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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Choi 메덴코 Apr 05. 2020

스푼 라디오 4년 차 마케터가 되기까지

스푼에서 근무한 지난 3년을 회고하며

그러게요. 벌써 곧 4년 차네요.


100명도 훌쩍 넘는 멤버들 중, 어느덧 OB에 속해져 있는 16번째 멤버의 나는 몇 개월 후면 어느덧 4년 차 마케터가 된다. 시간이 소스라치게 빠르고 많은 것들이 변했다. 2017년, 2년 차에 첫 게시글로 브런치에 작성했던 글 '2년 차 마케터가 되기까지'를 다시 읽어보니 새삼스레 부끄럽고 귀엽고 대견하기도 하다.


그래서 무엇이 그리 많이 바뀌었을까?


세 번의 다른 부서/포지션/업무


지난 3년 간 너무나도 감사하게 나는 많은 포지션과 업무를 맡을 수 있었다. 다양한 일들을 참 많이 하였다.


처음엔 한국 마케팅팀의 일원으로서 '퍼포먼스 마케터'가 나의 타이틀이었다. 주로 Paid Marketing, 페이스북 같은 채널들을 관리하고 분석하는 일이었다. 내가 처음 입사했을 땐 따로 콘텐츠 마케터가 없었기에 정말 콘텐츠 기획, 제작, 배포, 카피 기획, 광고 집행 그리고 관리 및 분석까지  

모든 일들을 해야 했었다.


굉장히 바쁘고 가장 재미있고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어찌나 재미있고 어렵던지 배움의 늪에서 커리어를 쌓아갔던 첫 해였다. 그리고 동시에 '스푼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사내 브런치를 기획하고 글을 쓰는 일을 함께 했었다. (지금은 EX(인사팀)에서 담당해주시고 있다) 생애 처음 '출장'이란 것도 가보게 되었던 해였다.


그렇게 일이 조금 손에 익어갈 때, 또 다른 첼린징을 하게 된다.


'인도네시아 장기출장 / 파견'


출장으로만 한 번 가보았던 인도네시아에 홀로 가게 되었다. 처음엔 디지털 마케터로 서포터가 되기 위해 영입되었지만 예상치 못하게 나는 팀원들을 이끌어야 하는 포지션을 경험하게 된다. 마케터 써니가 아닌 인도네시아 팀의 임시 리더로서, 팀원들을 이끄는 업무 롤이 생기며 나는 수박의 겉핥기 일지라도 재무, 인사 등 내가 여태 전혀 모르던 분야에 뛰어들게 된다.


그동안 나는 디지털 속 유저들을 설득해야 했다면, 인도네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 현지 멤버들을 설득시키고 성장시키는 마케팅을 해야 하는 것과 같았다. 힘든데도 불구하고 한국에 돌아온 지 한 달이 된 지금, 돌아보면 살면서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준 경험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시간임이 분명하다고 느낀다.


멤버들의 태도 및 인도네시아 팀만의 문화 교정 및 HQ와의 연결을 돕는 일이 나의 주된 업무였고, 100프로 완벽하게 원하던 바를 이루진 못했어도 80프로는 달성하고 돌아왔다고 스스로 자부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 한국에 돌아온 나는 또 다른 챌린징을 하게 되었다.


이번엔 Global Marketing Strategy(글로벌 마케팅 전략팀)으로 부서가 이동되었다.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친구이자 동료가 이끄는 팀의 일원으로서 이번엔 Growth Marketer 가 되었다. 우리 팀은 모든 국가들을 서포팅해주는 팀으로서,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데이터를 분석하여 빠른 성장을 돕는 팀이다. 현재 나는 인도네시아 담당 경력을 살려 동남아 두 국가 마케팅 책임자가 되었다.


했던 이전일과는 달리 또 새로운 것들이 천지이다. 이번엔 데이터에 더 깊숙이 들어가야 하고, 무엇보다 양 국가를 동시에 관리하며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상당이 중요시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같은 동남아일지라도 굉장히 다른 성향을 보인다. 멤버들의 성향, 마켓 특성 등 모든 것이 다르고 심지어 멤버 간의 의사소통 방법도 다 다르기에 빨리 그들의 성향을 알아야 내야 하고 불필요한 마찰과 오해를 줄어야 하는 것이 가장 크다.


