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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필리아 Sep 05. 2022

하나보다 둘이좋더라!

외동 아닌 형제를 만들어주었다.


하나보다 둘이 좋더라.



사람인人




사람인 한자를 보면 작대기가 서로를 향해

기대어 있는 모습을 띤다.

그만큼 사람은 서로에게 같이 함께 공존하며 살아간다.



아무리 좋은 친구, 지인이라 해도

피가 섞인 가족만큼 진할 수 없다.


물론 안 좋은 몇몇 일부 케이스가 있지만

서로의 부모가 같고, 같이 공감하고 같은 환경에서

성장하는 기회를 가진 내 핏줄(자매, 형제, 남매)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다.

무인도에서 혼자 오로지 살아간다면

속세에 벗어나 마음은 편할지 몰라도

인생에 재미와 보람을 모르고 살아갈 것 같다.


신랑 외동, 나 외동

우리 아이가 외동이면

이 아이는 평생 고모, 삼촌, 이모 존재 없이 혼자가 된다.

철저하게 혼자가 된다.



외동으로 자라온지라 아이에게 대신 감정 이입하고

아이의 모든 것에서 안쓰럽게 보인다.


적어도 내가 느꼈던 그 외동이라는 짐은 지어주고 싶지 않았다.

우리 집이 경제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어려웠지만

굉장히 창피한 일이었다거나 그것으로 인해 원망한 적은 없다.


나도 아이에게 경제적으로 굉장히 풍족하게 해주진 못하지만

우리 엄마 아빠와의 차이가 있다면 아빠는 외벌이

나는 현재 맞벌이를 하고 있다는 것!


적어도 우리 엄마, 아빠보다 내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경제적인 능력은 더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하여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돈이라는 중대한 현실 앞에

둘째를 임신하기에 이르고

결국 올여름 출산을 했다.


힘들 거 각오하고 또 마음먹었지만

임신기간 내내 두려웠다.


현재 환경 관련 강의, 스마트 스토어, 유튜브, 블로그 등

나의 다양한 활동영역이 다 중단되고 다 스탑

다시 되감기 되는 것 같았다.


아이를 낳고 내 몸이 힘든 것!

아이를 낳으면 지금의 하던 일을 잠시 스탑 하는 것이

나에게 굉장히 컸다.


그러나 적절한 발란스로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잘 흘러가고 있다.

아이 낮잠시간, 아이 자는 시간에 여전히 블로그를 적고

신랑이 주말에 아이랑 놀아주는 시간에 블로그를 하고

스마트 스토어 택배가 오면 짬을 내서 택배를 싸고

나름의 발란스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자유롭게 몸을 움직여 강의를 할 수 있거나

제품 사진을 찍기 위해 자유롭게 카페에 가는 건 못해도

지금의 순간순간을  적응해나가고 있다.



사실 출산의 고통, 신생아 시기 좀비처럼 일어나야 한다라는 것도

꽤나 걱정되는 부분 중 하나였는데,

요즘 기술이 좋아져서인지 출산(제왕절개)도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고, 신생아 2~3시간마다 깨는데도

이전 첫째 때 수시로 깨었던 그 기억이 있는지

몸이 먼저 반응해서 일어나 진다.


적어도 첫째 때 그 좀비처럼 일어나는 건 없는?


하나보다 둘이 낫고 둘이 같이 있는 거 보면 너무 이쁘지만

새삼 미리 애들 낳은 엄마들이 하는 얘기가 뭔지 이제 공감이 간다.


하나만 있으면 껌이라고, 하나 보는 건 일도 아니라고!

율이 첫째만 있을 때는 그리도 율이 보는 게 힘들게 느껴지고

하루 종일 단둘이 집에 집콕처럼 갇혀있으면 힘이 들었는데

지금은 둘 보다가 하나만 나가줘도 집에 하루 종일 있는 것도 괜찮게 느껴지더라.


사람이 참 간사하다.



피곤하고 잠도 오고 쉬고 싶지만 아이 잠자는 시간은

쉴 틈 없이 다시 내가 일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에 내가 좀 더 발전하고, 나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시간이다.

게다가 조금이나마 돈이 되고,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니 계속 움직이게 되는 것 같다.


아이 둘, 신생아와 5살 아들내미 하루 종일 보는 거 솔직히 힘들지만

조금 더 컸을 때의 둘 모습 생각하니 견딜만했다.


형제, 자매, 남매 없이 컸던 나.

부모가 기댈 곳은 오로지 나이며

나 역시 의지할 곳은 부모


부모님이 편찮으시고, 정신적으로 더 힘드신 거 아니까

일찌감치 기대하거나 의지하는 건 나에게 1도 없었다.


엄마는 조현병에 아버지도 몸이 성찮으시다.

적어도 나도 두 아들의 엄마가 되었지만 조현병은 아니니까

아이들에게 정신적으로 지지되고 정신적으로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존재이고 싶다.

그게 제일 크다.


그리고 부모의 일로 함께 상의하고 같이 슬퍼할 수 있는 존재가

하나가 아닌 둘이 되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둘에게 얼마나 서로 힘이 될지.,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너는 가졌으니까.




나이가 들면서 가정환경, 돈 다 중요하지만

힘들 때 내 옆에 내 곁을 지켜주는 가족이 있다는 것은 그 존재만으로 참 힘이 된다.



외동 아닌 형제 만들어준 지금, 하나보다 둘이 좋더라!



아이 둘 낳기 전에는 낳을까 말까

진짜 백만 번 이랬다 저랬다 갈피를 못 잡았는데

역시나 낳고 보니 든든한 우리 가족이 되었다는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둘째 고민은 낳을 때까지 절대 끝나지 않을 터,

첫째는 나이를 계속 먹고 나는 노산이 되어

이제 임신할 수 있는 시간이 임박해오니

이번 연도 아니면 임신은 깨끗하게 포기해야지

라는 마음이었는데, 포기 임박했던 막달 12월 아이의 임신을 알게 되었다.


임신기간 동안 힘든 일들이 있어 마음고생도 하고

영양제조차도 제대로 챙겨 먹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너무 건강하게 나와준 둘째.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다.

엄마로서 더 든든한 지원군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지, 엄마다운 엄마가 되어보고 싶다.




아이 둘 낳으니 돈보다 더 값어치 있는 둘이라는 존재.

여유 있고 나이 젊다면 진짜 자식은 더 낳으면 더 예쁘고 더 좋을 것 같다.




이제 나의 목표는 사람답게 키우는 것.

잘해보자. 내 새끼들~


PS. 미안한 건.. 기후재앙이 너무 심각한 지금 이런 시기

너희를 태어나게 했다는 건 아이러니하게 미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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