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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과 떨림 Apr 26. 2022

《우리를 질리게 하는 사람》

태도가 불량한 사람

사람을 질리게 만드는 건 그가 보이는 태도 때문일 때가 많다. 잘못했는데도 배짱으로 나오는 사람이 있다. 약속을 어겼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사람이 있다. 거짓말을 했는데도 그럴 수도 있지 않으냐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호흡 곤란과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혈압을 상승시킨다. 사람을 열받게 하는데 일가견이 있다고나 할까? 이럴 때면 정말이지 정나미가 뚝 떨어진다. 다른 건 몰라도, 일단 태도가 불량하면 예쁘게 봐주고 싶어도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거짓말을 또 다른 거짓말로 돌려막기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한두 번은 '무슨 사정이 있어서 그랬겠지'하는 마음으로 모른 척 넘어가 주었다. 그러나 한두 번하는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에게 거짓말은 습관이자 체질이었다.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걸 보면서, 늘 이런 식으로 위기를 모면해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는 그런 적 없어?'라는 말로 자기 잘못을 합리화하는 사람도 있었다. 누구나 잘못하고 누구나 실수한다. 그렇다고 남에게 끼친 피해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건 아니다. 그때는 진심을 담아 사과부터 해야 한다. 그것이 순서다. 그런데 적반하장으로 화통을 삶아 먹은 것처럼 큰소리부터 치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나오는 사람을 보면 매번 이런 식이다. 남에게 뻔뻔하려면 자신에게는 더 뻔뻔해야 한다. 그래야 창피한 줄 모르고 길길이 날뛸 수 있다. 작은 실수까지 매몰차게 비난하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미안한 줄 모르고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이 거짓말쟁이들은 너무도 오랫동안 능숙하게 거짓을 말해 온 까닭에, 이제는 진리를 말할 능력조차 잃어버린 자들입니다(딤전4:2)'

유진 피터슨은 메시지 성경에서 '자기 양심에 화인을 맞았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양심에 화인 맞으면 나타나는 현상은 무감각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양심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먹통이 되는 것이다. 그중의 대표적인 특징이 바로 거짓말이다. 태도가 불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양심이 제대로 작동한대서 합당한 태도가 나오기 때문이다.

태도가 불량한 사람을 보면 바로 잡아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이 얼핏 스칠 때가 있어서 관둘 때가 있다. 사실 말한다고 해서 쉽게 바뀌지 않을 걸 알기 때문에 그만둘 때가 더 많다. 그래서 태도가 불량한 사람을 보면 '가만히 관계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운맛 태도가 하루아침에 순한맛 태도가 되는 건 기적에 가깝다. 좋은 태도에서는 선량한 거짓말이 나오지만, 나쁜 태도에서는 불량한 거짓말만 나온다. 지금까지는 그렇더라.

<사진: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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