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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성공은 누구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는가

by 아마토르

"나는 누구의 덕으로 여기까지 왔을까?"

어제 잠들기 전, 이틀 동안 일어난 일을 회고했다. 감사한 마음 뒤에 찜찜함이 이어졌다. 하루는 도움을 받았고, 하루는 도움을 주었다. 그런데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이 있다.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겠느냐는 제안.

질문은 곧 현실을 직시하게 했다. 성공? 기여? 운? 노력?... 뭐 이런 단어의 꼬리물기가 이어졌다. 어려운 능력주의(meritocracy)까지 가지 않은 건 다행이다. 그러다 이 문장의 완성하고 멈췄다.

"성공은 노력의 결과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두 가지 중요한 것을 잊게 된다. 첫째, 노력할 수 있는 환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과 둘째, 누군가는 같은 노력을 해도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는 현실이다.

성공을 내 몫으로만 받아들이면 타인을 보듬는 감각을 잃는다. 감각을 잃으면 성공한 사람이 아닌 '고립된 사람'이 된다.

"나보다 운이 없던 사람을 생각해 본 적 있는가?"
한 번쯤은 돌아봐야 한다.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을 누군가는 시작조차 못 하고 있을 수 있다는 걸 말이다. 그 사람은 나에겐 당연했던 지원이 없었을 수도 있고, 나처럼 건강한 몸이 없었을 수도 있으며, 어쩌면, 꿈을 꿀 수 있는 자유조차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사실을 외면하는 사람은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한다.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삶은 아무리 높이 올라가도 위태롭다.



성공이 빚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 내가 받은 도움, 내게 주어진 기회, 우연히 마주친 행운 같은 것들은 내가 세상에 진 빚이다.

진짜 성공한 사람은,
1. 이 빚을 안다.
2. 그 빚에 감사할 줄 안다.
3. 그 빚을 갚기 위해 행동한다.

지금 후배를 도와주고 있는가? 재능을 나누고 있는가? 자기가 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을 사회에 되돌려주려는 마음을 갖고 있는가?
이런 마음가짐이 있는 사람만이 ‘성공한 사람’이라 불릴 자격이 있다.

성공은 내가 얼마나 잘났는지를 증명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성공은 얼마나 나누고, 얼마나 영향력 있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자원이다.

이제는 이렇게 묻자.
"나는 이 성공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누구를 도울 수 있을까?"
"나로 인해 조금이라도 나아질 세상이 있을까?"

진심으로 답할 수 있다면, 성공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위해 의미 있는 것이 된다. 이것이 우리가 진짜 성공해야 할 이유니까.

다행히 나의 성공이 진짜인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이 성공이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진짜 성공한 사람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직 성공의 길 위에 있을 뿐이다.


✍️ 쉼 없이 노력했고, 잠도 줄였고, 다른 사람보다 더 치열하게 살아왔으니 성공은 당연히 내 몫이라고 말하고 싶을 수도 있다. 이상한 것도 아니다. 나 역시도 내가 고생부터 떠올릴 테니까. 다만, 나는 면전에서 그렇게 말하는 사람을 아직 본 적 없다. 이게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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