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함이 부족함으로 끝나는 사람과 부족함이 채움으로 끝나는 사람이 다를 뿐이다."
- 백종화 코치, 스레드
무슨 의미일까? 부족함이 채움으로 끝나는 사람이 낫다는 말일까? 아니면 말 그대로 다르다는 것일까?
살다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는 대체 뭐가 부족한 걸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은 늘 갑자기 찾아온다. 기습 공격에 나는 적절한 답을 해 본 적이 없다.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는 그런 날의 경험은 유쾌하지 않았다..
내가 부족함을 느꼈던 순간은 많다. 그런데 솔직히 그 감정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흘려보낸 날이 훨씬 많았다. 왜냐하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어쩐지 부끄럽고 불편한 일이었으니까. 부족함은 왠지 나를 작게 만드는 감정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그냥 모른 체하고 지나치기 일쑤였다.
'사람은 회피한 문제의 크기만큼 작아진다'라고 누군가 그랬다. 고개를 끄덕였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말의 진짜 뜻이 마음에 와닿았다.
나는 몇 번이고 내 부족함을 모른 체하고 '이 정도면 됐지'라고 스스로를 달랬다. 그렇게 넘어간 부족함들은 뒤늦게 내 발목을 잡았다. 관계에서도, 일에서도, 심지어 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말이다.
그땐 몰랐지만 지금 생각하면 찜찜한 감정이 전부 신호였던 것 같다. “이 부분, 좀 더 봐줘야 하지 않을까?” 하고 조용히 알려주던 말 없는 내 안의 애타는 목소리.
물론 언제나 그랬던 것은 아니다. 부족하다고 느꼈을 때, 그냥 거기 멈추지 않고 어떤 행동을 취한 적도 있다.
뭔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 밤을 새워 인터넷과 책을 뒤지거나,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모인 워크숍에서 발표를 자청했던 적도 있다. 그건 대단한 결심이 아니었다. 너무 궁금해서 '알고 싶다', 그냥 '그래,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런 선택이 모여서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따뜻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 내가 채운 건 지식이나 기술만이 아니었다. 나 스스로에 대한 신뢰였던 것 같다. '나는 부족할 수 있지만, 그걸 인정하고 채워가려는 사람이다'라는 확신이 주효했다.
부족함은 나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져주었다.
'너 진짜 이대로 괜찮아?'
질문은 나를 멈추게 했지만, 나아가게도 만들었다.
덕분에 이젠 생각이 좀 바뀌었다. 부족하다는 것은 나쁘거나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족함은 내 삶을 계속 움직이게 만드는 연료 같은 것 아닐까 싶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기에 더 애쓰고, 덕분에 더 성장한다. 그러니 부족함은 결점만은 아니다. 삶을 더 진하게, 더 깊이 살아가게 만드는 소중한 자극이기도 하다.
부족함이란 녀석을 조금 더 다정하게 바라보려 한다. 피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그저 내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 요즘 어떤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면 그 부족함이 나를 어디로 이끌고 있는지, 천천히 들여다보면 어떨까?
채움의 끝이 항상 '넉넉함'일 필요는 없다. 만족함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많다. '충만함'을 바라다 넘쳐버리는 순간도 있으니 말이다.