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나의 첫 퇴사

Part 2. 첫 직장,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나에겐 마지막 출근날 이자 첫 퇴사 날이 밝았다. 격주로 토요일 출근을 하던 날이었는데 그 날은 아직 여름이 오기 전 너무 덥지 않은 6월의 어느 날이었다. 아무렇지 않게 사무실에 가서 하던 업무를 다 끝내고 오후 3시쯤 사무실을 나왔다. 벌써 주말이 다 갔지만 퇴사를 했다는 생각이 들떴다. 마음속으로는 일정 부분 불안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당시 퇴사의 홀가분함을 만끽했다. 퇴사를 하고 난 일요일에는 긴장이 풀린 것인지 하루 종일 잠만 잤던 기억이 난다. 


  첫 퇴사를 하고 나서는 낮에 집 밖에 웬만해선 나오지 않았다. 하루에 한 끼를 먹기도 하고 아니면 근처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사 오곤 했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던 것 같으면서도 퇴사 이후의 불안감이 나를 덮쳐와서 그런지 자취방에서만 있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퇴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고 했지만 쉽게 그러지 못했다. 퇴사가 나에게 실패로 다가온 것 같았다. 1년은 버터 야한 다는 나와의 약속도 지키지 못했고 회사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지 못했다는 생각에 방전되었다. 거기다가 주변 사람들은 모두 자신들의 일상을 잘 지켜내고 있는데 나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엄습했다. 그리고 내가 회사생활과 맞지 않는 건지 걱정도 되었다. 그러면서 점차 스스로 우물을 파고 있었다.


  퇴사를 하고 이후 한 달 정도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냈다.


  요즘은 이직이 일상이라고 말할 정도로 익숙하고 당연해졌다. 그런데 첫 퇴사를 실패라고 생각해고 자책했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회사가 나와 맞지 않다면 빠르게 이직을 하고 나와 좀 더 맞는 곳으로 가면 되는데.

스스로도 성장을 위해서 작은 것이라도 차차 하면 되는데. 그 당시 첫 퇴사를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20대 후반 꿈을 놓아버리고 취업하기 전 답답했던 순간들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

이 순간들도 저희 중요한 인생이기 때문에 다시 기억하고자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죽을만큼 노력해서 평범해질거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