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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 knight Jun 24. 2019

결혼식, 어느 날씨 좋은 여름날

친척뻘 되는 동생의 결혼식이었다.

어제도 그랬지만 오늘도 날씨가 너무 좋아서, 슈트까지 입고 차까지 가져온 김에 드라이브를 가기로 했다.

결혼식이 끝나고 어머니를 마중하고, 형과 형수님과 커피도 한 잔 하고, 나만의 시간이 왔다.


어디를 갈까나.

팔당 스타벅스가 유명하다는데 가보자.

가보니 정말 만차에 대기까지 해야 했다. 그래도 앞 팀이 별로 없어서 많이 안 기다리고 들어갈 수 있었다.

매장이 매우 협소해서 안에서 마시고 가기에는 무리여서 음료를 들고 밖으로 나오는데 비가 딱 온다.

머피의 법칙도 아니고 왜 그런 것이냐. 

한탄하다가 잠시 기다려보기로 한다.

출입구에서 잠시 풍경에 시선을 맡기고 멍 때리는데 비가 그친다. 

밖으로 나가서 흐르는 물도 보고 멀리 비 내리는 풍경도 보고.

옆에 앉은 커플은 뭐가 그리도 좋은지 멀리 비 내리는 것 마저 설레는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귀엽네


누군가와 함께 왔었다면 더 좋았을까?

편한 사람이라면 좋았을 것 같다.

불편한 사람 앞에서는 진짜 모습이 잘 나오지 않아서 불편하다.


차들이 많아 대기를 하면, 그 사람은 괜찮을까 짜증을 낼까?

비가 오면 그냥 가는 게 좋을까, 아니면 멈출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을까?

...


온통 내 신경은 상대의 기분을 맞추는데 가있을 것만 같다. 

그것보다는 혼자 오는 게 낫다는 생각도 들고. 

같이 올 사람도 없기도 했고. 하지만 모르는 누군가와 함께 올 기회를 만들 수도 있는 거니까.


해가 난다. 이제 가야겠다. 

나를 잡는 풍경을 뿌리치고 일어났다.

집으로 가다가 광교호수공원으로 다시 차를 돌렸다.


깨끗한 날이었다.

드라이브를 가다가 몇 번이고 차를 세우고 싶었던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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