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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단숨에 읽었다.

by NY

이 소설을 알게 된 것은 2년 전이지만, 윤여정 배우가 캐스팅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궁금해져서 나는 소설을 불과 한 달 전에 구매했다.


그리고 1편을 1/3 정도 읽었을 즈음 소설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에 대한 서사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아 한 구석으로 밀쳐두었다. 사실 잘 읽히고 농도가 진하고 캐릭터가 살아움직이는 듯한 소설이었다. 하지만 시대상을 반영하여 여성 캐릭터들이 삶에 능동적인 것처럼 그려지다가도 결국은 남성에 귀속될 수 밖에 없는 시대적 상황이 그려지는 것이 못내 불편하고 불쾌했다.


그런 이유로 책을 접었었다.


다시 펼쳐든 것은 이 소설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는데, 그것만 봐도 이 소설은 정말 뛰어나게 잘 쓰여진 글이라는 증명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주말 동안 1편의 남은 분량과 2편을 모두 단숨에 읽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살아움직이는 캐릭터가 되어 내 눈앞에 그려졌고 그들만의 이야기와 스토리가 형형하게 펼쳐졌다. 선자와 양진, 솔로몬, 이삭, 요셉, 경희, 고한수. 어느 인물도 뚜렷하고 진한 개성을 갖지 않은 인물이 없었다. 그리고 각 인물들의 이야기는 하나, 하나 켜켜이 쌓여서 한 가족의 일대기로 고스란히 가슴 속에 쌓였다.


마치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본 것처럼 파친코에 등장하는 선자 가족의 이야기를 TV프로그램을 통해 자세한 인터뷰를 본 것 같은 생생함이었다.


하지만 몇 가지 의문점과 불편함은 여전히 남아있다.

- 과연 여성을 대상화해서 그리는 것이 지금 시대에도 받아들여지는 부분일까.

- 유독 여성의 외모와 성적인 부분이 강조되어 묘사된 것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었을까.

-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몇몇 남성 인물에 대한 우상화는 현실적으로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걸까.


궁금하다.

이 소설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읽어내려갔는지.


좋았던 것은 소설의 생생함이었고, 불편했던 것은 유독 여성의 외모와 대상화가 많이 눈에 띄었다는 점이다. 아니면 나에게만 그 부분이 유독 볼드체로 다가온걸까. 그 점은 못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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