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절 한강 ③]
서래섬과 세빛섬

반포한강공원

by 배은빈

동작대교는 지하철 4호선과 일반 차량, 사람들이 나란히 건널 수 있는 다리이다. 동작대교의 상류 방향에는 반포대교가 위치한다. 반포대교의 아래에는 잠수교가 있어 마치 2층침대처럼 보이는 2층다리로 유명한 곳이다. 또 시간대를 잘 맞추면 달빛무지개분수를 감상할 수 있는데, 달빛무지개분수는 2008년 12월 기네스북에 기록된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 분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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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4호선과 차량, 사람이 지나는 동작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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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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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대교와 잠수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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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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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대교에서 뿜어져 나오는 달빛무지개분수


동작대교와 반포대교 사이에는 두 개의 섬이 있다. 바로 서래섬과 세빛섬이다. 두 섬은 모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섬이지만 두 섬이 지닌 매력과 분위기는 거의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서래섬은 인공섬이기는 하지만 자연과 어우러진 곳으로 봄에는 유채꽃, 가을에는 메밀꽃이 가득 피어 축제를 즐길 수 있다. 반면 세빛섬은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는 부체 위에 건물을 짓는 플로팅 기술로 세운 건축물로 최첨단 기술과 현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반포한강공원에서 서래섬으로 이어진 다리를 건넜다. 노들섬에 비한다면 강변에 바짝 붙어있어 섬이라고 해도 되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섬은 섬이다. 앞뒤로 강물을 두고 한 벤치에 앉았다. 왼편으로 동작대교, 오른편으로는 반포대교가 보인다. 아직 섬에 유채꽃은 피지 않았다. 그래도 씨앗이 싹은 틔웠다. 나무에는 이제 연두빛의 잎들이 제법 풍성하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나무가 가지를 드리워 나뭇잎이 쏟아질 듯하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세상이 온통 초록초록하고 하늘하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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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래섬으로 가는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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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래섬에서 만난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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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빛, 솔빛, 채빛섬으로 이루어진 세빛섬. 레스토랑, 카페, 컨벤션홀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다.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내가 만약 현 시대에 태어나지 않고 옛날에 태어났더라면 어땠을까. 아주 옛날, 그러니까 문자도 없고 문명도 없는 선사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어땠을까. 아직 농사도 짓지 않고 배가 고프면 주위의 열매를 따 먹거나 물고기와 토끼, 사슴을 사냥하며 살았다면 어땠을까. 확신하건대 지금보다는 훨씬 행복했을 것이다. 미래에 대해서는 불안해하지 않고 오로지 현재에만 충실한 삶이 그때는 가능했을 것이다. 부(먹거리)를 축적한다는 개념이 그때에는 불가능했으므로 미래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고 현재의 내가 만족스러울 수만 있다면 그만이었을 것이다. 배가 부르고 가족이 안전하다면 더이상 바랄 것이 있었을까. 물론 과거에도 항상 평화롭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맹수의 위협이 항상 도사리고 있고 원인을 알 수 없이 비바람이 몰아치고 때로는 주위에 먹을 열매가 부족할 수도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 인류는 도구와 기술을 개발하고 자연에 모든 것을 의지하기 보다 자연을 개척해 나가는 길을 선택했다. 그래서 많은 부분 성공을 거두었다. 인류는 비바람으로부터 안전한 집을 짓고 자신의 힘으로 농사를 지어 수확량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되었으며 날카로운 발톱 하나 가지지 않은 채 먹이사슬의 최정상을 정복하였다. 하지만 이 정도가 다가 아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기술로 그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얻고자 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를 만들었다. 나이가 드는 것(노후), 인류에게는 집 지을 기술이 있지만 나에게는 집을 살 돈이 없는 것, 맹수의 위협은 없지만 생존을 위해서 경쟁자를 짓밟아야만 하는 입시와 취업 시스템 등 예전엔 없던 위험요소도 새롭게 등장했다.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인류가 너무 쉽게 행복을 저버린 것은 아닐까. 나름 열심히 최선을 다해 역경을 헤치며 살아왔지만 거기엔 큰 대가가 있다는 것을 너무 몰랐던 것이 아닐까. 너무 몰랐던 것이 아닐까. 아니면, 모른 척 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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