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실험 훈련 & 선별
치앙마이에서 한 달을 지내며, 스스로 선택한 날들을 기록합니다. 원하는 삶은 우연이 아니라, 실행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 글이 독자에게 생각해왔던 것을 한 번쯤 해볼 수 있는 작은 용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처음 조이에게 라인 메신저로 메시지를 보냈던 날, 내가 사람을 잘못 찾았나 싶었다. 아이들과 다정하게 웃고 있는 사진 속에 분명 남자 강사님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남자인가…!?’라는 생각이 반사적으로 들었다. 짧은 머리와 진한 눈썹, 짙은 쌍꺼풀이 선입견을 만들었다. 급히 블로그를 몇 번 더 검색한 뒤에야 선생님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후기만 보고 연락했다가 생긴 해프닝이었다. 혼자 껄껄 웃으며 첫 번째 수업 시간을 정했다.
조이의 한국어는 생각보다 훨씬 유창했다. “언니, 팔을 쭉 뻗고.” “티처를 보고.” “음파(호흡)를 해야 해!” 수업은 대부분 한국어로 진행됐고 설명이 막히는 순간은 거의 없었다. 주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수강생으로 왔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게 되었다고 했다. 조이는 말을 하기 전에 먼저 몸을 쓴다. 손과 팔, 머리와 몸을 크게 움직이며 동작을 보여줬고 그걸 따라 하기만 해도 수영이 훨씬 편해졌다. 밝게 웃는 모습과 선한 인상을 가지고 있어 오래 본 사이가 아니어도 말을 꺼내기 쉬운 사람이었다.
접영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늘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지만 그럴 기회가 없었다고, 지금이라도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조이는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그럼 당연하지. 오늘 배우면 충분히 할 수 있어.” "정말? 가능할까?"라고 했지만 그 말이 이상하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응원이어서가 아니라 그냥 오늘 하면 되는 일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수영과 나는 오래도록 어긋나 있었다. 초등학교 때 언니를 따라 동네 수영장에 다녔다. 그 시절의 나는 수영보다 수영이 끝나면 먹었던 떡볶이에 관심이 컸다. 샤워를 하고 나오면 모든 게 두 배로 맛있어지는 시간이 있다는 걸 았았기 때문이다. 그 시간이 좋았을 뿐, 물 위에서 무언가를 해내는 일은 뒷전이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야 수영을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친구들과 처음 간 워터파크 때문이었다. 발이 닿지 않는 깊이, 구명조끼를 입었지만 언제든 가라앉을 수 있겠다는 느낌, 사람들 사이에서 숨을 못 쉴 것 같다는 공포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파도는 타보지도 못하고 밖으로 내보내 달라고 했을 때 진작에 수영을 배워둘 걸, 하고 후회했다. 그리고 얼마 후 수영 기초반을 등록했다.
3년을 스포츠센터에 출근하듯 다녔다. 호흡을 배우고, 팔다리가 리듬에 맞춰 움직이며 몸이 물 위로 뜨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 자유형과 배영, 평형은 시간이 지나며 익숙해졌지만 접영은 달랐다. 일정 레벨을 넘어야만 가능한 영법처럼 느껴졌다. 차분히 배우고 싶어도 수업 시간은 늘 빠듯했고 질문 한 두 개를 하면 나가야 할 시간이었다. 끝내 감을 잡지 못한 채 수영장을 그만뒀다. 접영은 그렇게 ‘언젠가’의 목록에 남아 있었다. 할 수 없어서라기보다, 제대로 배워볼 기회가 없었다는 이유로 미뤄둔 선택이었다.
그걸 한 번에 정리해 준 사람이 조이였다. 손을 물에 넣는 타이밍, 고개를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 순간,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속도, 팔을 끌어올리는 각도와 발차기의 강약 조절까지. 필요한 포인트만 정확하게 짚어줬다. 가장 어려웠던 건 손과 발의 타이밍이었는데, 조이는 내 옆에서 여러 번 시범을 보이며 말했다. “나를 봐. 나를 보고 따라 해.” 조이가 움직이는 걸 그대로 따라하자 몸이 먼저 반응했고 마침내 물 위에서 리듬이 맞기 시작했다. 3년 동안 막연하게 붙잡고 있던 접영이라는 단어가, 그날은 아주 구체적인 동작이 됐다.
'나도 접영이 되는 몸이었구나!' 기쁨에 힘든 줄도 모르고 쉬지 않고 수영장을 누볐다. 체력이 버거워질 즈음에는 유턴과 다이빙도 배웠다. 사람이 많은 수영장에서는 배우기 힘든 기술이었다. 원하는 걸 말하면 바로 알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이렇게 행복할 줄이야. 접영뿐 아니라 자유형과 배영, 평형의 자세도 다시 살폈다. 집에 가는 내내 수영장 생각이 났다. 모르는 걸 모른 채 두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이 생겼다.
수업은 두 번만 받았다. 더 배우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니다. 다만 이번에는 두 번으로 충분하다는 판단이 먼저 섰다. 접영은 리듬을 익혔고, 자유형과 배영, 평형도 다시 체크했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 치앙마이를 떠난 뒤 언제 다시 수영을 하게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하고 싶었던 것을 그대로 남겨두지 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언젠가 리스트’에 아직 남아 있는 일은 또 무엇이 있을까?
[금액]
개인 레슨: 5,000바트 / 총 10시간
개인 레슨: 600바트 / 시간당
페어 레슨(2인): 1인당 4,000바트 / 총 10시간
그룹 레슨(3–4인): 1인당 3,500바트 / 총 10시간
- 수업에 결석하더라도 시간 차감 없음. 단, 사전에 미리 연락해야 함.
- 한국어 가능, 친절함. 코칭 능력 탁월
[장소] Green Hill Place Swiming Pool
1회 이용료 : 80바트
[준비물]
수영모, 수영복, 수경, 수건, 샤워도구
[연락처]
라인: 065-989-6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