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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몸은 기억하고 있다. 여유있게 끌어올리자.

2025년 10월 16일 목요일

by 지우진

연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온 지 4일째다. "2025년 10월 13일 월요일" 글에서 썼던 것처럼 후유증없이 무사히 월요일을 보내고 연휴 전과 다름없이 지내고 있다. 모든 게 그대로 돌아온 줄 알았는데, 생각만큼 빨리 회복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운동이다. 정확히 말하면, 운동 후 나의 상태다.


나는 평일 5일은 무조건 헬스를 한다. 시간 차이는 있을 뿐 헬스를 빼먹지 않는다. 주말에는 보통 아내와 아이들과 외출을 하기에 평일처럼 확실하게 운동할 시간을 갖기 어렵다. 할 수 있는 시간은 아침 6시에서 8시 사이인데, 금요일밤에 아내와 아이들과 놀다가 늦게 자는 경우가 많아서, 그리고 평일에 항상 새벽 2시반에서 3시 사이에는 일어나기 때문에 주말에는 좀 더 자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주말 아침에 일어나는 건 큰맘 먹어야 가능하다. 외출 후 집에 왔을 때 저녁먹기 전까지 시간이 있으면 아내의 허락 하에 운동을 하고 올 수 있다. 그래서 기본 주5회에서 6회 운동을 한다.


연휴 기간 운동을 아예 쉬었던 건 아니다. 집에서 틈틈이 스쿼트하고 런지와 팔굽혀펴기도 하고 집에 있는 6kg 덤벨도 들었다. 그리고 열흘 간의 연휴 동안 이틀은 헬스장도 갔다. 하지만 평소 헬스장에서 하는 만큼의 시간과 강도는 아니었기에 운동했다는 느낌보다는 '나는 완전히 운동을 쉬는 건 아니다' 라고 스스로 위로하는 정도였다. 그래서 월요일이 되자마자 퇴근 후 곧바로 헬스장으로 갔다. 늘 하던대로 평소 타는 시간과 강도로 천국의계단을 탔다. 정말 좋아하는 기구다. 보통 5~6분 정도 타면 땀이 나면서 몸이 예열되는 느낌이 난다. 그러면 점점 속도를 올리면서 타다가 내가 할 수 있는 최고 속도를 찍고 다시 살짝 내렸다가를 반복해서 45~55분간 탄다. (내가 가는 시간대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이렇게 타는데, 평소보다 사람이 많으면 고강도로 20~30분을 탄다.)

이번 월요일도 변함없이 그렇게 시작을 하는데, 뭔가 몸이 좀 무거운 느낌이었다. 연휴동안 잘먹고 했으니 그러려니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버거운 느낌이었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 구간을 넘기기만 하면 그 다음은 몸이 알아서 움직인다는 걸 수없이 겪었기에 속도만 좀 조절해서 해나갔다. 그런데도 할수록 평소보다 2배는 더 힘들었다. 뒤에 누군가를 끌고서 계단을 올라가는 듯 했다. 그렇게 꾸역꾸역 50분을 하고 근력을 하고 마무리 런닝머신을 타고 집으로 왔다. 샤워를 마치고나니 몸이 가볍고 개운했다. 역시 이 맛에 운동하지 싶었다.


그러나 다음날인 화요일, 퇴근 후 집에 와서 아이들 하교 전까지 침대에 쓰러지듯 바로 낮잠을 잤다. 피곤함이 쏟아져서 도저히 운동을 갈 수 없었다. 월요일에 슬슬 예열하듯 몸을 달래가며 했어야 했는데, 연휴에 쉬었다는 조급함 때문에 급하게 끌어올렸나보다. 낮잠을 자고나서 아이들 하교와 하원을 챙기고 저녁을 보낸 뒤 9시 전에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일찍 자지 않으면 내일도 힘들 것 같았다.


다행히 다음날 개운하게 잘 일어났고 운동도 다시 했다. 시간도 여유가 있어서 월요일보다 강도를 조금 낮추는 대신 길게 운동했다. 그렇게 하니 좀 괜찮아졌다. 그리고 어제(10월16일)도 수요일처럼 했다. 어제는 수요일보다 잠을 깊게 못자서 몸이 더 무거운 느낌이었다. 그래도 계획한대로 다했다. 급하지 않게 무리가지 않도록 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오늘(10월17일) 새벽, 이제서야 원래대로 돌아온 느낌이다.

마음이 앞서가도 몸이 따라오지 않으면 무리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동안 꾸준히 해왔던 나를 믿고 앞서가는 마음을 달래며 몸이 따라오길 기다려주자. 시간이 좀 걸릴 뿐 결국 제자리를 찾는다.


20251016_113606.jpg 힘들어도 운동은 즐겁다. 지금처럼 꾸준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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