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절 한강 ⑧] 여름의 감각

광나루한강공원

by 배은빈

한강을 따라 걷다 보면 키가 큰 미루나무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키가 껑충해서 미루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따라 손을 뻗으면 구름 한 조각을 만질 수 있을 것만 같다. 꽃이 피던 봄 이촌한강공원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미루나무 가지들이 앙상했었는데 어느새 여름의 문턱을 넘은 지금 미루나무는 초록의 잎들이 무성하여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바스락 소리를 내며 반짝이고 있다.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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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철교에서 올림픽대교까지 강을 따라 걸었다. 멀지 않은 거리지만 햇살의 열기가 느껴지고 등에서는 땀방울이 흐른다. 태양에너지가 공기에 충만하다. 나는 여름의 후덥지근한 공기 안에 있으면 왠지 현실적인 감각을 잃는 듯하다. 현실이라기보다 꿈속에 가까운, 나른한 느낌. 의도치 않게 여름휴가를 길게 받았다. 이왕 이렇게 된 김에 꿈을 좀 꾸어볼까 한다. 현실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꿈을 꾸는 동안 미루나무들은 어디 가지 않고 자리를 지킬 것이다. 마치 한강을 지키는 호위병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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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교















여름에 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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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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