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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과 떨림 Jan 11. 2022

《광야가 오면》

멀었던 눈이 뜨이고 막혔던 귀가 열리는 곳

돼지는 신체 구조상 하늘을 올려다볼 수 없다지

그런 돼지도 딱 한 번 하늘을 올려본 데

나무에 매달렸을 때 말이야


정신없이 앞만 보고 사는 게

드러눕고 나서야 고개를 드는 게

어쩜 그리도 우리와 닮았을까?


그러나 광야가 오면

그제야 눈을 들어 별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지

그제야 세미한 음성에 귀를 기울이게 되지


광야는 사방이 뚫려 있으나 막혀있는 곳

멀었던 눈이 뜨이고 막혔던 귀가 열리는 곳


광야가 오면

누구나 단독자로 서야 하지

<사진: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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