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다시 시작하겠다》

by 울림과 떨림

기대가 와르르 무너져

마음마저 속절없이 내려앉을 때

이제는 끝인가 보다 할 때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라 생각하겠다

수천 번의 넘어짐 가운데 또 한 번이라고 생각하겠다

그리하여 그분이 내민 손을 붙잡고 일어나겠다


가는 길이 갈지자로 급하게 꺾여도

탈선한 것처럼 어긋난 것 같아도

여전히 항구를 향해 가고 있다고 믿겠다

표류하지 않고 항해하고 있다고 믿겠다

그리하여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다시 노를 젓겠다


이제는 망했다는 소리는 하늘로 보내고

이제는 늦었다는 소리는 바다로 보내고

이제는 끝이라는 소리는 산으로 보내고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라고

푯대를 향해 노 젓는 뱃사공이라고 되뇌겠다

<사진: Unsplash>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