게 합니다.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는 것도 없고, 그래서 안 되는 것도 없다." 《논어》 <미자>


그래서인지 공자는 무엇보다 경직되어있는 극단을 싫어했습니다.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 혹은 안 되는 것은 구별과 배제를 만들고, 폭력과 억압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공자는 중국 고대에 효를 실천하는 상징으로 알려진 얼음 속에서 잉어를 구한 왕상, 자식을 죽여 모친을 봉양하러 한 곽거, 부친의 변의 맛으로 건강을 점검한 유검루 등을 비판합니다. 공자는 도덕 지상주의가 초래하는 위험을, 그리고 그 극단에 결국 자신도 도덕적이지 못하게 됨을 알고 있었습니다.


"군자는 무조건 긍정하면서 행하는 것도 없고 무조건 부정하면서 행하지 않는 것도 없다. 언제나 '의'와 함께 할 뿐이다." 《논어》<이인>


이렇듯 공자는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있지 않았습니다. 공자는 진흙탕 속 현실에서 인(仁)을 구하고자 했습니다. 공자 이전 시대에 배움이라는 것은 지식의 전수였습니다. 그것은 '옛것을 아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공자는  '옛것'에 만족하지 않고, 어떤 사실에 대한 지혜와 안목, 옳고 그름, 아름다움과 속된 것에 대한 가치판단력을 주려고 했습니다. 사고할 수 있는 방법과 옳고 그럼에 대한 판단의 근거, 즉 가치관을 주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현실세계의 시시비비를 가리고 정확한 판단을 내리고자 한 것입니다. 그 판단들이 '새로운 것의 터득'입니다.


"너는 내가 많은 것을 배워서 그것들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나는 하나의 이치로 모든 것을 꿰뚫고 있다." 《논어》 <위령공>


공자가 하늘의 도로부터 독립적인 사람을 세운 것, 그것은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사람으로서의 선언이었습니다. 단순히  '옛것'에 대한 인식에 그치면 '옛것'에 의해 수동적인 지식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능동적인 지식인, 현실에서 답을 구하는 실천적인 지식인을 공자는 원했습니다. 그것이 인(仁)을 행하는 군자의 모습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공자, 진흙탕 속으로 들어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