인도네시아는 이전에 경험이 있어 수월하지만, 베트남을 케어한다는 것이 또 다른 첼린징으로 다가오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의 특성은 이렇다.

1. 차분함 2. 화를 잘 내지 않음 3. 솔직하지 못함 4. 짙은 종교색 5. 순수함 6. 순응력 7. 변화가 빠르다


반면, 베트남 멤버들은 전혀 다른 양상을 띄운다.

1. 굉장히 직설적이다. 2. 성격이 급하다 3. 보수적이다. 4. 변화를 두려워한다. 5. 자존심이 강하다


그렇다 보니,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때마다 베트남 멤버들과의 마찰이 일어나는데 이유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굉장히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거 없어도 되는데?"


라는 말을 굉장히 많이 듣는다. 그래서 그들을 설득하는데 애를 먹기도 하고, 하루에 몇 번씩 답답하기도 하다. 이렇게 나는 그 갭을 줄여가고 그들의 마케팅 성과가 최고조가 될 수 있도록 서포팅을 해주는 업무를 맡게 되었다.


매년이 정말 챌린지였다.

그리고 그런 첼린징이 내게는 너무나도 맞았다.

익숙해지고 당연해질 때쯤, 그래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해질 때마다 스푼은 내게 새로운 도전을 안겨주었다. 그래서 덴마크 이민을 앞두고, 회사를 떠나게 되었을 때 너무나도 아쉬웠다. 회사의 성장은 나의 성장과 동일했고 나에게 많은 기회를 준 곳이기 때문이었다.


힘들어서 지치고 쉬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나는 최선을 다했으니 이제 덴마크로 돌아가도 된다고 체념하기도 했었지만 아쉬움이 참 많고 동시에 앞으로도 스푼의 성장을 응원하리라고 다짐했을 때, 내게 또 다른 도전장을 내밀어주었다.


써니, 덴마크에서도 근무하는 거 어때?



덴마크에서 재택으로 근무를 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고 나는 망설임 없이 당연하다고 대답했다. 먼저 나의 대한 신뢰에 대한 보답이었고, 아쉬운 나의 마음에 다시 열정의 불꽃을 짚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이런 케이스가 처음이라, 너무나도 걱정도 되고 무섭기도 했다.


유럽에서 시차가 상당한데 과연 업무가 가능할까? 그리고 혹여나 오해가 생기거나 신뢰가 깨지면 어쩌지?라는 걱정도 했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먼저 3개월간 먼저 시도해보고 결정하자는 제안을 했다. 피해가 되고 싶지도 않고, 이 좋은 인연의 끝을 물 흐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이곳에 필요한 존재이고, 내가 열심히 해왔구나를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고 앞으로 덴마크에 돌아가 반드시 잘해야겠다는 다짐이 들기도 한다.


브런치에 스푼 라디오 생활에 대해 연재하며 주변인들의 대한 질문과 가끔씩 받는 이메일에 나는 한결같이 대답한다.


"저는 예나 지금이나, 사람 때문에 입사했고, 남아있어요. 대한민국에 이런 창업자들은 없을 거예요.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은 분명히 잘 될 거예요. 장담해요."


나는 첫 입사 에피소드 때처럼 여전히 서비스 자체보다도 창업자들 즉 사람들을 보고 이곳에 있다. 비록 한국에서 내가 다닌 첫 회사일지라도, 장담하지만 모든 곳에 좋은 마인드를 C 레벨들이 있다는 건 당연하지 않다.


또 다른 큰 변화는 더 이상 스푼은 퇴사율 0프로의 회사는 아니다. 잦은 퇴사자와 입사자가 생긴다. 어쩌면 당연하단 생각이 든다. 맞는 사람과 본인에게 맞는 회사를 찾아가는 건 당연하고 그 조율은 분명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대신 확실한 건, 좋은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은 객관적인 게 아닌 주관적인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는 것이다. 너무 운이 좋게도 나는 나와 맞는 회사를 찾았기에 이리 오래 근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내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기로 했다.


나는 늘 말한다 스스로에게도 남에게도,

아무도 더 이상 한 회사에 평생 다니지 않는다고.

이제 중요한 건, 나와 맞는 곳에서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걸 최대한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래서 앞으로 얼마가 될지 모르겠지만 4년 차에도 나의 성장과 스푼의 성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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