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뻘 되는 동생의 결혼식이었다.
어제도 그랬지만 오늘도 날씨가 너무 좋아서, 슈트까지 입고 차까지 가져온 김에 드라이브를 가기로 했다.
결혼식이 끝나고 어머니를 마중하고, 형과 형수님과 커피도 한 잔 하고, 나만의 시간이 왔다.
어디를 갈까나.
팔당 스타벅스가 유명하다는데 가보자.
가보니 정말 만차에 대기까지 해야 했다. 그래도 앞 팀이 별로 없어서 많이 안 기다리고 들어갈 수 있었다.
매장이 매우 협소해서 안에서 마시고 가기에는 무리여서 음료를 들고 밖으로 나오는데 비가 딱 온다.
머피의 법칙도 아니고 왜 그런 것이냐.
한탄하다가 잠시 기다려보기로 한다.
출입구에서 잠시 풍경에 시선을 맡기고 멍 때리는데 비가 그친다.
밖으로 나가서 흐르는 물도 보고 멀리 비 내리는 풍경도 보고.
옆에 앉은 커플은 뭐가 그리도 좋은지 멀리 비 내리는 것 마저 설레는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귀엽네
누군가와 함께 왔었다면 더 좋았을까?
편한 사람이라면 좋았을 것 같다.
불편한 사람 앞에서는 진짜 모습이 잘 나오지 않아서 불편하다.
차들이 많아 대기를 하면, 그 사람은 괜찮을까 짜증을 낼까?
비가 오면 그냥 가는 게 좋을까, 아니면 멈출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을까?
...
온통 내 신경은 상대의 기분을 맞추는데 가있을 것만 같다.
그것보다는 혼자 오는 게 낫다는 생각도 들고.
같이 올 사람도 없기도 했고. 하지만 모르는 누군가와 함께 올 기회를 만들 수도 있는 거니까.
해가 난다. 이제 가야겠다.
나를 잡는 풍경을 뿌리치고 일어났다.
집으로 가다가 광교호수공원으로 다시 차를 돌렸다.
깨끗한 날이었다.
드라이브를 가다가 몇 번이고 차를 세우고 싶었던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