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안정감과 불안 그 경계에서

by NY

불안한 상황에 놓여본 이들은 이해할 것이다. 잠드는 것이 가장 두려운 순간임을. 눈을 감고 편히 자려고 애써보아도 밀려드는 걱정과 막막함에 잠들 수 없는 그 외로움을.


안정감을 비로소 되찾았을 때 그저 무탈한 일상이 다시 눈앞에 놓인 현실이 믿기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또다시 언제든 나는 불안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 안정감 속에서 마음을 아주 푹 놓지는 못할 것이다.


이 두 가지가 반복되면 무엇인가 의지할 곳을 찾게 된다. 아주 분명하고 확실한 실체가 있는 것 혹은 종교.

운동을 하거나 숙련이 필요한 뭔가에 몰두한다. 아니면 신을 찾아가 경배하고 그저 마음을 그 곳에 놓아둔다.


불완전한 인간은 영원이나 안녕, 행복과 평안을 추구하지만 이내 매순간 허탈하게 깨닫고야 만다. 영속성을 추구하는 것은 현실에 없다는 것을. 시간 앞에서 인간은 무력하고, 현실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려는 그 노력이야말로 가장 인간다운 선택임을.


그 후에 마음 속에서 피어나는 부차적인 바램들, 영원한 안정이라던가 헤어지지 않는 관계라던가, 죽을 때까지 건강한 삶 같은 것들은 인간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고차원의 바램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래서 매일 해야할 것들을 하고 매순간 느끼는 감정들을 온전히 느끼는 일상이야말로 스스로를 구원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저는 제가 좋아요 불완전하고 결점투성이인 제가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