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새로운 동료가 들어오면, 그가 어떤 사람일까 하는 호기심으로 관찰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그가 어느 정도 수준의 사람일까 하는 궁금증도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신입의 됨됨이가 괜찮으면 안도의 한숨을 내쉬다가도, 나보다 더 뛰어난 능력자일 땐 극과 극의 반응을 보인다. 이때 보이는 반응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경계하고 견제하는 반응이다. 이렇게 반응하는 사람을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 필수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숨기거나 독점한다는 것이다. 이러면 신입은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알지 못해서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게다가 물어봐도 친절하게 대답해주기보다는, 어물쩍 넘어가거나 애매하게 대답할 때가 많아서 답답하기만 하다. 이런 일련의 반응은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 당신을 경계하고 있습니다.'라는 인상을 준다.
두 번째는 리스펙(존중)하는 반응이다. 이렇게 반응하는 사람은 먼저 다가가 거리낌 없이 인사를 건네고, 필요하다 싶은 정보가 있으면 공유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또한 자기가 신입 때 겪었던 시행착오를 생각해서, 때와 장소에 맞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런 일련의 반응은 '나는 당신을 환영하고 있습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시간이 지나면, 처음에는 경계하고 견제했던 사람들도 점차 그 마음이 누그러진다. 그러나 그중에는 여전히 경계를 풀지 않고, 심하다 싶을 정도로 과하게 견제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디를 가나 이런 사람들 때문에 제일 힘들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구약의 사울 왕이 떠오른다.
사울은 골리앗을 이기고 돌아온 다윗이, 백성들에게 환영받는 모습을 보면서 적개심을 품는다. 모든 백성들이 감격에 겨운 눈으로 다윗을 주목할 때, 사울은 살기 가득한 눈으로 다윗을 주목한다. 이때로부터 사울의 비극도 시작된다. 이처럼 나보다 더 잘난 사람을 보면, 그 꼴을 보지 못하고 제거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사울 증후군'에 걸린 사람들이다.
만약 사울이 다윗을 리스펙했다면, 존중하고 인정했다면, 그는 다윗이라는 최고의 신하와 든든한 사위까지 곁에 둔 보기 드문 왕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이스라엘을 위해 서로 윈-윈 하면서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울은 다윗을 경계하고 견제한 끝에, 제거하기로 마음먹는다.
리더의 주변에 마지막까지 남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상식적으로 충성되고 신실한 사람이어야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런 사람은 시기와 질투에 눈이 먼 사람들 때문에, 온갖 모함을 받고 떠날 때가 많다. 괜히 간신들이 끝까지 리더의 최측근으로 군림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나보다 더 뛰어난 동료를 보면 부러운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불편한 마음도 가지고 있다. 불편한 마음에 시기하면 나만 시시한 사람이 되고, 질투하면 나만 구질구질한 사람이 된다.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깎아내린다고 해서, 내가 더 뛰어난 사람이 되는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데도 말이다. 도리어 그 과정에서 나만 더 못난 사람이라는 게 들통나고 확인될 뿐이다.
우리는 나보다 못한 사람이 들어오면 안심하고, 나보다 잘난 사람이 들어오면 걱정한다.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들어왔을 때존중하고 인정하지 않으면, 동반 성장은커녕 아귀다툼만 벌어진다. 리스펙하면 상향평준화를 이룰 수 있음에도, 우리대부분은 견제를 통해 하향평준화에 머무르는 걸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