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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현 변호사 Jul 30. 2024

우리 곁으로 찾아온 마약

마약 대중화, 변호사들의 블루오션인가?

“대답은 ‘노(No)’야. 이유를 말해주지. 정치인 친구들이 많은 건 사실이야. 하지만 내가 도박 대신 마약 사업을 한다면 우호적이지 않을 거요. 그들은 도박이 피해자가 없는 범죄라 여기지. 하지만 마약 사업은 지저분해”

경쟁 조직이 뒤를 봐주는 버질 솔로조가 비토 코를레오네(말론 브랜도 분)를 찾아와 마약 거래 동업을 제안하며 정치적 연줄을 써서 보호해 달라고 부탁한다.


비토는 위와 같이 대답하며 거절한다. 이 일로 비토는 경쟁 조직의 저격을 받아 생사를 헤매게 된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1972년 만든 영화 대부(The Godfather)에서 조직 간 벌어지는 전쟁은 이렇듯 마약을 둘러싼 이해관계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도박에 피해자가 없지 않고, 검은 세계에 최소한의 도덕적 기준이 있다는 것도 범죄 조직을 낭만적으로 묘사하고자 한 영화적 상상력의 산물에 불과하다.      


마약 대중화,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나?


영화 대부에서 ‘드럭(drug)’으로 불린 마약(痲藥)은 ‘저리다, 마비되다’라는 마(麻)를 쓰지만, 대중의 뇌리에는 인간을 파멸시키는 악마 같은 약인 마약(魔藥)으로 각인된 것 같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마약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여기서 마약류란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및 대마를 말한다.   

  

2022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당시 국립법무병원장은 “우리나라 마약지수는 1999년에 이미 20을 넘겨 청정국이 아닌 통제 필요국가로 분류된다”라고 밝혔다. 이같이 마약의 확산세 문제는 20년도 더 된 얘기이다.


하지만 당시 국감에서 드러난 마약 관련 자료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이른바 ‘마약의 대중화’이다. 낮아진 마약 가격이 마약의 대중화를 촉진하는 요소가 되었다. 마약사범이 점점 젊어지고 있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변호사님 마약 정말 잘 모르시네. 인터넷 조금만 검색해도 다 나오는데” 변호사 생활 초년병 시절 마약사범으로 구치소에 수감된 의뢰인을 접견 갔다가 그에게 들은 말이다.


당시 그는  마약의 종류별 특성과 위험성을 알려 주었는데, 특히 금단증상은 의학 용어까지 쓰면서 그 원리를 설명했다. 변호하기 위해 갔다가 마약 개론 강의를 듣고 온 셈이다.


요컨대 강의 수준으로 설명을 하는 사람이 금단증상을 못 이기고 다시 복용할 만큼 마약은 한번 시작하면 끊기가 어렵다. 알기는 아는데 실천이 안 되는 것이다.     


요즘 심심치 않게 마약사범 변호에 대한 변호사들의 광고성 글을 접한다. ‘마약 전문 변호사’라는 문구도 등장했다. 마약사범 변호가 변호사 업무 영역의 블루오션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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