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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현 변호사 Aug 01. 2024

국회 청문회를 보며

거짓말쟁이들의 천국

‘너희는 절대로 죽지 않는다’

성경에 등장하는 최초의 거짓말이다. 성경이 뱀으로 묘사하는 마귀가 그 주인공이다. 이에 앞서 뱀은 사람에게 질문한다. ‘하나님이 너희더러 이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는 하나도 따먹지 말라고 하셨다는데 그것이 정말이냐?’ 선악과는 치사율 100%이니, 그것만 빼고 다 먹어도 된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뱀은 교묘하게 비틀어 묻는다.     

왜곡된 말로 미끼를 던져 입질을 기다리다가, 덥석 무는 찰나를 놓치지 않고 낚아채는 솜씨가 일품이다. 치밀함과 대담함을 보면 ‘보이스 피싱’을 비롯해 요즘 범죄에 나오는 거짓말과 견줘도 손색없다. ‘거짓의 아비(the father of lies)’ 최초의 거짓말쟁이인 마귀를 예수는 이렇게 불렀다.     


거짓말은 불법행위 당시뿐만 아니라, 수사와 재판과정에서도 난무한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거짓말을 가리는 진위 다툼의 장이 된다. 이 와중에 어떤 거짓말은 진실을 말하는 사람조차도 자신의 진실성을 거듭 확인할 만큼 정교하고 당당하다. 앞뒤가 척척 맞는 논리와 호소력 있는 목소리, 표정에 감탄할 때도 있다. 자신의 영혼을 아낌없이 태우는 메소드 연기란 이런 것인가?      

반면 거짓말임이 빤히 드러나는 어설픈 연기에도 광팬들이 갈채를 보내는 무대도 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각종 청문회가 그 무대이다. 이곳에선 메소드 연기 따윈 필요 없다. '두꺼운 안면 근육'이라는 기본기에 충실하면 된다. 거짓말이 들통나도 광팬들은 영웅의 위기 극복 서사로 포장한다. 그러니 국회 청문회는 '거짓말쟁이들의 천국'이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이 맡은 의뢰인이 진실을 말하는지 변호사는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다. 거짓말을 하는 의뢰인을 방치하는 경우는 양반이다. 때론 추임새를 넣으며 거짓말을 거들고, 상대방에 대한 겁박까지 서슴지 않으며 조연과 연출을 오간다.


이런 역량(?)을 갈고닦은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들도 평범해 보일 만큼 국회 청문회는 거짓말쟁이들로 가득하다. 거짓말쟁이들의 천국에서, 외롭게 진리의 길을 걷는 이에게 어떤 말로 격려할 수 있을까?


독립운동가 '고(故) 최춘선', 그의 다음 말이 진리 편에 서 있는 모든 이를 향한 격려가 되길.     

‘진리는 고독해도 날로 더욱 담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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