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을 하고 싶어.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막 보고 싶어서 달려가고 싶은, 그런 연애를 하고 싶다고.
그게 된 다음에 결혼을 하든지 해야지"
가끔 언제 결혼할래, 빨리 결혼해야지 이런 잔소리를 들을 때면 저렇게 이야기를 한다.
나이가 한참 어린 친척 여동생의 한마디로 대부분의 반응을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무슨,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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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결혼을 위해서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까?
사람마다 선택지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감정을 떠나서라도, 그런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과연 맞는가? 상대에 대한 실례가 아닐까..
이런 도의적인 차원에서 생각해봐도 아닌 것 같다.
윤종신의 "오래전 그날" 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그리고 지금 내 곁엔
나만을 믿고 있는 한 여자와
잠 못 드는 나를 달래는 오래전 그
노래 만이
이건 너무 슬프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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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나는 20대에서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가?
연애를 대하는 자세는 변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학습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대체로 "어떤 행동은 무엇을 의미하고, 또 어떤 말은 무슨 의미이다" 와 같은, 어쩌면 모르면 눈치 없다고 잔소리 들을만한 그런 법칙들이다. 그리고 그동안 학습된 것을 바탕으로 부정적인 신호가 오면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게 되었다.
아무튼 나는
너무 생각이 많고 고려할 게 많은,
밀당이라 불리는 세상의 규칙을 너무 많이 아는 사람보다는,
걱정 없이, 어찌 보면 철없이 사랑에 풍덩 빠질 수 있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 같다.
다행인 것은 가끔이지만 가슴이 두근 거리는 상대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아직 사랑에 빠질 수 있음에 감사한 일임과 동시에,
이제 그런 시절은 모두 지났다고 이야기하는 세상에 대한 고독한 반론이다.
덧.
배경 사진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이 책은 오래전에 내 손을 떠나 이뤄지지 않은 사람에게로 갔다.
100% 의 마음을 담은 고백이 담긴 편지가 끼워진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